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투자하고자 할 때 무엇보다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를 보는 눈과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의지다. 몇 가지 사례를 참고해보자.

 

P씨는 쾌적한 환경의 신내동 4억짜리 아파트를 처분하고 2억 원을 주고 13평짜리 낡은 아파트를 구입하면 어떻겠느냐고 문의를 해왔다. 빚도 줄이고 이자 부담도 줄이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앞으로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곳에 투자해보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좋은 생각이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런데 막상 살다 보니 워낙 오래된 집이라 여기저기 손볼 데도 많아 생활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재건축 진행이 더뎌서 괜히 이런 집을 사서 생고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푸념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러나 재건축이 진행되어 새 아파트로 변하면서 P씨는 불편을 참아낸 대가를 충분히 보상받았다.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집값은 8억 원까지 상승해 400%의 수익률을 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강남, 송파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로 신화를 쓴 사람들은 P씨처럼 비좁고 낡은 아파트에서 대출금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매며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았던 이들이다. 만약 이들이 아파트를 넓고 쾌적하다는 외관을 기준으로 선택했다면 편안했을지는 몰라도 최소 10억 원대 재산을 가진 부자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재테크를 운에 맡길 수는 없다. 목적 의식을 갖고 미래의 보상을 위해 시간과 노력, 고통이라는 투자를 해야 한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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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시절, 한국 부동산 시장은 끝났으며 일본처럼 거품이 빠지고 나면 우리도 그들처럼 '잃어버린 10년'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너도나도 이야기할 때, 다른 한쪽에서는 모두가 외면하는 그 부동산을 하나둘씩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믿지 못할 은행 예금보다 부동산에 투자했던 것이다. 게다가 상업용 건물부터 주택, 토지까지 IMF 이전에 비하면 절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물건들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높은 이자를 견디지 못하고 시장으로 나오는 급매물이나 경매 물건이었다. 부동산은 끝났다며 다들 부동산을 외면할 때 그들은 조용히 부동산을 사들였다.

 

마포구에 사는 K씨(당시 48세)도 당시 홍대 근처의 대지 96평에 4층짜리 수익성 상가를 구입했다. 2000년도만 해도 홍대 인근은 지금처럼 상권이 발달한 지역이 아니었다. 문화와 예술의 거리 정도였다. 신촌 상권에 밀려서 조용한 미대생이나 음악을 하는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모여들고 상권이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그때 15억 원에 산 건물이 불과 15년이 지난 지금 70억 원이 넘는다. 당시 300만 원 정도이던 월세가  지금은 2000만 원이 넘는다. 물론 2011년에 3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지만 리모델링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한편 서초동에 사는 Y씨(당시 51세)는 부동산이 아니라 금융상품에 투자했다. 1999년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금리가 다시 하락하고 이로 인해 은행 예금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을 때, Y씨는 가지고 있던 적금과 보유한 아파트를 정리해 총 7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IMF 당시만 해도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다른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을 때 등장한 것이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 주도의 '바이코리아'였다. 바이코리아 중심으로 국내에 1세대 펀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펀드는 생소한 금융상품이었다. 갈 데 없던 시중 자금이 뮤추얼 펀드와 수익형 증권으로 몰려들었다.

 

IMF 이후 국내 증시는 대부분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이때 들어온 자금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매수하는 '묻지 마' 투자자금이었다. 주가지수는 500에서 단번에 1000을 돌파했다. Y씨는 바로 이 시기에 예금과 부동산을 처분한 금액을 모두 펀드와 주식에 투자했다. 하루만 넣어 두어도 펀드 수익률 20~30%씩 올라가는 게 눈에 보였고 은행 창구에서는 펀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하여 고객들이 줄을 섰다. 노숙자도 펀드 통장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펀드의 열풍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시장도 얼마 가지 못했다. 2000년 말부터 국내 경제는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맞게 되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이에 따른 생산율 급락과 재고비용의 증가 등으로 제2의 위기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위험을 알리는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1000포인트를 넘었던 주식 시장은 단번에 반토막이 나고 말았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잃은 가장의 자살 소식이 뉴스에 나오고 한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보도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압박을 받던 정부는 결국은 공적 자금 40조 원을 투입했다.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동아건설을 비롯한 50여 개의 기업이 퇴출당하거나 부도를 맞았다. 여기에 벤처기업의 몰락까지 이어졌다. Y씨도 펀드와 주식으로 승승장구하는 듯 하더니 얼마 안 가 반토막이 나고 퇴출하는 기업의 주식은 휴짓조각이 되었다.

 

이 일로 Y씨 가정은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가족이 합심해서 슬기롭게 위기를 넘겼다. 그래도 지금까지 그때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열심히 돈을 벌어 강남에 아파트도 새로 장만하고 자녀들도 다 성장해 크게 돈 들어갈 일은 없지만, 상당한 빚이 있고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반면 가격이 저렴할 때 구입한 부동산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고, 그로 인해 자산이 늘어난 K씨의 노후 대비는 완벽하다. 일 년에 두세 번씩 해외여행을 다니며 각종 여가활동과 취미생활을 하며 인생의 후반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가끔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하는 그는 웃으며 말한다.

 

"땅은 결코 거짓말을 안 해. 마누라는 도망가도 땅은 도망을 안 가지."

"그렇지만 부동산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야 물론이지. 어떤 경우냐 하면 말이야, 내 소득이 300만 원이야. 그런데 아파트를 6억 원을 주고 구입을 했어. 전세 보증금 3억 원에 은행에서 3억 원을 대출받아 샀다고 하면, 이자가 3%라고 쳐도 매달 이자로만 75만 원을 내야 해. 이건 제대로 된 투자가 아니지. 무리해서 부동산에 투자하면 결국 이자에 지쳐서 급매로 내놓게 되겠지. 그럼 전세 보증금마저 손실을 보는 일이 일어나는 거야."

 

요즘 전세 가격이 너무 올라서 전세가에 돈을 조금 더 보태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 전세를 사느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내 집을 장만하자'는 분위기다. 부동산 투자는 물론 누구나 할 수 있고 모두에게 열려 있는 시장이다.

 

하지만 부동산은 유가 증권처럼 종잇조각이 되어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소득을 넘는 부채로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역으로 말하면, 그렇게만 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부동산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힘든 시절이지만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해도, 희망을 잃지 않는 한 길이 보인다. 나 역시 가진 것이라고는 1920만 원뿐인 초라한 사내였지만 소액 투자로 시작해 집도 사고 건물도 샀다.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리고 기적은 희망이 있을 때에만 이루어진다.

 

tip

 

* 은행이 내 재산을 보호해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내 재산은 내가 지키고 불려야 한다.

* 증권은 종잇조각이 되더라도 부동산은 땅이라도 남는다.

* 부동산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모두에게 열려 있다. 기적은 희망을 가질 때 이루어진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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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가운데는 부동산 투자의 고수들도 많았고 초보자들도 많았다. 성공한 사람도 많았고 실패한 사람도 많았다. 그들을 보면서 깨달은 것은,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욕심이고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안목이라는 점이다.

 

지인 가운데 부동산 투자에 한 번도 실패해본 적이 없는 고수 한 명이 있다. 얼마 전에 그가 또 일을 냈다. 서교동 메세나폴리스 주상복합아파트 옆에 건물 한 채를 올린 것이다. 그곳은 제2종 주거지역으로 원래 빌라가 있던 자리였다.

 

107평 남짓한 낡은 빌라인데 3분만 걸어 나가면 합정역인 데다 평지이고 입지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평당 3700만 원이나 했다. 아무리 위치가 좋다 해도 상가도 아닌 빌라 가격으로는 과한 금액이었다. 주변 빌라는 2500만 원에서 많아야 300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 대형 연예기획사 대표가 사옥을 짓기 위해 매입하려 했지만 가격 때문에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그가 계약을 했다. 그것도 평당 4000만 원에, 다들 미쳤다고 했다. 동네 땅값만 올려놓았다고 욕도 많이 들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 것 같았다. 후회는커녕 자신감이 엿보였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입주민들을 한 집 두 집 내보내더니 빌라를 부수고 지하 2층 지상 6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완공된 건물은 근사했다. 동네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그 건물로 인해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지금 그 건물은 평당 7000만 원 이상이 나간다. 완공된 지 채 1년이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이것이 고수들이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남들은 빌라를 빌라로만 본다. 볼품없고 낡은 빌라가 터무니없이 가격만 높다고 투덜댄다. 하지만 고수들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를 보고 판단한다. 또한 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싸다고 싼 것이 아니고 비싸다고 비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안다.

 

반면 초보자는 무조건 싼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정해져 있고 모든 투자의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싸게 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미래가치만큼 중요하지 않다.

 

이를테면 같은 평형의 강남구 3억 원짜리 물건과 강서구의 1억 7000만 원짜리 물건이 있다. 강남구의 경우 전세 2억 5000만 원에 실투자액 5000만 원, 강서구의 경우 전세 1억 5000만 원에 실투자액 2000만 원이 필요하다. 이때 초보자는 십중팔구 강서구 물건을 선택한다. 물론 가격만 본 것은 아니다. 주택이 밀집되어 있고 인구도 적지 않아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내다보지 못한다.

 

강서구는 주거 지역이다. 주택 간 경합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옆에 좋은 주택이 지어지면 가격이 떨어진다. 이에 비해 강남구는 경합하는 물건이 없다. 배후에 테헤란로 같은 업무 지역과 먹자 타운같은 상업 지역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주택의 희소성이 매우 높고 그래서 늘 대기 수요가 있다.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향후 매매차익을 동시에 실현할 수도 있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얻고자 할 때는 배후지가 중요하다. 배후지란 '경제적 중심지의 세력 범위에 드는 주변 지역'으로 '중심지로부터 재화와 용역을 제공받는 지역'을 의미한다. 즉 주거환경이 쾌적한 곳이 아니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한마디로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이다. 소액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이런 곳을 택해야 한다.

