많은 사람들이 시장이 도덕적 기준으로 보상해야 마땅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시장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이는 하이에크 이론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해가 쉽도록 예를 들어보자. 매춘부가 종일 힘들게 청소하는 청소부보다 수입이 훨씬 더 좋다. 술만 따르는 술집 접대부가 일 년에 며칠 쉬지도 못하고 열심히 일하는 자동차 공장 노동자보다 수입이 더 많다. 도덕적 감성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시장의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

 

시장경제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지 마라

 

그런데 만약에 시장이 도덕적 기준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면 도대체 어떤 도덕적 기준으로 보상해야 할까? 내 친구 중 하나는 '무식한 강남 복부인이 자기보다 더 많이 버는 게 옳지 않고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 친구는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했고 나름 직장 생활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똑똑함 그리고 근면성을 기준으로 시장이 보상해야 한다고 믿는 듯했다. 가끔 신문을 읽다 보면 기자 중에도 이 친구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하이에크는 몇 번이나 강조했다. 시장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시장은 어떻게 보상하는가? 보상은 노력과 재능에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운이 작용하기도 한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수요 공급으로 작동한다. 도덕적 기준은 어디에도 끼어들 틈이 없다.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상관없이 오로지 가격만 맞으면 거래가 되는 것이다.

 

시장이 비정한가? 아니다. 하이에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시장이 그렇게 작동하기에 우리 세상은 조화롭고 평화로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자. 기독교인은 이교도에 비해서 기독교인이 집을 우선 장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을 수 있다. 불교도와 이슬람교도도 각자 그러한 종교적 기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종교적 기준으로 시장이 주택을 배급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폭력으로 하루도 평화로운 날이 없을 것이다.

 

다행히도 시장은 돈이란 수단을 통해서 각자의 종교나 도덕적 기준과 상관없이 평화롭게 물자를 교환하고 거래하는 곳이다. 중세 시대 기독교인은 아랍어로 '신은 하나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금화를 이슬람교도로부터 받았고 이슬람교도는 예수와 성모마리아가 그려진 금화를 받았고 통용했다.

 

그런데도 대중은 각자 자기가 믿는 도덕적 잣대를 기준으로 시장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도대체 누가 도덕적 기준을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시장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그러니 시장경제에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어리석음은 부디 벗어나길 바란다.

 

왜 사람들은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가

 

하이에크는 자신의 저서 '노예의 길'에서 대중은 노예로 가는 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아주 쉽게 설명해 보자.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읽지는 않았어도 들어보기는 했을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이렇다. 인간은 자유를 얻었지만 고독과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고독과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인간은 권위에 복종하게 된다.

 

이해하기 쉽도록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자. 향후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지금 집을 사야 하는 건지 아닌지.... 지금 사면 상투를 잡고 손해를 보는 게 아닌지 너무 불안하다. 부동산을 공부할 틈도 없고 공부는 재미가 없고 힘들다. 누군가가 대신 정답을 가르쳐 주면 좋겠다. 그래서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대중은 구루를 선택하고 따른다. 그런데 아뿔싸! 대중이 이런 식으로 선택한 구루가 폭락론자 선 모 씨였다. 그래서 많이 망했다.

 

또 어떤 대중은 집값이 급변동되니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켜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정부가 반시장적 규제를 하라고 요구한다. 더 나가서 정부가 집을 배급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나라가 바로 공산국가다. 이런 정책으로 성공한 공산국가가 지구상 어디에 있던가?

 

불안으로부터 도피하는 또 다른 선택은 종교다. 종교의 세계에는 불확실한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분명하고 확실하다. 종교는 덤으로 현재의 괴로움도 내세에 보상받을 것이란 위로도 준다. 사람들은 자유를 원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자유로부터 도피한다. 국가나 구루나 종교로 도피한다. 그래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왜 자유를 버리고 노예의 길을 선택할까? 자유는 경쟁이 기본이고, 노력이 기본이고, 책임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경쟁하기 싫고 노력하기도 싫고 책임지기도 싫은 미성숙한 대중이 쉽게 원하는 게 무엇일까? 이럴 때 달콤하게 등장하는 정치 세력은 파시스트나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자다. 이들은 대중에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속삭인다. 그냥 모든 건 정부가 다 해준다고 약속한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그렇게 해서 불안한 대중은 자유로부터 도피해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노예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대중이 자유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한다. 어린애처럼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고 경쟁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함을 가져야 한다.

 

부의 인문학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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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가치설은 간단히 말해, 모든 물건을 가치 있게 만든 것은 노동이란 주장이다. 가격의 대부분이 노동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 노동가치설은 마르크스에게 영향을 주었다. 노동자가 못사는 이유는 자본가가 노동자의 몫을 중간에 가로채서 떼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가 들고 일어나서 혁명을 일으켜 자본가를 없애야 한다는 게 프롤레타리아혁명이다.

