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좋으면 다른 사람 눈에도 좋아 보인다

 

누가 속고, 누가 속였는가? 위 유머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자신이 대학교수가 된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부동산 투자 시 나만 머리 좋은 것은 아니다. 또한 요즘 시대에 나만 알고 있는 특별한 정보는 거의 없다. 내 눈에 좋아 보이면 남의 눈에도 좋아 보이는 것이다. 겸손하자. 그 정도 계산은 누구나 할 줄 안다.

 

손님 중에서 나름대로 투자에 대한 식견이 있고 부동산 관련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내가 지금까지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마주한 손님들 중, 투자에 성공한 대부분의 부류는 '일단 매수한 사람'이다. 계약 시점에 특별한 급급매물을 찾던 손님도 아니고, 매일같이 물건분석에 목숨 건 사람도 아니다.

 

이유는 시장가격 혹은 시세라고 말하는 매매가격이 자신을 위해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시세 5억 원에 거래 중인 아파트가 있다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4억 5,000만 원이나 그 이하로 나오기는 어렵다. 상식적인 경우 보통 호가는 5억 1,000~2,000만 원에 형성되고 실제 거래는 5억 원 전후에서 계약이 체결 될 것이다. 그런데 매수하려는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5억 원은 거품이 낀 가격이니 4억 원이나 그 이하에 매물이 나오면 계약하겠다"라고 한다면 국가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어려운 이야기다.

 

오늘도 내 사무소에 방문한 손님 중에는,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사람이 있다. 간혹 지금은 가격이 높지만 시간이 흐르면 떨어질 것 같으니, 그때 가서 매수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또 몇 년 전 가격이나 몇 개월 전의 가격을 들추면서, "그 때는 이 가격이었는데, 왜 이렇게 올랐는가?" 또는 "지금 가격은 거품이 끼었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추정하건대, 이러한 손님들은 평생 부동산에 투자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아마추어는 싸게 사려다 못 사고, 프로는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판다

 

내가 위례신도시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시기는 2015년 경이었다. 그 당시에는 부동산 경기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미분양 아파트가 있었고 프리미엄이 붙은 단지도 3,000~5,000만 원 정도의 시세를 보였다. 이때 방문한 손님들에게 미분양 아파트 구입을 권하면, "브랜드 1군 업체도 아니고, 위치도 맨 앞쪽에 있어 교통이 불편한 아파트를 왜 사라고 부추기느냐?"라고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이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들은 현재 최소 2억 원 이상의 이득을 보았다.

 

또 당시 프리미엄이 붙은 아파트를 소개하면, "프리미엄 없는 물건은 있느냐?" 혹은 "5,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을 깎아주면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한 손님들이 있다. 이들은 몇 개월 후에 방문해서 가격이 오른 것을 알고, 이번에는 "지난번 시세면 당장 사겠다" 또는 "지금 나온 매물의 가격을 1,000만 원만 깎아주면 계약하겠다"라고 말한다. 계속 가격이 올라가는 시점인데도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 하고서 말이다. 역시 이러한 아파트들도 당시 구입했으면 최소 1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 이상 이득을 챙겼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격을 절충해서 원하는 가격에 맞춰줘도 계약을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계산해보니 세금과 등기비용, 그리고 중개보수가 추가로 지출되니 비싸다는 것이다. 또 입주를 하려고 생각하니 이사비용, 가구 구입비용에 기타 별별 지출이 많아 포기해야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부동산으로 돈 벌기는 힘든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결국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진정한 선수는 프리미엄을 주고 오른 가격에 산다. 혹은 남들이 높게 평가하지 않는 미분양 아파트를 적절한 시기에 산다. 또한 세금이나 부대비용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에게 투자란, 타이밍을 사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오를 것 같은 판단이 선다면 현재의 가격에 과감하게 배팅한다. 미래의 막연한 급매물을 기다리거나 나오지도 않을 저렴한 매물을 기다리느니, 현재 시점에서 나온 매물을 적정한 가격에 구입해서 때를 기다리는 작전을 구사하는 것이다.

 

굳이 분양권이 아니더라도 일반 부동산 거래에서 같은 원리가 작동된다. 누가 시세보다 비싸게 구입하려고 하겠는가? 또 누가 급매물이 싼 것을 모르는가? 다만 급매물이 나에게 온다는 가능성이 희박할뿐더러, 그것을 기다리다가는 좋은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 아니겠는가? 내가 사려고 하는 시기의 적정한 가격에 나온 매물 또는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을 절충해서 계약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가장 프로다운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이러한 원리를 매수하려는 고객들에게 설명해 설득하는 것도, 계약 체결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을 사고 팔 때는 많은 부분에서 심리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돈 버는 공인중개사는 따로 있다_ 신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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