 

요약하면, 지금 눈에 보이는 가격이 아니라 앞으로의 가격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그 밝은 눈은 남들보다 3시간 먼저, 3시간 늦게까지 움직이는 부지런함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자산이다.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남들보다 열심히 돌아다니면 된다.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하라. 귀한 물건이 당신에게 손짓할 것이고, 당신은 그 손을 뿌리치지 않으면 된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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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알아야 할 리스크의 세계

 

2007년, 사무실에 5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찾아왔다. 투자를 하고 싶은데 어느 곳에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땅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당시 나는 합정동에 부동산 사무실을 두고 합정동에 공동투자를 하고 있던 터였다. 빌라 지분에 따라 가격이 형성될 때였고, 마침 지분율이 좋은 빌라가 있어서 추천해 드렸다.

 

그녀는 내 조언에 따라 평당 1500만 원에 10평짜리 빌라를 매입했다. 1억 5000만 원 가운데 전세 보증금이 1억 원이니 실투자액은 5000만 원이었다.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에 가격이 평당 2500만 원으로 훌쩍 뛰었다.

 

투자에 자신감이 붙은 그녀는 이번에는 평당 2000만 원에 8평짜리 빌라를 한 채 더 매입했다. 1억 6000만 원 가운데 전세 보증금이 1억, 나머지 6000만 원은 대출을 받았다. 이 빌라 역시 가격이 계속 올랐다. 이제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게 된 그녀는 자녀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해 딸도 합정동의 10평짜리 빌라를 평당 2800만 원에 매입했다.

 

부동산 경기는 호황이었고 평당 1500만에 형성되어 있던 가격이 두 배가 넘는 3500만 원까지 상승했다. 너무 올랐다고 생각했다. 오를 만큼 올랐으니 더 이상은 거품이라고 판단해 당시 투자를 권유했던 이들에게 매도를 권유했다. 그녀에게도 이제는 팔 때라고 조언했다.

 

"부동산도 생물과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물이 좋고 싱싱할 때 팔아야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어요.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 겁니다. 지금이 가장 싱싱할 때에요. 매도할 타이밍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동의하지 않았다. 분명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더 가지고 있다가 지금보다 더 많이 받고 팔아야 한다며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욕심으로 인해 장밋빛 미래의 환상에 빠진 그녀가 염려스러웠다. 하지만 아무리 말해도 소 귀에 경 읽기였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났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그녀가 오랜만에 사무실에 찾아왔다.

 

"대표님이 틀렸어요. 더 올랐어요. 평당 4000만 원이 넘어요. 지금."

"4000만 원이나요? 그 돈을 주고 사람들이 삽니까?"

"사다마다요. 나도 한 채 더 샀는걸요."

"얼마에 사셨습니까?"

"4300만 원이오, 9평짜리에요."

"융자 받으셨을 텐데, 지금 이자 나가는 것도 만만치 않으실 텐데요. 부군 월급이 이자로 다 나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를 보는 거죠. 난 6000만 원까지 갈 거라고 생각해요. 대표님도 알다시피 한강 르네상스 계획 발표되고 합정동이 전략정비구역으로 정해졌잖아요. 개발이 시작되면 분명히 6000만 원까지 갑니다. 그때를 위해 지금 무리해서라도 투자하는 거죠."

 

한강의 공공성 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발표된 후 합정동은 한강변 통합 관리 지역 가운데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건 사실이었다. 합정지구는 매력적인 투자처임에는 틀림없었다. 용산국제업무단지와 상암DMC의 중간에 위치하고, 2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합정역이 가까이 있으며, 양화대로와 강변북로를 이용해 도심과 강남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빌라와 단독주택들이 밀집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몰려들어 단독주택을 헐고 신축 빌라들을 짓고 있었다. 가격이 오를 대로 올랐는데 어떤 기업들이 개발을 할 것인가. 그러나 그녀는 이미 남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계속 매도를 권유하니 아예 발길을 끊어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몇 달 후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백만 원씩 떨어지더니 지분가가 평당 3100만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다시 나를 찾아왔다. 이자를 못 내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손해 보지 않고 매도할 수 있게 중개를 해달라고 했다.

 

"휴, 이럴 줄 알았으면 대표님이 팔라고 할 때 팔 걸 그랬어요. 아, 어쩌면 좋아요.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데.... 대표님은 전문가시니까 팔 수 있으시지요? 팔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당시 나는 부동산 중개를 접고 부동산 개발을 시작하고 있었다. 손해 보지 않고 팔기는 불가능했고 내가 팔아주기도 어려웠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 후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그녀는 부동산을 모두 처분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투자해 3500만 원까지 갔을 때 매도한 사람들은 상당한 매매차익을 남겼지만 그녀는 기껏 투자해서 빚잔치만 벌이고 끝났다. 아마도 그녀는 다시는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붙잡고 부동산에 투자했다가는 큰코 다친다고 말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던 시대는 끝났고 부동산 투자로 성공하는 예는 극소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욕심을 부리면 부동산뿐 아니라 그 무엇에 투자해도 실패하게 되어 있다.

 

부동산 투자의 고수와 초보자의 차이 가운데 하나는, 고수는 투자목적이 분명하지만 초보자는 투자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 역시 욕심 때문이다. 초보자는 자신이 투자하려는 부동산이 매매차익용인지 임대용인지 장기개발용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월세수익도 얻고 싶고 매매차익도 남기고 싶다. 이렇게 되면 기준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와도 매매하지 못한다.

 

투자의 목적이 분명해야 할 뿐더러 얼마의 수익을 얻는 것이 목표인지도 분명해야 한다. 임대수익을 한 달에 60만 원으로 정했다면 그 이상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수요도 많은 것 같고 주변 시세보다 싼 것 같아서 70만 원으로 올린다면 그때는 공실이 생길 수 있다. 공실이 생기면 한 달에 50만 원, 40만 원 받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되고 마는 것이다.

 

매매차익이 목적일 때도 얼마가 되면 팔겠다는 기준이 있어야 욕심 부리다가 매도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욕심이지 부동산이 아니다. 정석대로 정직하게 투자하면 부동산은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같은 상담, 다른 결과

 

2013년도의 일이다. 세미나에 온 어느 40대 여성이 강의가 끝나고 난 후 상담을 요청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솔직했다.

 

"투자해서 돈을 벌고 싶은데 가진 돈이 5000만 원이 전부예요. 이 돈으로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까요?"

 

투자는 처음이라고 했다. 자기 집은 있고 홍대 부근에서 냉면 가게를 하며 모은 돈인데 이 돈을 잘 불려서 딸아이가 크면 결혼할 때 목돈으로 주고 싶다고 했다. 재테크의 필요성은 늘 느끼고 있었으나 주식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저축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자가 얼마 안 되니 결국 부동산 투자만 남더라고 했다.

 

"혹시 생각하시는 데가 있나요?"

"소형 아파트가 어떨까 하는데요. 성산시영아파트는 어떨까요?"

"성산시영아파트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서요. 지금 갖고 계신 돈으로 투자할 만한 곳으로는 빌라가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디가 좋을까요?"

"합정동 유도정비구역에 있는 신축 빌라가 있습니다. 5000만 원으로 충분히 투자해볼 만합니다."

 

그렇게 그는 내가 소개해 준 빌라를 1억 8500만 원에 매입했다. 월세 보증금 2000만 원에 은행 융자 1억 2000만 원, 실제로 투자한 돈은 4500만 원이었다. 월세는 70만 원을 받기로 했다. 당시 은행 대출 이자가 5% 정도였으니 매달 나가는 이자 45만 원을 제외하면 월 순수익은 25만 원이었다. 투자 금액이 4500만 원이니 수익률은 6%, 적당한 수준이었다.

 

얼마 전 그녀가 다시 나를 찾아왔다. 처음 세입자가 나가고 새로 새입자가 들어왔다고 했다. "지금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이에요. 이렇게 찾아온 것은 지금 팔아도 될까 싶어서요. 부동산에 물어보니 그 집이 2억 3500만 원으로 올랐다고 하네요. 지금 파는 게 좋을까요?"

 

2년 만에 5000만 원이 올랐으니 지금 팔아도 상당한 매매차익을 실현하는 셈이지만 주변의 신축 빌라들은 2억 5000만 원까지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직 팔지 마시고 다음 세입자가 들어올 때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아직 호재가 많습니다."

 

큰 욕심 내지 않고 현실 감각도 있는 그녀는 2년 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그녀의 친구도 내게 상담을 받았었다. 역시 같은 지역의 빌라를 권했고 그녀의 친구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상담을 끝내고 돌아가서는 부동산중개소의 권유로 동작구 상도동, 숭실대학교 부근의 한 상가에 투자를 했다.

 

내가 아는 한 그쪽 지역은 업무 타운이 많지도 않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모든 부동산이 그렇지만 특히 상가는 위치가 무척 중요하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입지를 분석해야 한다. 같은 건물이라도 앞 다르고 뒤 다르기 때문이다. 1층이냐 2층이냐, 코너냐 중앙이냐에 따라서도 수익에 큰 차이가 난다.

 

지금 그녀의 친구는 임대료도 못 맞추고 있다고 했다. 미용실이 들어왔다가 나가고 한참 비어 있다가 옷가게가 들어와서는 얼마 안돼 또 나가고 하는 식이다. 집이라면 임차인을 들이지 못했을 때 내가 들어가서 살기라도 할 수 있지만 상가는 그렇지가 못하다. 잘못사면 골치 아픈 일이 여럿 생긴다.

 

짐작컨대 그녀의 친구는 아마도 친구가 얻고 있는 6%의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부동산중개소가 제시하는 수익률에 욕심이 났을 것이고, 결국 같은 상담을 받고 다른 선택을 했다. 언제나 욕심이 문제다.

