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에는 다양한 내 집 마련 상담 사연이 있습니다. 대부분 제 지인들에게 내 집 마련에 대한 제 생각을 전달했던 사례들이지요. 제 칼럼을 읽는 분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그 상담 과정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려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 많은 질문을 받고 수백 가지 답변을 드렸는데, 그 내용들을 정리해보니 저의 제안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세대, 빌라보다 아파트를 추천했습니다.

구 아파트보다는 새 아파트를 추천했습니다.

가격보다는 삶의 질을 먼저 고려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최소 5년은 이사 걱정 없이 살 집을 추천했습니다.

비서울보다는 서울을 추천했습니다.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제안을 했을 겁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살아가는 모습이나 좋아하는 것에는 공통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그 공통분모만 체크해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충분합니다.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민해야 하는 요소가 너무 많으면 의사결정이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자동으로 체크가 되는 것들은 제외하고, 정말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부분만 체크할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칼럼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 강의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1. 다세대, 빌라는 감가상각이 아파트 대비 너무 빠릅니다. 재개발 목적이 아니라면 다세대, 빌라를 매수해서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10년 차 가까이 되면 여지없이 집 관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겁니다. 아파트는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에서 괸리를 해주니까요. 그래서 아파트를 추천했습니다.

 

2. 아무리 아파트라 하더라도 20년 차가 넘어가면 관리 측면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또한 시세가 주변 아파트 대비 오르지 않으면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구 아파트보다는 신규 아파트가 고민할 거리가 더 적기 때문에 추천했습니다.

 

3. 가격보다는 삶의 질을 먼저 고려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아무리 새 집이어도, 아무리 큰 집이어도, 아무리 싼 집이어도 출퇴근을 하는 데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면 저는 몇 억짜리 가치를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학교가 너무 멀리 있어서, 학원가가 너무 멀리 있어서 셔틀버스를 타고 3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면 이 역시 몇십 억짜리 기회를 놓치는 거라는 생각입니다.

 

4. 최소 5년 이상은 살 집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5년 동안 안정된 생활을 해야 합니다. 10년을 목표로 하면 더 좋습니다. 지금 경제적 수준보다는 5년 이후 경제적 수준에 맞는 집을,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선택하라는 제안을 드립니다. 자신이 들어가 살 집이라면 말입니다.

 

5. 비서울 지역보다는 서울울 선택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과천, 판교, 위례 같은 서울 이상 지역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조금만 무리하면 서울을 선택할 수 있는데 약간의 경제적 이유 때문에 탈서울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남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드렸습니다. 아마도 제가 상담에서 가장 많이 제안한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에게 서울을 추천했을까요? 앞의 1번부터 5번까지의 고민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선택하면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리스크를 낮추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제안을 한 것뿐입니다.

 

서울은 다세대, 빌라라 하더라도 가격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또한 향후 재개발이 추진될 가능성이 지방보다 높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수요가 지방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20년이 넘은 아파트라 하더라도 심지어는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단지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거주합니다. 공실이 날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서울에는 40~50년 된 아파트도 꽤 많습니다. 모두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런 아파트라도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보다 삶의 질을 먼저 고려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현재 서울의 가치는, 지방 대비 서울의 프리미엄이 높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삶의 질이 월등히 높다는 것입니다. 그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입니다. 서울보다 삶의 질이 좋은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원주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기가 서울보다 훨씬 좋다', '공기의 질이 다르지 않느냐'며 서울과 비교를 하죠. 맞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공기 질만 좋습니다. 교통, 교육, 상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자리 등 나머지는 모두 '별로'입니다.

 

최소 5년 이상 거주할 집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비서울 지역에서 서울로 간다고 할 때 5년 후 이사하기가 더 쉬울까요, 아니면 지금 이사하는 게 더 유리할까요? 지금 서울에 있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5년 후 10년 후에는 서울로 진입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울을 추천했던 겁니다.