 

그런데 노동가치설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노동가치설을 학문적으로 붕괴시킨 학파가 있었다. 오스트리아 한계효용학파가 등장하면서 노동가치설은 빛을 잃었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어보자.

 

A는 자장면을 만들어서 판다. 그런데 A가 만든 자장면은 맛이 형편없다. 그런데 A는 자기가 자장면 기술을 익히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고, 또 자기는 대학까지 졸업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장면 한 그릇당 3만 원은 받아야겠다고 주장한다. 노동가치설에 기반을 둔 주장이다. A는 자기 입장에서 대학을 마치고 기술을 익히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는지 강조하며, 자기도 먹고살려면 주거비, 생활비 등이 필요한데 이를 감안하면 적어도 시간당 얼마를 받아야 하니까 얼마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맛없는 자장면을 먹은 당신 입장에선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당신은 그 돈을 주려니 너무 억울하고,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정확하게 뭐가 잘못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여길 것이다.

 

그때 "짜잔~" 하고 당신을 구해주기 이해서 나타난 경제학자가 오스트리아의 한계효용학파다. 한계효용학파의 주장은, 사람은 한정된 돈을 가지고 자신이 제일 만족하는 방식으로 돈을 쓴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 만족도에 따라서 돈을 지불하고,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한계효용학파는 가격이 공급자(노동자)가 아닌 수요자(소비자) 입장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이게 현대 경제학이 설명하는 가격 결정 방식이다. 노동가치설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한계효용학파에 따르면 노동자가 얼마나 힘들었냐는 중요하지 않다. 고객이 얼마나 만족했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고객은 자장면을 대졸자가 만들었든지 중졸자가 만들었든지 상관하지 않고 맛있는 자장면을 먹으려 할 것이고 자신의 만족도에 따라서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고 타인의 요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노동가치설에 입각해서 떼를 쓰는 노조가 많다. 팔리지도 않는 자동차를 만들어 회사가 적자인데도 임금은 무조건 올려야 한다고 떼를 쓰는 노조가 있다. 왜 그럴까? 결국 요약하면 자기 입장에서만 주장하는 게 노동가치설이고 상대방 즉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한계효용이론이다.

 

결국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느냐, 당신이 얼마나 고생했느냐, 그건 중요하지 않다. 상대방이 얼마나 만족했는지, 상대방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이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해보자.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 따르면 제조업 공장은 외국으로 이전될 것이고 서울에는 본사와 연구소만 남을 것이다. 그래서 서울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노조에서 주장하는 리카도의 노동가치설은 한계효용학파에 의해서 대체되었고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이론이다.

 

부의 인문학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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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보자. 1가구 다주택자가 집값을 상승시킨다는 대중의 생각은 옳은 것인가? 단기적으론 그렇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오히려 집값을 안정시킨다. 단기간을 놓고 보면 1가구 다주택자가 집을 매수하기에 집값을 상승시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장기간으로 보면 1가구 다주택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집 한 채를 제외하고 나머지 집은 모두 임대를 주기에 전세가를 하락시키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만약에 1주택만 소유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든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일단은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여유 있는 계층이 집을 사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총 주택 공급 수는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집을 사는 사람이 없으면 집을 지어서 파는 건설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총 주택 수가 줄어들면 자연히 주택 매물과 전세 물량이 급감하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전세가와 집값은 폭등하게 될 것이다.

 

1가구 다주택자는 주택 건설에 자본을 대는 장기적인 주택 공급자 역할을 한다. 정말 중요한 포인트는 주택을 공급하는 사람은 건설 회사가 아니라 집을 사는 1가구 다주택자라는 점이다. 집을 사는 사람이 있어야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다주택 보유자가 서로 경쟁할수록 전세가와 집값이 내린다. 결국 1가구 다주택자 때문에 국가 전체적으로 주택의 공급이 늘어서 주택 가격이 안정되고 무주택자도 좀 더 유리한 조건에 전세로 살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1가구 다주택자가 집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이루게 해주어서 집값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1가구 다주택자의 집값 안정에 대한 기여 때문에 그동안 정부는 부자들에게 주택 임대 사업을 장려하고 세금 혜택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터키는 정부가 주택 임대 사업자에게 혜택을 주어서 나도나도 집을 사서 임대 사업을 하는 바람에 집값이 매우 싸다)

 

1가구 다주택자가 항상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IMF 때 많은 주택 임대 사업자들이 파산했다. IMF 때 파산한 1가구 다주택자의 불행은 고려되지 않고, 요즘 집값이 오르자 1가구 다주택자가 마치 범죄자인 양 매도하는 건 불공평하다.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단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집값을 더 올리는 비극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1가구 다주택자를 특별히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세금을 성실히 내고 사회적 책임을 더 느껴야 한다. 그러나 부당한 오해는 해명되어야 한다. 아직도 이 설명에 동의하지 못 한다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

 

"왜 다른 나라에서는 1가구 다주택자를 규제하지 않을까?"