 

상담을 해보면, 욕심도 편견도 고집도 많은 사람들이 흔하다. 어디에 투자해야 좋을지 물어보지만, 10분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속에 이미 답을 갖고 온 경우가 많다. '네 말이 맞나 어디 보자' 하는 마음으로 오는 사람도 있다. 조언을 들으러 와서 조언을 듣지 않는다.

 

부동산 투자에 실패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또 손꼽히는 세계의 부자들, 이를테면 워런 버핏 같은 투자의 귀재들도 초기에는 부동산으로 부의 토대를 만든 것에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으면 돈을 벌기 힘든 것이다. 즉 부동산을 보는 안목이 있어 그에 따라 투자처를 선택하고, 뚜렷한 원칙과 기준이 있어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있다.

 

부동산업에 입문할 무렵 우연히 부동산 관련 칼럼을 한 편 읽은 적이 있다. 늘 부동산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부동산업의 길을 가야겠다는 더욱 확고한 의지를 갖게 해준 칼럼이다. 오래전 일이라 필자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한 사내가 있었다. 직업은 회사원, 재산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물려주신 단독주택 한 채가 전부였다. 그러나 그 집은 시가가 15억원이나 했고, 자기 소유의 집이 생기자 사내는 욕심이 생겼다. 사업을 해보자. 사내는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성실하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어서 사업은 차차 자리를 잡아갔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사내는 자금이 더 필요해졌고 결국 집을 팔기로 했다. 15억 원에 집을 팔면서 사내는 마음속으로 굳은 결심을 했다.

 

'내가 지금은 돈이 필요해서 이 집을 팔지만 반드시 사업을 키우고 돈을 벌어서 다시 이 집을 사리라.'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날, 사내는 집을 산 부부에게 말했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사려 있는 집입니다. 부모님이 저를 위해 남겨주신 집이고요. 나중에 꼭 다시 살 겁니다. 그때 제게 꼭 팔아주십시오."

 

사내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휴일도 없이 일에 매달렸고 남들 다 가는 여름휴가 한 번 못 가고 사업을 일구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결과 50억 원이라는 큰돈을 벌었다. 사내는 이제 부모님이 물려주신 그 집을 되찾을 때라고 생각했다. 다시 그 동네를 찾아갔다. 집은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부동산중개소에 들어가 집값을 물었다.

 

" 그 집이 50억 원이 넘습니다. 아마 그 돈을 준다 해도 집주인은 팔지 않을 겁니다. 이 동네 땅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서요."

 

사내는 가슴을 치며 한탄했다. 십수 년을 죽을 만큼 일했지만 결국 가만히 집을 지키고 있는 것만 못했던 것이다. 부동산은 그런 것이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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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의 가구 수는 약 1500만이다. 이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이 27%나 된다. 3대가 모여 살던 대가족제도가 부부와 자녀만으로 이루어진 핵가족으로 빠르게 변하더니 이제는 1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2인 가구 비율도 25%로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는다. 대한민국 1500만 가구 가운데 750만 가구 이상이 1~2인 가구인 셈이다.

 

결혼을 하지 않고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고, 이혼하는 부부도 늘고 있으며, 배우자와 사별한 뒤 자녀들과 사는 대신 홀로 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1~2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질 때가 있다. 먼저 1~2인 가구 급증으로 이들을 위한 소형 주택 부족난이 심각하다는 내용이고, 또 하나는 원룸, 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급증했다는 내용이다.

 

모순되는 이야기라 한쪽이 참이라면 다른 한쪽은 거짓일 텐데 과연 어느 쪽이 맞는 이야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맞는 이야기다. 특히 오피스텔은 주로 업무용 또는 세컨드 하우스로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주거용으로는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원룸 주택이나 오피스텔은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다 보니 업무시설이 밀집되어 있거나 상업 지역, 대학가 등 꼭 필요한 곳뿐 아니라 땅값이 저렴한 주택가에도 많이 지어졌다. 1~2인 가구의 수요를 예상하고, 은퇴한 이들이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신축하는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필요로 하는 주거지는 주택가가 아니라 업무 지역이나 상업 지역 혹은 대학가나 역세권이다. 이런 지역들은 한정되어 있고 그 지역 땅에 지을 수 있는 건물도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항상 수요가 넘쳐나는 지역은 공급이 부족하지만 반면 수요가 적은 주택가는 공급 과잉이 되었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보면 1~2인 가구의 주택난 부족이 심각하다는 말도 맞고, 원룸과 오피스텔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말도 맞다. 현재 1~2인 가구 750만 가운데 150~60만 가구 정도만 공급이 충족되었다고 보면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재개발로 인한 시세차익이 가능한 개발 후보지가 아닌 주택가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즉 임대수익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업무 지역이나 상업 지역, 대학가, 대로변과 지하철역 인근이 아니라면 투자하지 마라.

 

우리가 투자해야 할 곳은 종로, 중구 일대, 여의도, 마포, 용산, 강남 등이다. 여의도와 마포는 금융가 수요와 대학가 수요가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마포는 지하철 5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데다 광화문, 시청, 여의도, 용산 등 업무 지역과 가깝고 주변에 대학교가 몰려 있다.

 

강남은 업무 시설은 물론 다양한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전통적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풍부한 곳이다. 구체적으로는 강남역~삼성역으로 이어지는 테헤란로에 오피스텔이 집중되어 있으며, 대치동과 역삼동은 2~3억 원 정도로 투자가 가능한 소형 오피스텔이 많다. 이 지역들은 주거용보다 업무용으로 오피스텔을 이용하기 때문에 임차 수요가 더 풍부하다.

 

이런 입지의 오피스텔이라면, 또 지하철역이 연장되거나 새로 들어서서 환승역이 된다거나 인근에 공원이 조성된다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 외 지역은 오피스텔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임차인의 이동이 잦아서 관리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는 점도 오피스텔 투자를 머뭇거리게 한다. 그러나 비교적 초기 투자 비용이 적은 점은 오피스텔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자, 이제 어떤 점을 고려해 오피스텔을 선택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 세대 수와 편의 시설 |

 

전체 200세대 이상이어야 좋다. 1층과 2층에 편의점 및 병원, 약국 등 편의 시설이 입점해 있으면 임대 회전율이 좋을 뿐 아니라 관리비도 저렴하다.

 

| 관리비와 주차 요금 |

 

평당 관리비와 주차 요금도 임차인이 임차를 결정할 때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주거용인 경우 세입자들은 가구와 가전제품이 구비된 풀 옵션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오피스텔에 투자한다.

 

|  전용률 |

 

전용률이란 분양 평수에 대한 실평수 비율이다. 분양 평형 10평형에 전용률 60%라면 실평수는 6평이다. 통상 아파트는 80%, 주상복합아파트는 70% 정도이고 오피스텔은 이보다 적다. 하지만 60%이상은 되어야 한다. 공급면적이 아니라 전용면적을 확인해야 평형만 가지고 분양가를 비교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된다. 참고로 오피스텔은 중형 이상이면 선호도가 크게 떨어져 임차인 확보가 쉽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

 

| 절세 효과 |

 

임대 수익만큼 중요한 것이 절세다.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모든 부동산 투자에서 절세는 수익만큼 중요하다. 투자 금액이 높아질수록 절세는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자산가들은 수익률이 얼마인가보다 세금을 얼마나 아낄 수 있는가에 관심이 많다. 투자수익보다 세금이 더 많을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주택법이 바뀌어 오피스텔은 준주택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업무용 시설이고,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만 주택으로 간주된다. 업무용으로 사용하느냐 주거용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과세 기준이 크게 달라진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건물가액의 10%를 부가세로 납부해야 하는데, 일반 과세자로 사업자등록증을 받으면 10년간 사업자등록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주거용보다는 재산세가 높지만 이처럼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고 양도소득세도 절세할 수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라면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세 등 주택과 동일한 세금을 부과한다.

 

1가구 2주택도 적용된다. 주거용과 업무용을 구분하는 기준은 매도 시점의 전입신고 여부, 침대나 개수대 사용 여부 등이다. 한편 실제로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오피스텔이라도 주택임대사업자등록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하라. 오피스텔은 기본적으로 법률상 업무용 시설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행 청약 제도에서는 직접 거주하거나 세를 놓을 경우에도 업무 시설로 분류된다. 그래서 여러 채를 소유해도 DTI 규제나 재당첨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 오피스텔 투자의 이점이다.

 

tip 편의점은 강북이다

 

세대 수가 비슷한 지역의 강남과 강북에서 편의점을 하겠다면 어디서 할 것인가? 편의점은 똑같은 물건을 파는 곳이고 적은 금액으로 물건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월 임차료가 저렴한 강북이 유리하다. 강남에서 한 달에 300만 원의 월세를 내면서 편의점을 하기보다는 100만 원의 월세를 주는 강북에서 편의점을 하는 것이 더 알차고 실속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강남에서는 고가의 상품을 파는 브랜드 매장이 유리하지만 편의점은 강북에 비해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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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보다 아파트가 먼저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 중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을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피스텔보다 아파트 투자가 더 좋은 까닭은, 아파트는 오피스텔보다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공사 기간, 용적률, 고도제한 등 오피스텔에 비해 규제가 많다. 반면 오피스텔은 상업 용지에 허가만 받으면 고도에 관계없이 높이 올릴 수 있다. 그래서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 건축업자들이 앞다투어 오피스텔을 지었다가 경기가 꺾이면 과잉 공급으로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반복한다.

