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의 부동산 고수들을 상담하면서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웠지만 그중 가장 큰 깨달음은 다름 아닌, 그들이 너무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이 무슨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환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사람들에게는 크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중 하나는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이다. 고수들은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미리 꼼꼼히 살펴보고,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놓은 다음에야 비로소 투자한다. 만약 그래도 위험이 닥쳐온다면 그때는 손실을 스스로 감수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요소가 나타나면 지레 겁부터 먹고 망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의심이 깊어져 결국 투자를 포기하는 사례를 필자는 수차례 보았다. 그리고 투자시기를 놓친 후에야 그 물건을 살 수 없느냐고 때늦은 전화를 해오기도 한다. 때로는 가격이 급등한 후 '뒷북' 투자 혹은 추격매수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남들이 투자가치를 다 알고 있을 때에는 이미 늦었을뿐더러 투자를 하더라도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큰 수익이 걸린 물건일수록 위험요소도 큰 법이다. 그 위험을 감수할 능력을 지녀야만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자금동원능력이다. 부동산투자로 고수가 된 사람중에 순수하게 자기 돈만으로 그렇게 된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디서 자금을 끌어들였을까? '자금동원능력'이라 하면 은행, 농협, 저축은행 등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만난 고수들 중에 처음부터 이런 것을 다 갖춘 사람들은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았다.
고수들은 자기가 투자하는 사업이 확실히 되겠구나 하는 강한 확신을 가졌을 때, 그리고 수지타산이 확실히 섰을 때,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방법을 동원해서 자금을 마련한다. 그들도 처음에는 주변의 인맥을 동원하는 방법을 쓰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때부터 투자해서 번 돈을 종자돈 삼아 은행이나 다른 금융 인프라의 매커니즘을 이용하기 위해 금융기관 대출담당 직원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즉 금융 네트워크를 평상시에 구축해놓는다는 말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쌓여서 결국 돈이 필요할 때 다른 사람보다 손쉽게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다.
자금의 레버리지 효과, 즉 지렛대 효과를 이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는 결국 '내 자본만 이용해서 돈을 벌 것인가? 아니면 다른 자본을 이용해서 돈을 벌 것인가?'의 문제다. 정말 자기자본만 가지고 정직하고 안전하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너무도 순진한 발상이다. 레버리지 효과는 결국 위험이 주는 대가이다. 레버리지 효과의 가장 큰 장점은 기회가 왔을 때 큰 이득을 단숨에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실패할 경우 그만큼 피해도 크다는 사실을 각오해야 한다. 레버리지 효과는 금리가 내리고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적극 활용할 만하다.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레버리지를 쓰면 손실이 2배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버리지도 금융 및 부동산시장의 동향을 보아가며 그때그때 활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정보와 실천은 성공의 절반
부동산 고수들의 공통점 중 또 다른 사항은 정보판단능력과 실천능력이 남다르다는 점이었다. 고수들은 정부정책을 미리 읽고 행동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고급정보를 어떻게 얻느냐고 하소연을 하지만, 사실 모든 정보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신문과 방송 뉴스, 인터넷 안에도 다 들어 있다. 정보라는 것은 결국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포착되는 것이고, 또 그 정보를 끊임없이 추적해온 사람들에게 걸려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의 과정 없이 누군가가 던져주는 고급정보만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처럼 바보 같은 행동은 없다. 실패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뒤늦게 투자해서 낭패를 봤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연예인 뒷이야기나 정치인들이 싸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어 한다. 그러나 고수들은 대통령이나 경제부총리, 장관이나 정책당국자들이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변화되는 정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고수들이 가장 주의 깊게 보는 부분은 그 행간에 담긴 의미, 즉 고위관료나 책임자들의 정책적 의지이다. 그 행간 속에 담긴 의지, 숨은 속뜻을 읽고, 현실성 여부와 시장 파급효과를 미리 예측해보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은 정부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정부정책의 속내를 읽어내는 것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부동산시장 전망과 정책변화의 커다란 줄기, 소위 큰 흐름을 항상 읽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부동산 부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가치가 있는 정보라고 생각하면 상담, 자문료를 아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면 된다.
한편, 고수들은 실천력이 뛰어나다. 그들은 아무나 믿지 않지만, 상대방의 논리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정연하다 싶으면 의심하지 않는다.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에는 빠른 반응과 신뢰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의 타이밍을 놓치는 법이 없다. 고수들은 오늘 상담하면 다음날 오전에 유망지역을 둘러보고 전화를 걸어 "지금 계약하는 중"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실패하는 사람들은 필자와 상담을 하고 난 후 투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다가 일주일쯤 지나야 전화를 하며, "오늘 가봤더니 매물이 없더라"고 말한다. 모든 투자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발 빠르게 매입해서 수익을 거두는 것이므로 남들보다 빠른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지난 5~6년 동안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정말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매매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동산에 실패한 사람들의 특징은 기회를 잘 놓칠 뿐만 아니라 언제나 뒤돌아서서 후회만 한다는 것이다.
남다른 발상이 성공을 부른다
이제 막 부동산투자에 눈을 뜬 사람들의 경우, 자신이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지역,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역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 한도 내에서만 투자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가격대 이상의 투자대상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강북지역에 사는 초보 투자자가 수중에 있는 3000~50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하려 한다고 하자. 그들은 대부분 강북 외곽지역의 소형아파트를 전세 안고 사거나 수도권 북부의 소형 분양권을 받는 식으로 투자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정된 정보를 갖고 한정된 지역, 한정된 주택에 투자해서는 시장평균 이상의 초과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비록 강북에 살고 여유자금이 3000~5000만 원밖에 없더라도 강남권의 노후화된 연립, 다세대주택을 사거나 강북권 재개발 지분권을 매입할 수도 있다. 땅에 투자하고 싶다면 충청권, 강원권 개발예정지 주변의 평당 매매가가 싼 토지를 사면 된다.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꼭 돈이 많아야 좋은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를 하기 전에 우선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분석한 다음 나름의 확신이 섰다면, 자금을 융통하는 것은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해낼 수 있다.