 

"왜 선진국에선 1가구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비난하지 않을까?"

 

선진국은 자본주의 역사가 길어서 국민들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많은 반면,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직도 시장경제를 배우는 과정에 있다. 우리 모두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냉정하게 경제 원리를 차근차근 살펴본다면 불필요한 갈등과 증오를 줄이고, 좀 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로베스피에르 이야기를 보면 분양가상한제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뻔하다. 그런데도 왜 대중은 분양가상한제를 찬성하고 지지할까? 정말 미스터리다. 이에 대한 대답을 천재 경제학자 슘페터는 이렇게 말했다.

 

"대중이 시장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신적 묘기처럼 어려운 일이다."

 

교육을 받지 않으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기 쉽고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믿기 쉽다. 우리의 본능적 직관에 따르면 그래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정치인은 왜 분양가상한제를 하려고 할까? 경제 원리에 무지한 투표자의 표를 얻기 위해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부의 인문학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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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서민의 권익을 강조하는 진보정권이 집권했을 때 오히려 부동산과 주가가 많이 오른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부동산과 주식이 더 많이 올랐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당시의 글로벌 경제 환경이었다고 보지만 진보정권의 경제정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진보정권은 언제나 큰 정부를 지향한다. 진보정권은 서민과 약자를 돕기 위해서 재정지출을 늘리고 복지 정책을 확대하는 걸 좋아한다. 예를 들면 노무현 정권 때 낙후된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서 지방에 혁신 도시와 기업 도시를 만든다고 토지 보상을 통해서 정부 지출을 늘렸는데, 이것이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주었다.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에 따르면, 재정지출과 복지 확대 정책은 처음엔 경기 부양이 되지만 이후엔 인플레이션으로 찾아온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중남미에 포퓰리즘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예외 없이 물가가 폭등했다.

 

무상 복지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한 좌파 정권이 들어선 베네수엘라의 경우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물가상승률이 15만 퍼센트에 달했다. 1000원짜리 커피가 1년 뒤에 1500배 뛰어 150만 원이 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2015년 이래 해외로 탈출한 국민이 3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자국에 남아 있는 국민 대다수도 먹을 게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는 실정이다.

 

정부 지출로 무상 복지를 약속한 좌파 정권이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베네수엘라를 낙원이 아닌 지옥으로 만든 것이다.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을 소득 대비해서 비교한 지표에서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게 우연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가장 좋은 피난처가 부동산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서민을 돕겠다는 진보정권이 따뜻한(?) 복지 정책과 선심 정책이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한 서민과 노동자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밀턴 프리드먼의 충고가 가리키는 복지 정책의 방향을 다시금 확인해야 할 때인 것이다.

 

부의 인문학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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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주식이라고 해도 너무 비싸게 사면 한 푼도 벌지 못한다. 주식이 싼지 비싼지를 알려면 기준이 있어야 한다. 주식이 싸고 비싼 것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과학인 동시에 예술이다. 즉 단순히 재무적 수치만으로 기업을 평가해서 돈을 벌기란 어렵다. 수치화할 수 없는 질적인 평가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질적인 분석에 비중을 더 둔다.

 

그렇지만 몇 가지 수치적인 지표는 주식을 발굴하고 평가하는 쉽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거북이 투자법에서는 주식을 3가지 측면에서 평가한다.

 

자산 - 현재 얼마나 많이 벌어서 가지고 있나?

수익성 - 현재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나?

성장성 - 향후에 수익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

 

이 3가지 측면이 주가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다. 자산을 많이 가진 주식을 자산주라고 한다. 수익성이 좋은 기업은 현재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을 말한다. 성장성이 좋은 주식은 현재 수익보다 미래의 수익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 기업 같은 기업을 말한다.

 

이들을 평가하는 지표는 뭔가?

 

자산평가지표 - PBR

수익평가지표 - PER

성장성 - ROE/PER

 

거북이 투자법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PER가 5이하라면 강력매수후보이다.

2) PBR이 1이하라면 매수후보이다.

3) ROE/PER가 1 이상이면 매수후보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하지만 3가지 기준을 모두 통과한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단 주의할 것은 실전투자할 때는 과거순이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예상순이익을 사용한다.

 

ROE/PER가 높은 주식에 투자하라!

 

ROE/PER가 2이상이면 사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벌 수 있는 주식이니 매수하라. ROE는 뭔가?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다. 기업이 투자된 자본을 사용하여 이익을 어느 정도 올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 수치이자, 자기자본수익률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ROE가 10이라면 주주가 연초에 1000원을 투자했더니 연말에 100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ROE는 주주의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를 말한다. ROE가 20이면 주주의 이익이 매년 20%씩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주식의 성장성을 알려주는 지표이다. 나는 성장성이 좋은 주식을 사고 싶어하되 동시에 주가가 낮을 때 사서 투자수익률도 높일 수 있는 주식을 사고자 한다. 이러한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지표가 바로 'ROE/PER'의 수치이다.