지방에 평생 일자리가 있고, 서울에 살 이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제안일 뿐입니다. 서울에서 거주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 때문에 결정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거주가 아니라 투자가 목적이라면 자신의 통찰력으로 판단하면 되는 일이고요.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내려간 후 세종시의 인구가 급증했습니다. 파격적인 혜택이 집중되는 명품 신도시였기 때문입니다. 세종시에 일자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세종시로 이주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세종시의 인구를 늘려준 것은 서울, 과천의 공무원들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이 대전, 청주, 공주, 천안 등 지방에서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곳보다 훨씬 좋은 주거환경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과천 사람들은 내려가지 않고 주말 부부를 선택했습니다. 특히 학생 자녀가 있는 세대는 더 서울을 고집했습니다. 세종시가 아무리 급속하게 성장한다 하더라도 서울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프리미엄 이상의 혜택을 줄 순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 과천에서 10여 년 이상 살아온 경험상 이들은 서울을 떠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던 거지요.

 

부득이하게 외국이나 지방에 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일지라도 서울에 집 한 채는 마련해두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다시 돌아올 때 부담이 덜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논리로 부산, 대구, 광주, 전주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부산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라면 부산을 포기하면 안 됩니다. 대구에 기반이 있다면 대구를 끝까지 챙겨야 합니다. 광주, 전주도 마찬가지고요. 각 생활권에서 수십 년 동안 대장 역할을 해온 지역에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동산이 주는 여러 가지 혜택이 있습니다. 그것이 프리미엄이라는 것이고요. 그 프리미엄에는 가치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 가치는 흐르면 흐를수록 더 커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전보다 더 비싼 비용을 들여야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략)

 

모우닝 님의 이 거짓 없는 넋두리가 꽤 오랫동안 제 마음을 후벼팠습니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상황이 이런 것입니다. 실거주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 자체를 잃어버리는 것 말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간절함으로 이 책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의사결정을 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고민을 거듭해 마음의 준비가 되거든,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으면 합니다.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든, 부동산 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든, 그 어떤 이유로 세상이 뒤집히든 신경 쓰지 마세요. 투기과열 지구, 투기 지역, 양도소득세 등 어렵기만 한 이야기를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더라도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1가구 1주택으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실거주할 집 하나만 보고 갔으면 합니다.

 

그 집이 이왕이면 서울이면 더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서울 부동산의 미래에는 주인이신 여러분이 그곳에 계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서울의 미래를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만들어가시죠!

 

* 대형 유통시설 유입 지역(227쪽)

 

스타필드, 롯데몰,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코스트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을 대형 유통시설이라고 합니다. 판교, 광교의 아비뉴프랑이나 일산의 라페스타, 웨스턴돔, 원마운트, 레이킨스몰 등의 복합상가도 대형 유통시설에 포함되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서울에는 이런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올 입지가 이제 거의 없습니다.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오려면 큰 부지가 필요합니다. 서울처럼 부동산 시세가 높은 곳에서 신규 유통시설을 유치하는 것은 매우 큰 부담이 됩니다. 기업체는 이윤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에 서울에 대형 유통시설을 신축할 만한 비용을 투입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거지요.

 

따라서 서울 지역에서는 대형 유통시설이 신규로 건설될 부지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대형 유통시설 입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에 선점한 대형 유통시설 입지는 두고두고 부동산 프리미엄에 반영될 테니까요.

 

서울 지역에 있는 대형 유통시설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등이 있습니다. 이 시설을 가까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 상권에 프리미엄이 생기는 거죠. 이 3개 유통시설 중에서도 주거시설에 가장 큰 프리미엄을 주는 것이 백화점입니다. 백화점이 슬리퍼 생활권에 있다면 금상 첨화입지가 되는 거지요.

 

서울시 내 백화점 입지는 교통환경 측면에서도 대개 최적의 입지입니다. 교통과 최고의 상권이 결합한 지역이므로 해당 지역의 가치는 서울과 운명을 같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 부동산의 미래_ 김학력(빠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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