 

따라서 공급이 자유로운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에 먼저 투자하라. 특히 인구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 있다. 강남이나 동부이촌동의 아파트가 좋은 예다. 이런 지역의 아파트가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고가로 거래되는 것은 공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을 통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공급이 불가능하다. 아파트에 투자할 때는 도시 중심부에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중심부 투자 이론에 가장 적합한 곳이 강남이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중심부에 있는 부동산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교통과 의료시설이 잘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국의 경제력 비중 추이'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30년까지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높을 전망이지만 2030년을 정점으로 2040년에는 2% 하락하고 2050년에는 1.7%로 하락하여 이후 세계 평균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빠른 고령화에 있다.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은 현재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 118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 OECD 국가 평균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2025년부터 비슷해지면서 그 후에는 OECD 평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노년인구 증가 폭이 크다는 뜻인데, 이렇게 늘어난 노년인구가 어느 곳에 살기를 선호할까?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신도시도 갈수록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데 비해 분당, 일산, 평촌, 중동 등 1기 신도시들은 주목할 만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이미 초고령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도쿄나 오사카 등 도심은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반해 도쿄 주변 신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다. 대부분의 편의 시설이 도심에 있고 가까운 친지들도 도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그들은 도심에서 살기를 원한다.

투자하기 좋은 아파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도심 아파트 |

 

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면 도심을 떠나 전원에서 생활하고 싶어 하지만, 마음속으로 살고 싶어 하는 곳과 몸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다르다. 그래서 강남 등 도심은 앞으로도 인기가 높을 것이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것이다. 여유가 있다면 도심 지역 아파트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좋다.

 

| 역세권 아파트 |

 

역세권 아파트 가운데 저평가된 아파트를 발견한다면 주저 없이 투자해야 한다. 장래 역세권에 편입될 지역도 좋은 투자처다. 지하철 확장이 예상되는 곳이 주목받는 지역이다.

 

| 소형 아파트 |

 

소형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중대형에 비해 소요 자금이 적고, 아파트 가격의 변동 폭이 작아 실속이 있다는 것이다. 혹 변동 폭이 크다 해도 중대형 아파트 가격 변동 주기와 반대다. 즉 중대형 아파트 가격 하락 시에는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 미분양 아파트 |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로열층이나 브랜드 파워가 있는 유망 건설사의 아파트라면 현장답사를 통해 진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을 수 있다. 입주가 임박한 미분양 아파트로 인해 건설업체들이 자금상 애로를 겪고 있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정부도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잘만 고른다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 관리비가 싼 아파트 |

 

재개발 아파트나 재건축 아파트는 제한된 대지 위애서 일정한 경제성을 달성해야 하므로 대개 개별난방식으로 시공한다. 그래서 관리비가 비싸다. 서울의 강남, 서초를 비롯해 수도권의 분당, 일산, 안양, 부천 등 지역난방을 설치한 곳이 유리하다. 무인경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아파트의 관리비가 싸다. 보안도 훨씬 잘 된다. 오래된 아파트는 무인경비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없고 수선충당금도 많아 유지관리비가 비싸다.

 

| 그린벨트 해제지역 |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그곳에 아파트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면 국민에게 값싼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신호다. 주민의 재산권 행사가 거의 불가능했던 그린벨트 지역은 자연환경이 보존되어 있고, 그만큼 쾌적한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과천, 하남 등 입지가 뛰어난 곳도 많다. 충분히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린벨트가 해제된다는 것은 자연녹지가 제1종과 제2종의 주거지역으로 변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은 주택의 경우 4층까지 증축과 개축이 가능하고, 용적률은 150%다. 도심 주변의 그린벨트 지역은 투자가치가 높고, 소규모 전원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건축하는 데 유리하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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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장수 효과

 

한국인들만큼 '내 집'에 대한 소망이 큰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갓 결혼한 20~30대 젊은층에게 재테크로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집을 사겠다고 한다. 생활비 아껴가며 매달 꼬박꼬박 적금을 붓는 것도 대개 집을 사기 위해서다. 요즘에는 젊은 새댁들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 쉽지 않은 경매에 도전하는 아이 엄마들도 꽤 많다. 이는 물론 집을 사기 위해서다. 결혼하자마자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것도 내 집 마련이요, 30~40대가 재테크 수단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도 내 집 마련이요, 50~60대가 자녀들에게 물려주려고 하는 유산으로 첫 손가락에 꼽는 것도 내가 마련한 집이다. 심지어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도 내 집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내 집 마련에 일생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주택(아파트)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로 주택(아파트)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고령화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걸 의미한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남자가 78세, 여자는 무려 84세에 달한다. 한편 대가족제도로 대표되던 가족문화도 핵가족화된지 오래다. 젊은층의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추세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고령화와 장수 효과는 새로운 주택 수요로 이어진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을 늦게 하는 만혼 현상과 굳이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는 젊은이들, 그리고 이혼율 증가에 따른 소위 돌싱의 증가는 주택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그래서 서울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1인 가구들이 선호하는 작은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발 빠른 부동산 고수들은 이미 상당한 물량의 주택을 공급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이 103%라는 통계에 흔들리지 마라. 앞서 언급해두었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투자 지역은 지방과 시골이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서울과 광역시에는 여전히 주택이 부족하고 앞으로도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집은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물론 과거처럼 집값이 급등하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적어도 물가상승률만큼은 오를 것이므로 장기적으로도 손해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나는 상담차 찾아오는 고객에게 투자의 첫 번째는 언제나 내 집 마련이라고 조언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가장 안정적인 자산은 집이기 때문이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집이 없는 사람의 경제적 안정성은 비교할 수 없다. 또한 가족이 살아가는 보금자리로서 집이 주는 심리적 안도감 또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서울과 광역시의 새로운 주택 수요

 

요 몇 년 사이 집값 상승보다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지는 것을 본 독자들 중 집값의 거품이 빠져 언젠가는 폭락할 것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구매보다 전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항변을 할 수 있겠다. 충분히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전셋값 폭등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경제 상황과 정부 정책, 그리고 저금리 시대를 맞이 한 사람들의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 현상이라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매보다는 전세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전세가 대세를 이루던 임대 시장에 월세로의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세세한 움직임에도 민감한 안테나를 세워야 하겠지만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자 하는 사람에게 더 중요한 것은 큰 흐름이다. 전셋값이 폭등하거나 월세로의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는 것 모두 근본적으로 수요가 늘었다는 신호임을 주지하자. 집값은 이미 오를대로 올랐다는 생각에 막차를 타지 않겠다는 수요자 심리와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자 감소로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 심리가 주택 구매보다는 전세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참고로 1%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되자 투자자들이 은행과 보험쪽보다 수익률이 높은 월세형 부동산으로 몰린 것이야말로 임대시장이 월세로 전환되는 가장 큰 이유다. 여하튼, 앞으로 20여 년은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55년생부터 63년생까지의 베이비붐 세대가 우리나라 인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현재 나이는 53세에서 60세로 우리 사회를 주도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대로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남자 78세, 여자 84세임을 감안하면 최소한 20년은 충분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부모의 집을 물려받으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있다면 그것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갓 결혼한 젊은 후배가 전세를 살면서 고급 승용차를 구입했기에 먼저 집을 사야 하지 않겠냐는 조언을 했더니, 양가 부모가 가진 집이 곧 자신들에게 올 터인데 내가 왜 집을 사야 하냐는 물음이 돌아왔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의료기술이 발달해 너희 부모가 적어도 90세까지 살 것이고, 너와 네 아내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원치 않듯이 너의 부모들도 너와 함께 사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니 부모의 집을 네가 물려받으려면 네 나이 60이 넘을 텐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그는 화들짝 놀라며 생각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부모들의 생각도 많이 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집을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자식 교육에 쏟아붓느라 노후 대비를 못한 부모 세대에게 남은 유일한 자산인 집은 그들의 노후를 책임질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이처럼 노후 자산가치로서도 활용가치가 높은 집은 당분간 가격 하락을 우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전원주택의 꿈과 현실

 

집은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지만 서울이나 대도시가 아닌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여기 이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증권업에 종사하는 Y씨는 은퇴 후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오랜 꿈을 위해 경기도 양평에 전원주택 부지를 구입했다. 그리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남은 인생을 지낼 집이라 자재도 고급으로 하고 인테리어도 신경 쓰다 보니 건축비는 처음 예상했던 1억 원을 훌쩍 넘어 3억 원이나 들었다. 멋진 이층집을 지어놓고 바라보니 흐뭇하긴 했지만 토지 구입비와 건축비를 합해 5억 원이 넘는 돈이 들었다.

 

마침내 은퇴를 하고 아내와 함께 새집으로 이사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공기 맑고 경치 좋고 가끔 친척들 친구들 불러다 아파트에서는 꿈도 못 꿀 바비큐 파티도 하고 텃밭에 푸성귀도 심어 먹고 꽃 가꾸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게 서너 해가 꿈처럼 지나갔다. 이제 바비큐 파티도 텃밭 가꾸기도 심드렁해졌다. 평생 살 작정으로 서울을 떠나왔지만 살다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여름이면 풀을 뽑아줘야 하고 겨울이면 눈을 치워야 하는 데다 큰 병원이라도 가려면 서울까지 가야 하는 불편이 따라왔다.

 

전처럼 친구를 만나 가볍게 술 한잔하는 것도 큰맘 먹고 계획해야만 가능했다. 시집 장가 보낸 자녀들도 멀어서인지 전처럼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 전원생활에 서서히 권태가 찾아오고, 아내는 아내대로 집관리가 만만치 않고 장보기도 힘들어 아파트에서 살 때가 좋았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다시 서울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하고 부동산에 집을 내놓았다. 5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었으니 최소 6억 원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매매가는 6억 원으로 책정했다.

