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개인이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 '단기 트레이딩'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하게 된다. 아마도 가장 먼저 접하는 책들이 '기술적 분석'에 관한 서적일 것이다. 차트분석이나 단기투자 서적, 눈으로 보기에는 매우 좋다. 현란하다. 마치 내가 그렇게 매매하면 단 몇 개월 만에 100%, 200% 수익을 내면서 승승장구 할 수 있을 것 같은 망상에 빠지게 된다.

 

필자도 처음 주식투자를 접했을 때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서점에 가면 비주얼이 화려한 차트로 가득 차 있는 기술적 분석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 방법대로 매매를 해보기도 하고, 개인투자자는 초단타를 해야 한다는 책에 심취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오히려 투자자금은 야금야금 줄어들고, 매매할 때마다 쌓이는 긴장감에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필자 역시 주식투자 초창기엔 '스캘핑' 매매에 잠시 빠졌던 것이다. 그런데 스캘핑은 긴장도가 극단에 이르러, 학창시절에도 경험하지 못하였던 장중 6시간의 '초집중' 상태에서 심리적인 부담과 신체적 이상반응도 경험하였다. 1분 1초도 쉬지 않고 호가창에 매수준문과 매도주문 버튼을 재빠르게 누르고, 주문이 원하는 대로 잘 안 될 때는 눈이 터질 것 같은 스트레스와 화가 밀려온다. 원하는 대로 주가가 움직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하락한다든가 방향을 잡지 못하면 마음이 초조해 진다. 이렇게 하루에 수십 번 매매를 하고, 장이 끝나는 3시가 되면 곧바로 화장실로 뛰어가야만 하였다(참고로 지금은 3시 30분에 증시가 끝나지만 2016년 이전에는 3시에 시장이 마감되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몸에 이상을 일으켰던 것이다. 그리고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모든 일이 귀찮은 상태가 된다. 마치 초보자가 무리하게 마라톤을 한 것처럼 온몸이 쑤시고 머리는 아프고 눈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생활을 수개월 한 필자는 '단기매매는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 더 큰 문제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당시 필자는 그래도 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초 스캘핑을 전문으로 하던 필자의 지인과 저녁에 맥주 한잔을 한 적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원샷"을 부르며 맥주 잔을 들었는데, 그 지인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왜 그렇게 손을 떠냐?"고 물으니, 그날 100번에 가까운 초단타 매매를 하다 보니 저녁이 돼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얼굴엔 피로가 가득했다. 그만큼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크게 받았던 것이다. 이런 단기매매, 단타매매, 스캘핑은 몸에 스트레스를 준다는 부작용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더 큰 부작용은 계좌 수익률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일단 비용 측면에서 그 이유를 살펴보자.

 

주식투자의 경우 매도할 때마다 거래소 종목은 0.15%씩 증권거래세 및 농특세가 붙게 되어 총 0.3%의 세금이 발생되고, 코스닥 종목은 0.3%의 증권거래세가 발생된다. 즉, 매도할 때마다 0.3%의 거래세가 발생되는 것이다.

 

만일 투자금액이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하루에 한 번 매매할 경우, 대략 20거래일인 한 달이면 세금으로만 6%가 발생된다. 그 금액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1년이면 투자금의 72%가 세금으로 날아가게 된다.

 

1년에 수익률 72%를 만드는 것은 현실에서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필자가 예전 하루에 수십 번의 매매를 하던 시절, 하루에 10%~20%의 수익률을 세금으로 날린 경험이 있다.

 

여기에 증권수수료도 감안해 본다면 비용적인 측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최근 가장 싸다는 0.015%의 수수료라 하더라도, 하루에 한 번 매매할 경우 한 달이면 0.3%의 수수료, 1년이면 3.6%의 수수료가 발생된다. 최근 은행금리를 생각해 보면 3.6%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될 것이다.

 

2017년 9월 현재, 은행권 중 1년 예금금리를 가장 후하게 주는 곳이 2%란 점을 감안해 본다면, 수수료 비용과 거래세로 수십 %를 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단기 트레이딩의 경우 심리적으로 부담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냉철한 매매를 하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필자 또한 단기 트레이딩에 심취했을 때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었다. 실제 매매상황에서 스트레스 상태 즉, 신체적으로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펑펑 분비되는 상태에서는 '감정적'이고 '직관적'으로 판달할 수밖에 없다.

 

즉, 내 나름의 매매기준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러다 자칫 나쁜 투자결과가 발생되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손실뿐만 아니라, 매매 실패에 따른 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되어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현상이 이어진다.

 

결국 필자는 초창기 시절, 마음의 평화와 투자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 '단기매매'를 모두 버리게 된다. 그 이후 가치투자를 중요한 투자기준으로 잡고 가치투자와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관리를 하다 보니, 수익률이 저절로 올라갔다. 가치투자를 한 뒤로는 습관도 성격도 느긋하게 바뀌었다.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깜빡거리면 빠르게 달려서 건너던 필자는, 언제부턴가 '다음신호에 건너지 뭐.'라는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시간을 이기는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_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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