 

ROE/PER가 3이상이면 집을 팔아서라도 사야 할 매우 좋은 주식이므로 강력매수, ROE/PER가 2이상이면 사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벌 수 있는 주식이므로 매수, ROE/PER가 1이상이면 요모조모 더 따져보고 매수를 고려한다.

 

남에게 가르쳐주기 싫은 주식투자법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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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치보다 수익성이 더 중요하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산은 고철이나 쓰레기에 불과하다.

자산가치에 비해서 싸다는 이유 하나로 주식을 매입하지 마라!

 

한때 선창산업이란 주식을 좋아한 적이 있다. 당시에 벤자민 그레미엄의 투자법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선창산업은 벤자민 그레미엄이 말한 기준에 딱 들어맞는 회사로 보였다. 즉, 회사의 청산가치에 비해서 주가가 형편없이 쌌다. 2000년 당시 선창산업의 주당 순 자산가치는 7만 원 정도지만 주가는 1만 원에 머물렀다. 주가가 주당 순자산가치의 절반의 절반도 안 되었다. 그래서 매입 후 보유했다. 하지만 선창산업은 아무리 기다려도 깨어나지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대주주가 주가 변동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대주주가 주식을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기에 적대적 합병 위협도 불가능했다. 또 사업 자체가 사양산업이었고 수익성이 좋지 않은 기업이었다. 이러한 주식은 계속 잠을 잘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주가가 싸더라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나쁜 기업은 피해야 한다는 걸 오랜 시간 보초 서고 난 뒤에야 깨달았다. 이런 주식은 기업사냥꾼이 적대적 합병인수를 시도하거나 대주주가 사망하여 경영에 변동이 생긴 경우에야 주가가 오를 수 있다.(최근에 대주주의 증여가 있고 나서 주가가 조금 상승했다) 주당 순자산가치가 높지만 성장성과 수익성이 나쁜 주식은 "싼 게 비지떡이다" 라는 속담이 딱 맞는 주식이다.

 

남에게 가르쳐주기 싫은 주식투자법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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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해보면 누구나 한때 엄청난 수익을 낸다. 그러나 그것이 투자의 성공은 아니다. 평생을 두고 주식으로 실패하지 않고 수익이 비록 적더라도 잃지 않고 꾸준히 늘려가는 것이 성공이다. 필자가 주식투자에서 큰돈을 날려보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해 보지 않는 것이었다. 한번 주식투자에 발을 들여놓으면 주식이란 도박과 같아서 손을 끊기가 쉽지 않다. 평생을 주식투자해야 한다면 단기간에 이익을 내는 것보다 파산하지 않고 거북이처럼 꾸준히 이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토끼가 아닌 거북이 투자법을 따른다.

 

거북이 투자법의 투자 3원칙

 

거북이 투자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우량종목을 가치보다 싸게 사서 장기투자하라!" 이다. 이 안에 투자 3원칙이 함축되어 있다. 거북이 투자법의 핵심인 '우량종목투자', '저가매수 고가매도' '장기투자' 원칙을 살펴보자.

 

첫째, '우량종목투자' 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의 대다수는 망하며 주주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오직 소수의 유망기업만이 주주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러므로 소수의 유망기업에 한정해서 장기적으로 손해 볼 가능성을 최대한 줄인다.

 

둘째, '저가매수 고가매도' 이다. 유망한 기업이라도 너무 비싸게 사서는 이익을 내기 어렵다. 그래서 주가가 가치보다 쌀 때에만 매입하여 예상치 못한 주가 하락으로 손해 볼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셋째, '장기투자' 이다. 주가는 변동한다. 단기적으로 시장이 좋지 않은 경우 우량종목을 싸게 사더라도 일시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유한다면 손해 볼 가능성이 매우 줄어든다.

 

손자병법과 거북이 투자법

 

주식투자도 전쟁과 다르지 않다. 주식투자로 손해 보지 않는 것은 나만 잘하면 되지만, 주식투자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다른 투자자의 실수나 운이 따라주어야 한다. 결국 주식투자에서 손해 보지 않는 것은 투자자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이익을 내는 것은 투자자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효과적인 투자법은 이익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춘 공격 투자법이 아니라 손실을 방지하는 방어 투자법이다.

 

전쟁의 달인인 손자와 마찬가지로 주식투자의 대가인 워렌 버핏 역시 방어 투자법을 사용한다. 워렌 버핏의 투자법이 방어 투자법이란 것은 그의 2가지 투자 규칙에 잘 나타난다. 1조 "원금을 손해 보지 마라!" 2조 "1조를 잊지 마라!"