 

그런데 팔리지가 않는다. 아예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부동산에서는 매매가를 낮추어서 내놓으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 집 짓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데 손해 보고 팔 수는 없지. 주변 경관 좋고 자재 튼튼하고 인테리어 멋진데.... 언젠가 이 집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나타날 거야'라며 내릴 생각이 없다. 그런데 그의 집은 전원주택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격대와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경기도 양평이 수도권과 가깝고 공기도 좋아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은 알지만 6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주고 거주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걸 Y씨는 알지 못했다.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격은 그의 집보다 훨씬 싸게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좋은 집이라서 언젠가는 팔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집이 팔릴 날만 기다렸다. 그렇게 그의 잘못된 선택은 유일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하염없이 사그라드는 것을 견뎌야 했다.

 

평생 실거주 목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환금성을 보장받으려면 가장 많은 사람이 원하는 집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Y씨의 사례는 주변 환경과 부동산 시장을 간과한 것이 두고두고 어려움을 겪게 된 경우다.

 

환금성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체크리스트

 

부동산 투자의 초보자일수록 집을 사면 한 곳에서 죽을 때까지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자 마인드가 생기면 대개 5~10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하면서 돈을 불려나간다. 그러므로 첫 번째 투자인 내 집이라고 해도 환금성이 좋은 집에 투자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환금성이 좋은 주택은 아파트다. 그래서 여기서는 첫 투자인 내 집 마련 투자 전략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아파트만을 '콕 찝어' 설명하겠다.

 

최근에는 누구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으로 무장하고 장기적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좋은 아파트를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만 있을 뿐 고려사항의 우선 순위를 모르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기본적으로 고려할 공통적인 사항으로는 해당 아파트의 매매가가 최소한 그 지역 평균 상승률 이상 오를 수 있는 단지인가를 봐야 한다. 지역 평균이 5% 상승했다면 해당 아파트도 5%이상 올랐어야 한다.

 

다음은 아파트를 고를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할 주요사항이다.

 

| 대표 평형 |

 

대표 평형 아파트란 그 지역 랜드마크 단지의 가장 많은 평수 아파트를 말하는 것으로, 총가격이 높은 아파트라기보다는 평당 가격이 높은 아파트를 말한다. 그래서 인기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소형보다 중대형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런 단지의 대표 평형 아파트를 사면 환금성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 미래 가치 |

 

'차이'가 있는 지역, 남들에게는 없는 장점을 지닌 지역에 미래가치가 있다. 이를테면 향후 역세권이 될 지역, 공원이 들어서거나 경관 조망권이 생기는 곳 등 환경이 변해 반사이익이 생길 수 있는 지역의 아파트다. 이런 곳의 아파트라면 투자를 적극 고려해보라.

 

| 동과 호수 |

 

같은 평형이라도 상한가 아파트를 구입해야 한다. 즉 가격이 더 비싸도 좋은 동, 좋은 층을 선택하라. 가격이 상승할 때와 하락할 때도 비인기동, 비로열층에 비해 덜 변동하고, 침체기에 아파트를 팔 일이 생겼을 때도 가장 쉽게 처분할 수 있다. 특히 1층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엘리베이터 입구라서 소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앞에 정원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조망 프리미엄도 없다.

 

| 입지 여건, 단지 규모 |

 

입지와 규모 모두 중요하지만, 두 가지 가운데 최소한 한 가지는 갖춘 단지가 유리하다. 그리고 먼저 고려할 사항은 입지다. 입지 여건은 앞에서 상세히 설명했듯이 역세권, 학군, 편의 시설, 환경 프리미엄 등이다. 구입할 아파트가 20~30대 평형이라면 역세권 여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40평대 이상 중대형이라면 쾌적한 환경, 조망, 학군 등에 무게가 실린다. 역세권은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가 적당하다. 또한 학교 외에 유명 학원도 학군에 포함된다. 그 외 대형 마트, 병원, 문화 시설 등은 많을수록 좋다. 편의 시설은 단지 규모가 크면 자연스럽게 많아지기 때문에 대단지 아파트가 좋다. 편의 시설이 풍부한 강남권이라면 200가구 이상이면 무난하지만 그 외의 지역은 적어도 500가구 이상은 되어야 한다. 수도권의 '나홀로 단지'라면 1000가구 정도는 되어야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200여 가구 한두 개 동으로 이루어진 단지는 단지 내 휴게 시설과 주변 편의 시설 부족으로 생활도 불편하거니와 향후 가격 상승시에도 대단지에 비해 상승 폭이 적다.

 

현대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인구 통계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도 인구는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대단지 아파트를 구입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각종 편의 시설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아야 장사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대형 마트도 생기고 병원도 생기고 찜질방도 생긴다. 만약 도로가 부족하다면 아파트 입주자 회의나 부녀회를 중심으로 도로를 확충해달라고 시위할 수도 있다. 항상 주민들의 요구를 의식해야 하는 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많은 사람이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일을 거절하기 어렵다.

 

| 방향과 조망권 |

 

입지와 규모가 단지를 고르는 기준이라면 단지 내부적 요소로는 방향과 조망권을 살펴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에 비중을 둔다면 조망권보다는 방향을 우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향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맞벌이 부부라면 동향, 아이들이 어린 가정이라면 서향도 장점이 있다. 맞벌이 부부는 아침 일찍 출근하고 해가 진 뒤 퇴근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전면 창을 통해 햇빛을 받으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에 동향이 좋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의 어린 자녀가 있다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오후 늦게까지 햇살이 들어오는 남서향도 장점이 될 수 있다. 한편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아파트라면 방향보다 조망이 우선이다. 강남의 대표 지역인 압구정동, 반포동에서 전면으로 한강을 보기 위해서는 북향이어야 한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지역의 새로 짓는 아파트들도 대부분 방향보다는 조망을 우선해서 설계되고 있다.

 

| 단지 설계와 평면 설계 |

 

단지 설계와 평면 설계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도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또 하나의 기준이다. 단지 설계는 '사생활 보호, 일조, 조망 확보를 위한 동간 거리 > 주차 시설 > 진입로 ' 순으로 체크해야 하고, 그 외에 조경, 녹지율과 동선확보(필로티 구조 도입 등), 안전한 인도 확보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평면 설계를 파악할 때는 전용면적과 안목치수, 베이를 체크해야 한다. 실제 전용면적이 같아도 2000년 5월 이전에 분양한 구평형보다 이후에 분양한 신평형은 평형이 2~3평쯤 작게 표기되고 있다. 안목치수란 벽면 안쪽 사이의 거리를 기준으로 면적을 계산한 것이다. 1998년 이전에는 벽면 중심부를 기준으로 면적을 계산했다. 따라서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1998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보다 안목치수가 적용된 1998년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가 전용면적이 2평 정도 넓다(32평 기준). 여기에 3베이라면 발코니 면적이 2베이보다 2~3평쯤 넓어진다. 즉 안목치수가 적용되지 않은 2베이 32평형 아파트보다 안목치수가 적용된 3베이 32평형의 전용면적이 4평 이상 넓어지는 것이다. 또 다른 고려사항으로는 엘리베이터 설계다. 요즘 아파트는 지하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느냐 아니냐도 매우 중요하다.

 

| 평면 구조 |

 

현관 구조는 소음 차단과 발코니 면적 면에서 복도식보다 계단식이 훨씬 유리하다. 또 방 개수는 20평형대라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3개보다는 2개일 때 활용도가 높다. 방이 3개면 발코니 확장을 해도 방 크기가 작아 가구를 놓으면 활동 공간이 매우 좁아진다. 보조주방과 수납공간도 고려사항이다. 보조주방이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수납공간 부족은 아파트의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인데, 설계에 따라 수납공간에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꼭 확인해야 한다.

 

| 난방 방식 |

 

난방은 제어 방식에 따라 중앙난방과 개별난방으로, 열공급 방식에 따라 지역난방(열병합), 도시가스, 석유로 나뉜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는 '개별난방 > 중앙난방 ' 순으로, '지역난방 > 도시가스 > 기타 연료' 순으로 한다. 중앙난방일 경우 가구별로 난방 제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스토브나 히터 등 따로 난방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중앙난방보다 개별난방이 좋으며, 열공급 면에서는 지역난방이 도시가스보다 15~20% 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 브랜드 |

 

위에서 열거한 모든 조건이 똑같다 해도 브랜드 아파트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은 최소 1000~2000만 원 이상 차이가 생긴다.

 

| 혐오 시설 여부 |

 

시내버스 차고지, 추모공원, 납골당, 쓰레기 처리장 등 혐오 시설로 인식되는 시설 인근의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보다 가격이 낮다. 그러나 혐오 시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주민 편의 시설이 제공되면서 큰 혜택을 보는 아파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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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의 불안정성, 불투명한 경제, '부동산 투자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 등 불안하고 변덕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 시점과 매도 시점을 올바로 잡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동산을 매입하기 좋은 때를 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부동산을 사야 할 때다.

 

| 경기가 불황일 때 |

 

왜 불경기에 부동산을 사야 할까? 바로 좋은 부동산이 싼 가격에 나오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불경기를 나타내는 가장 큰 지표는 경매와 급매 물건이다. 경매와 급매 물건도 나오는 순서가 있다. 먼저 가난한 사람들의 물건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돈이 좀 있는 사람의 건물인데 사업 등의 이유로 현금 유동성이 막힐 때 나온다. 아파트보다는 가격이 싼 연립 주택이나 빌라가 먼저 나오고, 대출을 받아 임대 사업 목적으로 소유했던 다세대나 다가구 주택이 나온다. 또 서울의 강남보다는 경제력이 떨어지는 지방과 수도권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불황기에는 사회의 부가 이전되는 시기다. 구입가보다 싸게 처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생기고, 이런 물건들을 사두었다가 불황이 끝나고 가격이 회복되었을 때 팔아 차익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식으로 부가 이전된다.

