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고가의 소형 아파트는 안 된다
우리가 투자하려는 소형 아파트는 일반 서민이 쉽게 전세 들어와서 살 수 있는 아파트를 말한다. 누구든 부담 없는 가격에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소형 아파트.
하지만 서울에는 5~6억이 넘는 소형 아파트가 있다. 이런 아파트는 절대로 투자를 피해야 한다. 이렇게 비싼 아파트는 수요층도 적을뿐더러 이후에 가격 조정을 받을 확률도 높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일반 서민이 쉽게 전세 들어올 수 있는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지 비싼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 주변 다른 아파트의 공급 계획을 확인해 봐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은 주변의 공급이 크게 이루어지기 힘든 만큼 아파트가 거의 다 지어져 있고, 또한 공급이 있다 해도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이 없지만, 지방은 아파트 지을 땅이 많기 때문에 주변 다른 아파트의 공급 유무에 신경 써야 한다.
나의 예를 들자면 6여 년 전 대전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아주 작은 아파트를 구입하게 되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대도시 대전에도 이런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으니까.
하지만 내가 간과한 것이 바로 대전의 아파트 공급 계획이었다. 그 당시 대전은 막대한 아파트 공급량이 계획되어 있었다. 아무리 소형 아파트가 인기 있고 수요가 많다 하더라도 엄청난 공급량에 매매가와 전세가가 휘청댔다.
몇 천 세대의 공급이 아니라 몇 만 세대의 엄청난 공급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나 역시 대전의 소형 아파트 투자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도 한 번 휘청대고 나면 다시 소형 아파트가 힘을 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 이후에는 세종시라는 폭탄급 아파트 공급이 기다리고 있었다. 세종시는 약 3년 전부터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아파트 공급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많은 아파트 공급이 계획되어 있다.
두 번에 걸친 대전의 아파트 공급으로 중대형 아파트와 소형 아파트 가릴 것 없이 대전의 모든 아파트가 냉각기에 들어갔고, 지금도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및 전세가 상승률은 전국 최하위다. 나는 이 막대한 공급을 알면서도 소형 아파트는 무조건 안전하다고 맹신한 결과 큰 낭패를 본 것이다.
대전뿐만 아니라 지방 아파트는 인근의 아파트 공급에 따라 매매가와 전세가가 조정을 받는다. 우리가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은 안정된 수입을 얻기 위함이지 수년 동안 수익도 구하지 못한 채 기다리기 위함은 아니지 않은가?
세 번째, 거대한 산업 단지가 없는 도시는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울산에 매매가 2억 원에 전세가 1억 8000만 원짜리 소형 아파트가 있고, 전주에 매매가 1억 3000만 원에 전세가 1억 1500만 원짜리 아파트가 있다고 해 보자.
두 아파트 중 투자에 적합한 아파트는 어느 쪽일 것 같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작은 전주의 소형 아파트를 선택할 것이다. 울산의 소형 아파트는 2000만 원이 필요하지만 전주의 소형 아파트는 1500만 원만 투자하면 되기 때문에 전주의 소형 아파트를 더 좋은 투자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전주의 경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형 아파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와서 이런 소형 아파트를 싹쓸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전주의 소형 아파트보다는 울산의 소형 아파트가 훨씬 좋은 투자 대상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우리가 투자해야 하는 지방은 무조건 거대한 산업 단지가 있어야 한다. 산업 단지가 있어야 끊임없이 수요가 창출되고, 도시가 살아 움직이고, 상가나 학원 시설이 활기를 띤다. 도시에 산업 단지가 없으면 인구 유입이 없어 젊은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기 때문에 도시가 활력을 잃으면서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계속 이어지기 힘들다.
네 번째, 대단지 아파트여야 한다
적어도 700~800세대가 넘는 아파트를 선택해야 한다. 1000세대 이상이면 더욱 좋다.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가 즐비하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우선 교통이 좋을 테고, 학원가도 형성될 것이고, 주변에 상가 등 편의 시설이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거지로 좋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파트 세대가 적다면, 동수가 적다면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작다 하더라도 절대 투자하면 안 된다. 이런 아파트는 투자의 무덤이 될 확률이 높다.
내가 아주 초보일 때 인터넷의 소형 아파트 투자 카페를 통해 소형 아파트를 구입한 적이 있었다. 지역은 대전과 아산 두 군데였다. 물론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작았기에 당연히 지체 없이 구입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들은 차이는 작았을지언정 세대수가 200~300세대에 불과했다.
분명히 인터넷 투자 카페에서는 위치가 아주 좋은 아파트라고 선전했고, 나 또한 그 말을 전적으로 믿고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아파트들은 좋은 위치에 존재하든 말든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오르지 않는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이 아파트들은 오르지 않아서 나의 마음을 정말 아프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 한마디로 크게 실패한 투자다.
매매가가 떨어지지 않았으니 실패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으나 시간이 1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물가는 엄청나게 올랐는데도 매매가나 전세가나 거의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는 것은 손해 본 거나 다름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200여 채 아파트 중에 이렇게 가격이 오르지 않은 아파트는 정말 드물다. 그때 인터넷 카페에서 이 아파트를 무슨 근거로 아주 좋은 아파트라고 소개해 주었는지 지금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 카페가 아니라 나 아니겠는가? 아파트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실력을 갖추지도 못했고, 모든 사람이 나처럼 착하려니 생각한 게 문제 아니겠는가?
다섯 번째, 전세가가 단시간에 오른 아파트는 피해야 한다
서울에 내 명의의 소형 아파트를 갖고 싶었다. 아파트 투자자라면 누구나 서울에 자기 명의의 아파트를 갖고 싶어 하지 않을까?
이런 욕심이 또 하나의 투자 실패 사례를 낳고 말았다. 지난 해 서울에 소형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주변의 재개발로 인해 갑자기 전세가가 치솟으면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극히 작아진 경우였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무조건 기회라 생각하여 투자했다. 그때는 참 기뻤다. 서울에 좋은 소형 아파트를 마련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전세를 살던 사람이 지방 발령이 나서 전세 들어온 지 5개월 후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난 별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사이 주변 재개발로 인한 전세 수요가 없어져서 전세가가 2000만 원정도 떨어진 것이다. 즉 투자한 지 5개월 만에 2000만 원을 손해 보면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한 것이다.
난 아파트를 통해 큰 것을 깨달았다. 전세가가 갑자기 단 시간에 크게 오르는 아파트는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매매가와 전세가가 장기간 동반해서 올라야 좋은 아파트다.
아파트를 검색할 때는 전세가 상승 추이를 꼭 살펴보기 바란다. 전세가가 오랜 기간 완만하게 계속 오른 아파트가 투자대상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부동산투자 100문 100답_ 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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