 

남에게 가르쳐주기 싫은 주식투자법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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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해법은 없는가? 내가 깨달은 해법은 기업의 사적 시장 가치를 계산해서 이를 기준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방법이다. 기업이 사적 시장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면 사고, 기업이 사적 시장 가치보다 비싸면 파는 방법이다. 간단히 말하면 수익성에 비해서 가격이 낮으면 사는 것이고, 수익성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면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간단한 방법도 실천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면, 시장이 과열되어 너도 나도 무리 지어서 살 때 자신은 팔거나 초연해져야 하고, 시장이 폭락하여 사람들이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을 때 홀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나는 뜨거운 시장 분위기와 탐욕에 사로잡혀서 PER가 100인 인터넷 주식을 매입하여 손해 보기도 했고, 배당만 받아도 예금 금리가 나오는 비인기 저평가 주식을 놓치기도 했다.

 

나의 투자 성공법은 "독과점 종목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 이며, 이때 싼지 비싼지의 기준은 사적 시장 가치이다.

 

* 사적 시장 가치 : 기업이 M&A 될 때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사적 시장 가치 = 이익 * 10배 - 부채>이다. 기업이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에 적절한 배수를 곱해서 기업의 총 가치를 구한 다음에 여기서 부채를 빼서 총 기업가치중 주주의 몫을 계산한다. 적절한 배수는 산업의 이익 성장률에 따라서 달라지며 대게 10에서 15사이의 수치를 적용한다. 주식의 매입 기준은 시가총액(주가*주식 수량)이 사적 시장 가치와 비교해서 작을 때이다.

 

*PER :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인데 주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가 45만 원이고 주당 순이익이 5만 원이라면 PER는 9가 되며, 현재 주가는 9년 간 이익 합계로 해석된다.

 

* 안전한 은행예금만 한 사람은 실패한다

 

1970년에 모 은행에서 20년제 장기신탁상품을 판 적이 있다. 이 신탁상품을 팔 때는 한 살짜리 자녀 명의로 1만 원을 장기예탁하면 20년뒤에 대학입학금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20년 후 만기가 되어서 고객이 받은 돈은 겨우 15만 원이었고 고객은 배신감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년 전에 직장인의 한 달 월급이 2만 원이 안 된 것을 감안하면 고객이 분통을 터트릴 만도 했다. 이처럼 예금만으론 물가상승률도 따라잡기 힘들다. 부자가 되려면 예금을 통해서 종잣돈을 만든 다음에 이를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예금은 이미 부자 된 사람들이 돈을 관리하는 수단이지 늘리는 수단이 아니다.

 

내 안의 부자를 깨워라_ 브라운스톤

:

나는 어려서부터 엄격한 규율이나 단체행동을 남달리 싫어했다. 특히 학교 다닐 때 단체행동을 하는 체육이나 교련 시간이 너무 싫었다. 매스게임이나 집단체조 같은 건 정말이지 내겐 지옥 같았다. 줄서는 것도 싫어했다. 대학시절엔 수업을 땡땡이치고선 잔디밭에 혼자 누워 뒹굴며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구름을 쳐다보곤 했다. 언제나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샐러리맨 생활을 시작했다. 특별히 힘든 직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아침마다 출근하기가 싫었다. 특히 회식, 워크숍, 조회, 회의는 정말이지 싫었다. 회사 가기 얼마나 싫었는지 일요일 저녁부터는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고 우울해졌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아내에게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 아내는 철이 없는 건지 겁이 없는 건지 나보다 더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때려치워라, 때려치워! 내가 먹여 살려줄 게! 그리고 회사에서 괴롭히는 인간들 다 데려 와! 내가 아주 박살을 내줄 테니." 이런 노래 부르기가 10년 이상 아침마다 반복되었다. 난 인사철마다 내가 혹시 다른 부서로 발령 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불안했다. 내 인생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조종당하고 내둘린다는 게 너무너무 싫었다. 그러나 나는 두려움 때문에 마지못해 출근해야 했다.

 

생활비를 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처자식을 먹여 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노후에 충분한 돈이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일터로 나갔다. 돈이 내 인생을 지배하고 내 영혼을 갉아먹는 것처럼 여겨졌다. 이러다간 두려움에 사로잡혀 평생 일만 하다가 일에 찌든 늙은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자유를 얻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돈이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라 해도 최소한 자유롭게는 해줄 것 같았다. 넘치도록 많은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자유로울 수 있을 만큼만 벌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재테크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심 덕분인지 나랑 똑같은 대학을 나오고 똑같이 직장 생활을 한 친구에 비해서 난 부자가 되었다. 친구들 중에는 나보다 더 많이 절약하고 저축하는 친구도 많았다. 그러나 내가 더 부자가 되었다. 내가 더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인가?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돈만 생기면 어디에 투자할까를 늘 생각했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투자했다.