 

|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이 계속될 때 |

 

경기가 침체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높은 가격에 매입했던 사람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고 노력한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건설 경기도 활성화되고 그래야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된다. 취등록세 인하,양도세 한시 감면, 중과세 폐지, 전매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 정책이 계속될 때가 부동산 매입의 적기다.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금리가 고정되거나 인하될 때 |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유지하거나 낮춘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부동산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금리가 낮으니 사람들은 갖고 있는 돈을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투자를 하려 하고 은행예금보다 월세수익이나 투자수익이 더 높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된다.

 

|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해질 때 |

 

정부가 금리를 낮추면서 통화량을 늘리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자산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다. IMF 환란 이후 정부가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량을 늘린 것이 1999년 주식 시장 활황으로 이어지고 2001~2003년 부동산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통화량이 증가하면 유동자금도 풍부해진다. 유동자금이란 보통예금이나 1년 미만의 예금 등 바로 인출해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돈을 말한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단기자금도 유동자금에 해당한다. 유동자금이 많다는 것은 투자처로 가지 못하고 묶여 있는 돈이 많다는 뜻이므로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 개발 호재가 발표될 때 |

 

지하철, 도로, 대형 시설 등이 유치되면 주변 부동산 가격은 세 번에 걸쳐 오른다. 발표 시점에 오르고, 착공시 다시 한 번 오르고, 마지막으로 완공시 또 한 번 오르는데, 언제나 완공했을 때 가장 많이 오른다. 입주 시기에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 개발 재원은 있는가, 개발 주체는 누구인가, 개발이 실현될 가능성은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철저히 분석한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하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개발 재원이다. 차입이나 유치, 혹은 국가 예산 등의 확실한 재원을 확인했다면 투자를 결정해도 무방하다.

 

| 새로운 도시가 형성될 때 |

 

유동인구가 많거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많은 지역은 투자수익률이 매우 높다. 강북의 재개발 지역들도 앞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어 인구 유입과 유동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노후, 낙후된 주택 밀집 지역이 1만여 세대의 아파트군으로 바뀌는 곳도 새로운 도시 기능이 생긴 것과 같다. 서울과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는 새로운 도시가 형성될 가능성이 큰 좋은 투자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 가격이 오랫동안 오르지 않고 있을 때 |

 

요즘처럼 전세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적도 없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인데, 이는 향후 주택 가격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직 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멈춤세라면 투자를 고려해도 좋다.

 

보합 기간이 짧으면 그 후 시세가 올라도 조금밖에 오르지 않지만, 보합 기간이 길면 오를 때도 크게 오른다. 이것을 시간의 이익, 혹은 기다린 자의 승리라고도 한다. 오르지 않는다고 기다리다 지쳐서 매도한 부동산을 사게 되면 매도한 사람의 시간도 함께 사는 것인 만큼 어느 순간 가파르게 오를 개연성이 크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오랫동안 풀지 않고 있을 때도 이후 규제가 완화될 때 가격은 크게 오른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이 오래도록 오르지 않을 때가 '매입의 급소'로 투자하기 좋은 때라고 할 수 있다.

 

| 경쟁자가 적을 때 |

 

좋은 부동산을 싸게 사려면 경쟁자가 적은 시점을 노려야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구입을 희망하게 되면, 그 중에는 실제로 꼭 필요한 수요도 있는 반면 비정상적인 수요 심리와 경쟁심으로 인해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수요자들은 어쩔 수 없이 높은 가격을 주고 구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쟁이 심하지 않을 때 먼저 사야 한다. 사람들이 많지 않으면 불안해서 투자를 주저한다. 모든 투자에는 불안이 뒤따른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고수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고수들은 자신이 내린 투자 결정에 대해 어떤 미련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내린 결정은 후회하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판단했다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불안해하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최적의 매도 타이밍

 

사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았다면 이제 팔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아보자

 

| 경기 순환 주기를 따라라 |

 

우리는 부동산을 판단할 때 직전의 시세 기억을 기준으로 삼는 등 대체로 최근의 경험만 중시할 뿐 연속성은 무시한다. 부동산값이 오르면 계속 오르는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하락하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고 경기는 주기적으로 순환한다.

 

부동산 가격은 경기 침체기를 거쳐 회복기를 지난 다음 활황기에서 최고점을 찍는데 이런 사이클은 보통 3년이나 5년, 10년 주기로 순환한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경기가 침체기인지 회복기인지 활황기인지를 알아야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침체기에서 회복기 사이쯤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시기를 매도 타이밍으로 잡으면 좋지 않다. 매도하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 한 번 더 기다려라 |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결정하고 중개소에 물건을 내놓았다. 그런데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커녕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는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났다. 드디어 중개소에서 연락이 왔다.

 

"손님이 한 분 계신데 팔아보시겠습니까? 가격을 조금 조정해주시면 팔릴 것 같은데.... 손님 있을 때 파세요."

 

3개월이 지나서야 산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앞으로도 팔릴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가격을 내려서라도 산다는 사람이 있을 때 얼른 팔자고 생각할 수 있다. 중개사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매도자에게 가격 조정을 은근히 권유한다. 하지만 한 번만 더 기다려보자. 잠재 가치가 있는 부동산이거나 상승할 호재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라면 반드시 가격은 오른다.

 

재개발이나 뉴타운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그 지역에 부동산을 매입한 경우 기다림이 필요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매입한 부동산이 뉴타운 지역에 들어 있다면 다행인데 막상 발표가 나서보니 내가 산 곳이 뉴타운에서 빠져 있다면 낭패다.

 

이런 상황이 오면 보통 사람들은 서둘러 팔려고 한다. 뉴타운 지역으로 확정된 곳은 가격이 오르는 데 내가 투자한 곳의 부동산은 그대로이거나 떨어지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오를 기미가 없다. 3년이 지나도 꿈쩍을 않는다. 이쯤 되면 더 이상 기다릴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바로 그 타이밍, 즉 3년쯤 되는 때가 뉴타운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시점이다. 이때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뉴타운 지정 후 사업인가가 떨어지고 실제 공사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이주가 시작되는데 입주민들이 멀리 가기를 원치 않고 주변에서 머물다가 재입주하려는 경향을 보이므로 뉴타운 주변은 수요자들로 넘쳐나게 된다. 그래서 뉴타운 지정 구역만큼 오르는 게 일반적인데 수요가 많은 다가구 주택들 중 어떤 곳은 더 오르기도 한다. 기다린 만큼 혜택이 돌아오는 것이다. 이런 수혜를 받으려면 그 기간을 견디느냐 못 견디느냐에 달렸다. 기다릴 수 있으려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부담스럽지 않은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면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이를 견디기 어려워지면 나중에 오를 것을 안다고 해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할 때도 있다.

 

| 개발 호재가 있으면 언젠가는 오른다 |

 

부동산은 잠잠하다가 한꺼번에 큰 폭으로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발이 되는 지역은 오르게 되어 있으니 섣불리 팔지 말아야 한다. 안타까운 경우인데, A씨는 개발 지역 부동산을 투자했다가 개발이 지연되어 차일피일 9년 여를 기다렸다. 그런데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매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9년 8개월을 보유했다가 원금만 겨우 건지고 팔았는데 10년째 접어든 개발 사업이 갑자기 진행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조금만 더 참았으면 큰 이익을 보았을 터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익은 다른 사람 몫이 되었다.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을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애초부터 사업 진행이 더디더라도 세를 놓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곳, 소액을 투자해서 오래 보유해도 부담이 덜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게 개발 호재가 있다면 언젠가 수익을 낸다는 믿음을 가지고 충분히 기다린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

 

tip 조바심과 박탈감을 경계하라

 

만약 누군가가 4000만 원을 벌고 있는데 나는 3000만 원을 벌고 있는 경우와, 내가 2000만 원을 버는데 다른 사람이 1000만 원을 벌고 있는 경우를 상정하고 사람들에게 '당신은 어떤 경우를 선택할지' 물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대다수 후자를 택했다. 이런 심리가 부동산 투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다가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는 보도가 나오면 나만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고, 누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섣불리 투자에 뛰어든다. 남들이 버는 만큼 나도 벌어야 직성이 풀리는 심리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투자 환경이 조성되었거나 투자를 해서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다고 생각한다. 이런 집단 심리를 이용해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작게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이다. 이들은 지방의 값싼 토지를 사서 호재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 '적은 돈으로도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선전하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투자했으니 더 늦기 전에 투자하라'고 종용한다. 때로는 "이 정도 투자할 능력이 안 되느냐"며 자존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런 방식은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고 고전적인 수법인데도 여전히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돈에 현혹되기 쉬운 심리 때문이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귀를 쉽게 열지 마라. 그런 쉬운 방법이 있다면 왜 그들이 당신에게까지 기회를 주겠는가? 돈은 때를 기다리며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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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뷰'의 프리미엄

 

커튼을 걷으면 창밖으로 한강이 펼쳐진다. 시야뿐 아니라 가슴까지 탁 트이는 것 같다. 유람선이 흘러가고 작은 배들이 떠 있는 한강은 낮은 낮대로, 화려한 야경이 펼쳐지는 밤은 밤대로 아름답다. 집 안에서 언제나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래서 한강변의 집들은 인기가 높다. 조망권이 좋으니 프리미엄도 붙는다. 호텔 룸이 '오션 뷰'라면 가격이 더 비싸지듯 '한강 뷰'를 가진 집도 가격이 비싸진다.