투자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시야를 넓혀야 한다. 수중에 얼마를 갖고 있다고 해서 꼭 그 금액에 맞는 것만 보지 말고 더 넓은 범위까지 관심을 갖고 봐야 한다. 나에게 익숙한 것은 남들에게도 익숙하며,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은 남들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에 있어서도 남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 남과 같은 투자방식은 결과도 비슷할 뿐이다. 내가 어디에 거주하든, 또 내가 보유한 자금이 얼마이든 구애받지 말고 부동산 부자, 고수들의 눈높이에 맞추어보자. 부동산투자도 시장의 큰손들, 부동산 부자들에 대한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플러스알파적 사고의 확장
'부동산투자'라 하면 대부분 부동산을 싸게 사서 시세가 올랐을 때 되파는 것만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단지 사서 되파는 형식의 단순한 투자방식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기존의 부동산에 또 다른 부가가치를 더하면 꼭 투자유망지역이 아니더라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정책의 변화와 경기의 흐름을 읽을 때에도 이러한 플러스알파적 사고는 많은 성공을 보장한다.
이를테면 각종 개방정책이나 규제완화정책이 발표되면 투자자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한 예로 어떤 고수는 쌀 시장 개방을 앞두고 농민들이 여의도에서 집회를 하자, 또 다른 엄청난 투자의 기회가 오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말한다. 물론 이건 농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투자자로서의 직감일 뿐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한, 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포도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고 하자. 그러면 일반적인 투자자들은 그저 '천안, 아산 농민들 다 죽는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플러스알파적 사고를 하면 다른 차원의 연상이 가능하며 투자처를 물색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포도농사를 짓는 농민들을 다 죽일 것인가? 나름대로 농민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겠지? 그렇다면 포도밭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도록 하지 않을까? 농민들은 포도밭을 매각하기 위해 너도 나도 매물을 시장에 내놓겠지? 한꺼번에 많은 매물이 쏟아질 테니 가격은 하락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여 토지를 구입하고 용도변경이 가능할 때까지 몇 년동안을 기다릴 수 있다면 이 사람에게도 부자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플러스알파적 사고의 단면이다.
특정 시장에 대한 차별화된 시각도 중요하다. 강남 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해 보통 사람들은 그 원인이 '강남'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강남이기 때문에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상품에 대한 세분화되고 차별화된 시각을 지녀야 한다. 그렇다면, '강남이기 때문에 좋은 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첫째, 직주근접시장이다.
강남권은 주거개발은 물론 상업시설, 교육, 문화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된 '성숙기' 시장이다. 또 직장과 주택이 근거리에 위치해서 이상적이고 안정적인 주거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것이 강남권에 한번 진입하면 다른 곳으로 이사가지 않는 첫째 이유이다.
둘째, 고급정보와 접근성이다.
강남에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나 사업가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신이 원하는 최신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강남의 헬스장이나 교회는 건강을 관리하고 종교 활동만을 하는 곳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 투자나 사업에 관련된 정보와 정세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교류하는 장소'이다. 최근에는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 내에 '주거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고급정보의 집합소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를 통해 얻는 정보의 가치를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정보교류에는 부동산 정보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부동산은 '정보재'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자녀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유난한 교육열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부모들은 집을 팔고 빚을 내서라도, 국내에서 서울대등 일류대학 합격률이 가장 높다는 강남의 학군으로 자녀를 전학시키려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부동산을 교육과 분리해서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주택은 현대사회에 있어서 '교육재'이다.
넷째, 심리적 만족감, 신분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남' 하면 '부자' 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강남권 아파트는 비싼데다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부자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예컨대,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물은 직업과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은 돈을 주고 살 수 없을뿐더러 학력과 지식의 결과물이다. 강남권 주택은 자동차나 의류와는 달리 몇 백만 원 내지 몇 천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가벼운 재화가 아니다.
강남권 30평대 아파트는 웬만하면 6억 원을 호가하고 타워팰리스같은 고급 주상복합은 60~70평형대가 20~30억 원을 넘는다.
부자 행세를 하기 위해 혹은,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 10억 원이 넘는 강남권 중대형주택 소유자가 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아파트는 국민소득 1만 5,000불 시대를 맞아 심리재, 신분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소득증가에 따른 명품수요 증가와 함께 신분상승을 노리는 40~50대 중년층들이 자녀교육 문제와 함께 강남권에 몰리는 또 다른 이유다.
다섯째,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다.
최근 들어 부유층, 전문직을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 혹은 아파트의 꼭대기 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주거문화도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과 같은 선진국형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주택문화는 이제 단순한 아파트가 아닌 고급 주상복합단지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주택, 상업시설이 복합화되고 첨단시설, 고급마감재에다 조망권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상복합아파트가 2003년이후 강남권에 집중적으로 들어섰다. 예컨대, 도곡동 타워팰리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잠싱동 갤러리아팰리스가 대표적이다. '주거문화코드'를 읽으면 투자할 곳도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런 능력 역시 투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투자는 과학이다_ 고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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