 

사실 나도 투자가 겁이 났다. 그러나 투자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직장 선배와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투자하지 않았다면 실패의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배울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달라질 수 없고,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자유롭기 위해서 투자했고 마침내 자유를 얻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 번 돈은 없다. 돈은 위험 자산인 부동산과 주식투자에서 다 벌었다. 은행이란 아파트 청약예금을 들고, 투자할 종자돈을 모으고, 투자자금을 빌리는 곳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만약에 남보다 빨리 부자가 되어서 자유롭게 싶다면 투자해야 한다. 용기를 내서 투자 손실의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여러분도 마침내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종자돈 만드느라 한 고생은 추억이 된다

 

재테크에서는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종자돈 모으는 철칙은 '번 것보다 적게 쓰는 것'이다. 그러나 최선은 '아예 안 쓰는 방법'이다. 종자돈을 마련한 나의 몇 가지 경험을 얘기해보자.

 

나는 자동차 사는 대신에 그 돈으로 투자했다. 세월이 지나면 자동차는 유지비만 잡아먹고 고물이 되지만 투자금은 배로 불어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생활에 여유가 생겼을 때도 절약한다고 에어백 없는 소형차로 장만했다. 한 번은 자동차 사고가 났는데 에어백이 없어서 죽을 뻔했다.

 

또 나는 결혼할 때 혼수를 아예 하지 않았다. 결혼반지 하나만 달랑 했다. 그나마도 안 쓰는 금목걸이와 알을 명동 구석의 작은 금속 세공소에 갖다 주고 녹여서 반지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렇게 혼수 비용을 절약한 돈으로 나는 투자를 했다.

 

나는 신혼방도 월세로 시작했다. 전세보증금이 줄어들어서 좋았다. 나중에 전세로 살 때도 좋은 동네에 큰 평수로 전세 살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투자할 돈을 마련하느냐에 집중했다. 후일 나는 분양받은 새 아파트도 입주하는 대신에 전세를 내주고, 우리 부부는 전세가 싼 동네에서 고생하며 살았다.

 

예전에 살았던 연탄공장 근처의 서민아파트 옆을 우연히 지나가게 되면 고생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더위에 유난히 약한 체질인데도 여름철 땀을 뻘뻘 흘리며 오랜 시간 지하철을 타고 지하철역에 내려서는 제법 멀리 떨어진 아파트까지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난다. 지하철역까지 유모차를 끌고 나온 아내와 천천히 아파트까지 걸어가며 미래를 꿈꾸던 시절, 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면 몸이 안 따라줄 것이다. 그 시절을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는 것은 그때의 고생덕에 얻은 현재의 안식 때문이다. 젊어서 고생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즐길 수도 있다. 젊은 시절 고생은 나중에 자랑스럽고 소중한 추억이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부자가 될 수 없다

 

고생과 불편을 마다 않고 마련한 종자돈으로 투자했지만 애쓴 보람도 없이 초기 투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자동차 안 사고 투자한 돈, 혼수와 전세금을 줄여서 마련한 투자금도 처음엔 모두 수업료로 날렸다. 처음부터 돈을 벌 순 없었다. 배움이 먼저였다.

 

나의 실패 사례를 몇 가지만 얘기해보자.

K타이어에 신용투자를 했다가 깡통계좌가 되어 7천만 원을 날렸다. 충격적인 손실이었다. 당시의 나에게 7천만 원은 엄청 큰돈이었다. 그동안 고생해서 모은 돈을 모두 날린 것이다. 나는 몇 날 밤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바보 같은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불면증과 스트레스 그리고 상실감에 괴로워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용기를 내서 투자를 재개했다.

 

이후로도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었다. 아내가 말리는 분당 아파트를 상투에 사서 나중에 손해 보고 팔았고, 김포에 미분양 아파트를 사서 손해 보고 파는 멍청한 짓을 저지르기도 했다. 최악은 벤처와 비상장 주식투자로 투자 원금을 모두 날린 것이었다.

 

실패도 여러 번 하다 보니 나름대로 면역력이 키워졌다. 그렇지만 한참 추락하던 때 한 종목으로 12억 원을 날렸을 땐 몸무게가 6킬로그램이나 줄고 몸이 아팠다. 소화불량과 통증으로 병원에 가니 의사가 암이라고 청천벽력 같은 사형선고를 했다. 몇 달 간 죽는 줄 알고 마음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심했다. 다행히 나중에 오진으로 밝혀졌다. 사실은 마음에 병이 들었던 것이다. 그때 불현듯 실패 경험 많은 어느 투자자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났다. "나는 큰돈을 날리고 나니 밤에 잠을 못 자겠더라고. 가슴이 답답하고, 진짜로 가슴이 얼마나 아픈지 잠을 자지 못했어." 나는 그제야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투자에서 일어날 만한 실패는 대충 다 경험해본 것 같다. 아마도 나만큼 각종 실패를 두루 경험한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아는 우둔한 내 성격 때문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어느 날 자수성가해서 100억대 재산을 모은 친구를 찾아가서 부자 되는 비결을 물었다. 부자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처음엔 누구나 다 돈을 잃게 되어 있어. 하지만 거기서 교훈을 얻었다면 다 잃은 건 아니야. 그리고 성공의 비결은 절대로 도중에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데 있다네." 나는 실패를 겪을 때마다 부자 친구의 말을 떠올렸다. 난 아름다운 장미를 얻으려다 단지 가시에 찔렸을 뿐이라고, 길을 걷다가 단지 넘어졌을 뿐이라고 되뇌었고 결코 절망하지 않았다.