 

공원이 바로 내려다보여도 좋다. 봄에는 붉고 노란 꽃들이 피고 여름이면 눈부신 신록이 펼쳐진다. 단풍이 드는 가을이나 눈이 내리면 하얗게 변하는 겨울의 공원도 보기 좋다. 대규모 공원이나 녹지가 인접한 아파트는 집 안에서도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책과 운동을 하기에도 좋다. 공원이 가까운 덕분에 웰빙 라이프가 가능해진다. 당연히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요즘은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형성되면서 휴식과 여가 생활, 문화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환경 프리미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근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나 산, 강이 있으면 투자처로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서울은 어떤가? 집 안에서 한강이 보일 뿐만 아니라 한강 공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한강 주변은 투자가치가 아주 높다. 더욱이 한강 르네상스 계획으로 한강변과 접한 지역들의 미래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그동안 까다로운 건축규제로 인해 재건축이 어려웠던 한강변 아파트들이 초고층 재건축이 허용됨으로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강 7대 권역 개발을 주시하라

 

한강 르네상스 계획은 2006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수변문화 공간 조성과 자연성 회복, 접근성 향상, 문화기반 조성, 경관 개선, 수상이용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한 디자인 서울 정책의 핵심 계획이었다. 오 전 시장이 롤모델로 삼은 건 파리 세느강과 런던 템즈강이었다. 오 전 시장 재임 당시 이 사업을 두고 대선을 위한 치적 쌓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팽배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어디에도 한강처럼 도심을 관통하는 큰 강이 없을 정도로 소중한 관광자원이라는 공감대와 빈약한 서울의 관광자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자연 생태계와 상업 시설이 조화된 명소로 한강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은 매력적인 소재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 학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2015년 8월 박원순 서울 시장은 2011년 전면 중단했던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수정 발표했다. 박 시장이 꺼내든 7개 한강 권역 중 핵심인 여의~이촌권역 문화관광지대 개발 프로젝트도 2006년 오 전 시장이 반포~이촌지구에 조성하려 했던 문화복합 시설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다.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다음고 같다.

 

| 한강의 자연성 회복 |

 

* 한강숲, 천변습지 조성을 통해 생물 서식처 확충

*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으로 훼손된 생태축 연결 및 자연하안복원

* 수리적,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천 합류부 등에 생태 거점 조성

* 사람과 환경이 조화될 수 있도록 생태 관찰, 휴식공간 마련

 

| 한강 - 도시 연계 회복 |

 

* 간선도로 및 지천 합류부 지하화 등을 통해 자동차 전용도로, 제방 등으로 단절된 한강의 접근성 개선

* 나들목 개선, 정류장 및 자전거 도로 신, 증설, 수상 교통수단 확충 등을 통해 수변~육상 관광루트 조성

* 주변 도시계획 및 재개발 사업(잠실, 반포, 압구정, 이촌지구 등)과 한강 정비 계획 연계

 

| 관광, 문화활동 확대 |

 

* 안전, 수리적 영향, 환경 문제가 없는 지역에 하천점용 시설 다양화

* 다양한 수상레저, 스포츠 공간 마련, 이색적인 이벤트, 전시개최

* 한강 인근의 대규모 개발부지, 공공시설 등 이전 후 부지 등을 활용하여 공적 문화공간 확대

 

실제로 2007년 한강 르네상스 계획 추진으로 생태공원이 만들어지고 보행로가 정비되는 등 여러 이점이 생기면서 한강변 부동산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가격이 많이 올랐다. 용산 국제금융업무지구와 한남 뉴타운 등 야심차게 추진되었던 사업들이 일부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망원, 합정 지역, 당산,여의도, 동부 이촌, 반포, 압구정, 성수, 구의, 자양 지역이 수혜 지역으로 떠오르면서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들의 중층 재건축 아파트들은 최고 층수 50층 안팎으로 거듭날 수 있는 행정적,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망원, 합정 지역은 2,6호선의 업무지구 라인 전철이 맞물려 있는 곳이면서, 한강변 중 서북권 쪽에서 가장 위치가 좋다. 이미 GS자이에서 개발한 메세나폴리스는 신흥 부자들과 연예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에 힘입어 맞은편에 대우건설에서 투자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곧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지역은 한강변에 위치한 프리미엄에다가 좌측에는 상암동이, 우측에는 용산이 자리하고 있어 더욱 개발 가치가 높다. 게다가 서북권의 제일 큰 골칫거리였던 당인리발전소 정비가 최고의 호재로 변했다. 2016년 9월까지 발전소가 지하로 내려가고 지상에는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최근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만약 이곳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한강이 바로 보이는 것은 물론 공원까지 바라다 보이는 기가 막힌 곳이 될 것이고, 이곳은 서북권의 요충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발표된 7개 권역별로 유망한 곳 중 관심 있는 지역을 선택하여 꾸준히 관찰하고 투자하는 것도 좋겠다. 한강은 앞으로도 서울의 중심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만큼 가치가 큰 곳도 드물다.

 

모두가 사랑하는 공원의 가격 영향력

 

공원의 삭막한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회색 빌딩 대신 초록 나무들이, 검은 아스팔트 대신 붉은 흙이, 자동차 배기가스 대신 꽃과 풀의 냄새가 도시생활에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아이들은 차에 치일 염려 없이 마음껏 뛰어다니며 놀고, 어른들도 꺼릴 것 없이 달리기를 하고 산책을 즐긴다. 학생들의 즐거운 소풍 장소, 생태학습 현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공원은 모두가 사랑하는 장소다. 그래서 공원이 가까우면 집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잠실 올림픽공원 인근이 그렇고 상암 하늘공원 인근이 그렇다. 현재 용산이 각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도 서울숲의 두 배 면적으로 들어설 용산민족공원 때문이다.

 

그렇다. 공원 인근은 이미 너무 비싸다. 그렇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아직 공원이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생길 곳, 그 가운데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곳을 찾아야 한다. 서울에서 그런 곳은 어디일까? 여러 군데가 있지만 그 대표적인 곳이 마포구 연남동이었다.

 

연남동에는 코오롱하늘채아파트가 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인 셈이라 5분에 한 번씩 지나다니는 경의선 전철 때문에 늘 시끄러웠다. 민원도 많았다. 그래서 홍대입구역에서 가깝지만 가격이 쌌다. 그런데 경의선이 복선화된다는 발표가 났다. 철로가 지하로 들어가면서 원래 철로가 있던 자리가 공원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경의선 숲길공원이다. 이는 엄청난 호재였다.

 

집 앞에 공원이 있느냐 없느냐, 공원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는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코오롱하늘채아파트와 같은 시기에 입주한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3단지를 비교해보자. 상암월드컵파크 3단지는 한강과 하늘공원까지 보이는 뛰어난 조망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코오롱하늘채아파트보다 평당 100만 원 이상 가격이 높다.

 

광진구 25평형 아파트의 경우에는 같은 동이라도 1층은 4억 원 정도인데 한강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중간층은 5억 원이 넘는다. 소형 평형이지만 조망권이 1억 원이 넘는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경의선 복선화 발표가 난 후 당연히 코오롱하늘채아파트 가격도 올랐다. 처음에는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 여전히 철길은 있고 밤낮으로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몇 명만 사놓을 뿐 대부분은 이 아파트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경의선 숲길은 명소가 되었고 실개천이 흐르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공원을 갖춘 아파트가 되었다.

 

투자란 미래가치를 보고 시간을 사는 것

 

일찌감치 투자를 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경의선이 복선화되고 숲길공원이 조성된다는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에도, 공사가 진행될 때에도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무리 호재가 있어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선뜻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월요일마다 부동산TV의 <부동산이 보인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아파트 시세 변동에 대해 설명하는 방송을 할 때였다. 곧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인데 주변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고 있었다. 5년 전에 발표된 사항이고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향후 가치가 상승할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통이 될지 불안한 마음 때문이겠지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망설였다. 방송을 통해 사라고 해도 사지 못한 사람들은 시간만 보내다 나중에 후회했다.

 

투자란 미래가치를 보고 시간을 사는 것이다. 현재는 역세권이 아니지만 역세권이 될 지역, 학교나 병원, 상가, 공원이 들어설 지역등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곳을 찾아내 남들보다 먼저 투자해야 한다. 공공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내 자산을 늘려준다. 부동산의 가치를 보는 안목이 있고 투자에 대한 자신감만 있다면 그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특히 녹지공원 인근은 조망권 면에서나 자연 친화적인 환경 면에서나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원을 주목하라.

 

이밖에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곳 중 유망한 공원 지역으로는 서대문구 냉천동 금화시범아파트가 철거되는 곳이 향후 공원으로 바뀔 예정이며 마포구 합정동의 당인리발전소와 용산미군부대, 그리고 추가 뉴타운 재개발 사업지 내에도 새롭게 공원들이 생겨날 예정이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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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대형 호재

 

이제 어떤 곳에 투자해야 할지 대강 감이 잡혔으리라 본다. 역세권에 위치하고 학교가 가까운 부동산이라면 언제든 투자해도 좋다. 또한 병원이 들어설 곳, 대형 마트 등 상가가 가까운 곳도 좋은 투자처다.