 

부자 친구의 조언이 맞았다. 누구나 실패가 먼저 있고 나중에 성공을 거두게 된다. 부자 친구도 나도 실패를 먼저 하고 나중에 성공을 했다. 정말로 부자 되는 비결은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데 있었다. 당신이 현재 실패로 좌절하고 있다면 미래의 성공을 위한 배움의 과정이라고 여겨라. 누구나 실패가 먼저고 성공은 나중이다. 실패를 했다면 당신은 실패를 통해서 하나 더 배웠기 때문에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결코 희망을 잃지 마라. 실패는 성공으로 안내하는 이정표다.

 

부의 본능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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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는 비결은 무엇인가?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는 윈도 운영체제를 독점해서 부자가 되었다. US스틸의 카네기는 철강산업을, 스탠더드오일의 록펠러는 석유시장을, JP모건은 금융시장을 독점해서 부자가 되었다. 부자로 가는 길의 끝에는 독점이 있다. 아담 스미스도 독점이 부자가 되는 방법이라고 했다.

 

왜 독점이 부자로 가는 길인가? 자본주의 시장은 서로 경쟁한다. 경쟁 때문에 수익률은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이 모두 똑같아질 수밖에 없다. 부자 되려면, 남보다 돈을 더 많이 벌려면 수익률을 갉아먹는 경쟁자가 없어야 한다. 경쟁자가 없는 독점적 지위, 이것이야말로 부자 되는 최상의 조건이다.

 

신기술 개발하고, 특허를 내고 하는 것도 결국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사람이 부자가 된다는 사실을 안 자본가들은 정부의 규제를 피해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자본가들은 가격 담합을 통해서 독점적 지위를 얻기 위한 수단인 카르텔이 정부의 규제를 받자, 여러 회사를 묶는 트러스트를 발명했고, 다시 트러스트가 규제를 받자 합병으로 여러 회사를 합치는 콩글러머럿(거대 복합기업)을 만들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려 했다. 지금은 각국의 정부가 반독점법으로 한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다. 오늘날 자본가들은 합법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저마다 기술 개발, 특허권, 브랜드 파워, 명성을 얻으려 경쟁한다. 이처럼 독점은 부자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투자도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대상에 해야 한다. 그게 무엇인가? 지구다. 지구는 하나뿐이다. 땅이야말로 독점 그 자체다. 땅에다 투자해야 한다. 누구든지 사업을 하려면 땅이 필요하다. 사업을 하려면 사무실이 필요하고 공장이 필요하고 창고가 필요하기에 땅이 중요하다. 사업가는 망해서 바뀌어도 땅 주인은 안전하게 임대료를 챙긴다. 번화한 상가 거리를 자세히 살펴보라! 건물 간판이 얼마나 자주 바뀌는가. 신규 자영업자의 80%가 3년 안에 망한다. 그래서 건물의 간판은 자주 바뀐다. 가게는 망해서 나가지만 건물 주인은 여전히 임대료를 번다. 건물과 땅 주인은 독점적 지위로 쉽게 돈을 번다. 부지런하고 재능 있는 사업가보다 게으르고 재능 없는 땅 주인이 종종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마우지 낚시를 아는가? 가마우지의 긴 목 아랫부분을 끈으로 묶어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도록 한 다음 물고기를 꺼내는 낚시 방법이다. 주인은 가만히 놀고 가마우지가 고기를 잡는 것이다.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건물과 땅 주인은 낚시꾼이고 사업가는 가마우지인 셈이다.

 

헨리 조지는 이렇게 말했다.

 

"부자가 되려면 땅 한 조각이라도 사두어라!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다. 가만히 앉아서 담배를 피우거나, 나폴리의 거지나 나병환자처럼 가만히 누워서 지내든가, 풍선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든가, 구멍을 파고 땅속으로 내려가든가, 10년 만 지나면 부자가 될 것이다."

 

헨리 조지가 옳았다.

 

"그렇게 잘 아는 당신은 땅으로 얼마나 벌었나?"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나는 땅을 사본 적이 없다.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고 우둔했기 때문이다. 고백컨대 10년 전에 헨리 조지의 충고를 들었지만 나는 말귀를 못 알아듣는 '헛똑똑이'였다. 나는 게임의 법칙을 보고도 보지 못했고 듣고도 듣지 못했다. 땅 주인과 건물 주인을 위해서 돈을 벌어다주는 사업가 가마우지보다 더 하류인, 그에게 고용된 월급쟁이 가마우지 생활을 10년 넘도록 하면서도 게임의 법칙을 깨닫지 못한 바보였다. 나는 땅으로 돈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렸다.

 

부동산의 종목별 투자수익률 순위도 공급을 제한하는 독점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땅>아파트>오피스텔>상가 순이다. 이 중에서 나는 내 집 마련을 먼저 하라고 권한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집은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돈을 벌면 맨 처음 가져야 하는 게 자기 집(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사업이든 주식이든 돈을 번 사람은 결국엔 더 좋은 자기 집을 사게 되어 있다. 그래서 아파트는 항상 수요가 있고 환금성이 좋다. 땅보다는 못하지만 독점적 지위 때문에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아파트를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도 독점적 지위를 따져보면 알 수 있다. 서울>수도권>지방 순이다. 서울은 땅이 모자라서 아파트를 지을 곳이 많지 않다. 반면에 지방으로 갈수록 아파트 공급을 쉽게 할 수 있어 아파트의 독점적 지위는 낮아지고 따라서 수익률도 낮아진다.

 

나의 투자 경험을 소개해보자. 나는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에 주목했다. 서울의 경우는 다른 곳과 달리 아파트를 지을 땅이 특히 모자란다. 서울에서 주거지로 가장 좋은 노른자위 땅은 이미 재건축 아파트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최상급 아파트를 신규로 공급하는 방법은 재건축 아파트밖에 없다. 다시 말해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는 최상급 주택지로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나는 이들에 투자해서 이익을 보았다.

 

한때는 내가 혼자서 마음속으로 선정한 재건축 아파트들이 전국 상승률 상위 랭킹을 휩쓸었다. 당시 아내와 나는 주말마다 부동산보러 다니는 게 취미였다. 그러나 그 시절 나는 여러 채를 살 만큼 돈이 없었고, 또 주택에 투자해서 돈을 번다는 게 왠지 꺼림칙해서 살림집 한 채만 샀다. 오히려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의 조언 덕분에 재건축 아파트 투자로 더 많이 벌었다.

 

이왕 재건축 아파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더 설명해보자. 나는 아파트 사러 부동산에 가면 이렇게 물어본다.

 

"사장님, 여기 30평형 아파트의 땅 지분이 얼마나 되나요? 그리고 여기 주변의 땅 시세는 평당 얼마나 하나요?"

 

다른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만 나는 언제나 땅값에 초점을 맞추었다. 왜냐고? 아파트는 땅이기 때문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해보자. 요즘 강남의 30평대 아파트 가격이 15억 원이다. 그러나 실제 땅값을 제외한 아파트 건축비는 1억5천만 원(평당 건축비 500만 원x30평)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면 집값 15억 원에서 1억5천만 원을 뺀 나머지 13억5천만 원이 땅값이란 말이다. 그래서 아파트는 땅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파트를 평가해보면 비싸 보이는 아파트가 오히려 싸고, 싸 보이는 아파트가 실제론 비싼 경우가 종종 있다. 돈벌 기회는 바로 그곳에 있다.

 

주식은 어떤 것을 사야 돈을 버는가? 일단 망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왜 그런가? 모든 기업은 망하기 때문이다. 단지 수명이 다를 뿐 모든 기업은 언젠가 망한다. <포춘>지 발표 세계 500대 기업도 15년이 지나면 그 중 30%가 망한다. 사정이 그런데 한국 코스닥에 등록된 신생 기업의 운명이야 말해서 뭐하겠는가? 유망 중소기업으로 지정되고 상을 받은 기업들도 대부분 소멸하고 마는 게 현실이다. 그러면 기업들은 왜 망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경쟁자 때문이다. 경쟁으로 이익이 줄고 마침내 망한다. 경쟁자가 없거나 제한되는 기업은 이익도 많고 생존 가능성도 높다. 즉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이익도 많이 내고 그 결과 생존능력도 뛰어나다.

 

지난 10년 동안 대박 주식은 SK텔레콤, 삼성전자, 롯데칠성, 태평양, 농심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독점적 지위의 기업이다. 시장 독점, 기술력 독점을 가져서 시장점유율이 1위인 기업들이다. 나는 IMF 사태 이후 경쟁사인 해태가 망해서 갑자기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롯데칠성과 내국인 독점 카지도 주식인 강원랜드에 투자해서 이익을 보았다. 또 과점적 시장점유율을 가진 삼성화재, 제일기획, 태평양 같은 종목에 장기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 이들 주식은 독점 내지는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이익을 내고 꾸준히 가격이 올라간 종목이었다. 나는 독점적 지위를 갖춘 종목에 투자했을 때 마음도 편했고 이익도 얻었다.

 

부의 본능_ 브라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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