 

백화점이나 재래시장,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마트는 전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활이 편리해지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띠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아파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일례로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트럼프월드센텀아파트는 2008년 3월 평균 매매가가 3억 9700만 원이었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이 개장한 2009년 3월에는 4억3500만 원으로 1년 만에 무려 3800만 원이 올랐다. 최근에는 3700만 원이 더 올라 4억 75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백화점 외에도 대규모 복합쇼핑몰이나 대형 복합건물도 주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업계에서 통용되는 공식에 의하면, 연면적 3만 3000m2 이상의 대형 빌딩이 완공되면 상주인구의 1.5배에 이르는 방문객이 생기고, 상주인구의 3배쯤 되는 유동인구가 주변 상가를 이용한다. 이 공식대로라면 강남역 삼성타운 주변의 유동인구는 7만 4000~11만 명(상주 인구 1만 2000~2만 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엄청난 숫자다. 이렇듯 대형 복합건물이나 쇼핑몰이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크게 늘고, 이는 부동산 시장의 큰 호재다. 인근 지역 전체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게다가 유통업체들은 교통, 배후 수요, 미래가치 등을 충분히 따져 검증된 곳에만 대형 사업지를 조성하기 때문에 그런 곳은 최고의 입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잠실 제2롯데월드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인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 지역에 대형 쇼핑 시설이 들어설 경우 주변 부동산 가격을 끌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파급 효과가 크다 보니 각 지자체에서도 대형 쇼핑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단 세수가 늘고, 나아가 타 지역 거주자들까지 찾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형 쇼핑 시설이 들어설 곳 인근에 분양하는 아파트를 노려보자. 단, 대규모 사업일수록 이런저런 일들이 발생해 원활한 사업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투자에 적합한 상가는 따로 있다

 

그렇다면 상가 근처 아파트가 아니라 상가에 직접 투자해보는 것은 어떨까? 상가는 시세차익이 아니라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다. 상가는 상업용지에 허가만 받으면 얼마든지 고층으로 지을 수 있다. 그래서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면 건축업자들이 앞다투어 상가 분양에 나서고,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시점부터는 공급 과잉으로 물량이 넘쳐나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공급이 제한된 곳, 즉 독점적 지위를 가진 곳이라면 미래가치는 충분하다. 상가는 입지에 따라 향후 보유가치나 임대수익에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상권이 활성화된 곳이라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은 물론 상가 자체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높다. 반면 입지가 좋지 않으면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임차인이 자주 바뀌거나 임대료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공실 후 새로운 임차인을 빠르게 확보하지 못하면 관리비 등 기타 부대비용도 수시로 발생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가가 투자하기 좋은 곳일까?

 

사거리 대로변과 상가가 밀집된 이면도로 주변

 

결론부터 말하면 사거리 대로변이 최고다. 지역에는 중심이 되는 큰길이 있고 그 길을 중심으로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몇 개의 중심대로를 점찍은 후 그 대로변의 상가들을 물색해나가라. 그러나 이면도로가 더 좋은 경우도 있다. 보통 이면도로 주변은 대로변보다 투자가치가 떨어지지만, 상가가 밀집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명동이 좋은 예다. 명동의 이면도로변은 음식이나 액세사리 같은 업종이 집약되어 있다. 단, 대로변이든 이면도로이든 건물 앞의 중심 도로가 가파른 경사지라면 투자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경사가 가파른 곳은 사람이든 차든 통행이 힘들고 주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로변은 주간 상권이다. 그래서 은행, 학원, 병원 등이 적합하고, 이면도로변은 야간 상권이라 음식점, 술집, 노래방 등 유흥 시설이나 의류점 등이 적합하다. 상권이 활성화되어 가고 있고 입지 조건에 맞는 업종이 입점해 있는 상가가 좋다. 이제  금방 눈에 보일 것이다.

 

근린상가

 

상가로만 구성되어 있는 근린상가는 갈수록 대형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다. 도심에서는 역세권이나 대로변, 사무실 밀집 지역, 대학가 근린상가가 각광받고 있고, 신도시는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지역의 근린상가가 각광받는다. 물론 개발 계획이 있어 발전 잠재력이 큰 지역의 근린상가일수록 좋다.

 

근린상가는 단지 내 상가보다 초기 수익률이 떨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권이 안정되고 값이 오른다. 용적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로 10층 안팎의 상가들이 수십 개씩 모여 대형 상권을 이루기 때문이다. 단, 상업용지 비율이 높아서 상가가 많다면 상권의 중심지나 대중교통이 오가는 곳 이외에는 상권 형성이 잘 안 되어 빈 상가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상가는 주거지와 다르게 쾌적한 곳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쾌적하다는 것은 녹지 공간이 많다는 뜻이고, 녹지 공간이 많으면 접근성이 좋지 않고 거주하는 세대 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주요 동선에 가로로 길게 뻗어 있는 상가가 좋고, 출근길 상권보다 퇴근길 상권이 더 유리하다.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옆은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보통 임대수익률이 연 6% 이상이면 투자하기에 무난한 근린상가다. 9% 이상이면 우량 상가로 보면 된다.

 

단지 내 상가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할 때는 인근에 대형 할인마트나 백화점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있다면 할인마트나 백화점과 중복되는 업종은 피하고 슈퍼마켓과 같은 생활밀착형을 택해야 한다. 지하층은 슈퍼마켓, 1층은 제과점과 부동산, 2층 이상은 학원, 사무실, 미용실 등이 적합하다. 또한 세대 수에 맞는 적정 규모여야 하고 주민들이 늘 지나다니는 주요 동선에 위치해야 한다.

 

주상복합 상가

 

주상복합 상가는 대부분 도심지나 중심지에 위치한다. 따라서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전용 면적 비율이 근린생활 시설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용률을 꼭 확인해야 한다. 전용률은 실사용면적을 말한다.

 

권리금이 있는 상가

 

권리금이 없는 상가보다는 권리금이 있는 상가를 골라야 한다. 권리금이 있다는 것은 업종의 안정성과 상가의 희소성이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위치가 좋고 장사가 잘된다는 뜻이다. 그래야 임차인의 수익이 고정적인 임차로 안정화되기 때문이다.

 

역세권 상가

 

입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통이다. 그런데 지하철이 개통되면, 호황을 누려왔던 지역 상권이 지하철역 인근 상권에 밀려 오히려 상권이 축소될 수 있다. 또한 9호선 연장이나 신분당선 경전철 예정지처럼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 않는 곳에 투자를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개통에 대한 기대 심리로 너무 비싼 가격으로 상가에 투자하면 안 된다.

 

상가에 투자하는 목적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이다. 그러려면 권리금이 적절히 붙어 있고 동선에 따라 유동인구가 많은 대표 상권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그 지역의 특성과 발전 가능성을 먼저 봐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주변 여건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해당 건물만 보는 우를 범하고 있다.

 

돈을 캐는 현장답사

 

상가 투자로 임대수익뿐 아니라 매매차익까지 노린다면, 시세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싼 물건만 찾아다닌다. 하지만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지역 상권과 수요의 특성이다. 가격은 두 번째다. 100% 마음에 드는 물건은 없다. 80% 정도면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상권과 수요의 특성을 파악하는 방법은 그곳에서 유명한 업종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당동은 떡볶이, 장충동은 족발, 압구정동은 성형외과다. 이미 포화 상태라면 어떤 수요가 더 있는가를 파악한다. 이 때는 반드시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 아무리 부동산 사이트에 들어가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현장을 한 번 가보는 것만 못하다. 직접 보지 않는 한 100건의 인터넷 정보도 소용이 없다. 특히 부동산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는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건의 장점을 강조하느라 약점은 감추기 마련이다.

 

자, 이제 당신은 투자가치가 있어 보이는 상가를 발견했고 현장답사를 나가보기로 했다. 차를 몰고 가봤더니 상가 앞 도로도 널찍하고 주차하기도 나쁘지 않다. 이 물건 마음에 든다. 그러나 놓친 것이 있다. 다른 교통수단으로도 가봐야 하는 것이다. 또한 물건만 볼 게 아니라 그 주위를 두 번 세 번 돌면서 메인 도로가 어디인지도 파악하고 주변도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현장답사는 그저 물건만 구경하는 게 아니다. 차 타고 편하게 한번 갔다 오는 것이 아니라 발품을 열심히 팔아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캐오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힘이 드는가? 그렇게 캐내는 것이 모두 돈이다.

 

현장답사에서도 부동산 초보와 중수, 고수는 확연히 다르다. 초보는 일단 겉모습에 쉽게 현혹되어 단점은 못 보고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일부분밖에는 보지 못한다.

 

중수는 장점만 부풀리는 말에 현혹되지 않고 그 외의 단점이나 주의점을 스스로 살펴보고 여러 차례의 답사를 통해 물건의 현재 가치를 판단한다. 주위를 조사하면서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고 다른 물건에 비해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인지도 파악한다.

 

그렇다면 고수는 어떨까? 고수는 물건을 볼 때 현재의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모습까지 본다. 예를 들면 압구정동에 꽤 괜찮은 물건이 나와 현장답사를 갔다. 1층 전체는 고기집이고, 2층과 3층은 음식점과 카페, 술집, 그 위층은 사무실이다. 건축된 지는 1년 쯤 되었다. 고수의 머릿속에는 미래의 이미지가 빠르게 그려진다.

 

'유동인구도 많고 위치도 좋군. 업종을 바꾸어서 임대를 놓으면 어떨까? 건물이 조금 낡긴 했지만 리모델링을 약간 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깔끔한 이미지로 바뀔 수 있으니까. 2층과 3층도 임대 계약이 끝나면 몇 군데 정리하고 병원 한두 곳 정도는 유치할 수 있겠다. 흠, 그런데 상가가 너무 크군, 쪼개서 임대를 놓으면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겠는 걸.'

 

단수가 높아질수록 이미지는 더욱 구체화되어 선명하고 빠르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물론 현실성 없이 제멋대로 공상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입지, 유동인구, 주변 상권 일대의 시세, 건물 상태, 리모델링 비용 등 다양한 요소들을 토대로 이미지를 그려봐야 한다.

 

부동산은 흐르는 물과 같다. 개발 호재와 정부 정책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가격이 등락을 반복한다. 이렇게 오르내리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알기 위해 현장답사는 필수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떠오른 숙박 시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부는 숙박 시설 건립 조건을 완화해주었지만 서울과 수도권에는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만한 숙박 시설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다. 연희동에 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의정부에서 숙박을 하기도 한다.

 

틈새 상품으로 찜질방까지 부상하고 있는 것도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숙박 시설이 부족해 일어난 현상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호텔이 속속 분양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하면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콘도처럼 객실을 분양받고 객실료에 따른 수익을 배분받는 것이다. 현재 서울, 수원 등에서 분양 중인 비즈니스호텔 가운데는 분양업체가 연 7% 이상의 수익을 3~5년간 보장해주는 곳도 있다.

 

게스트하우스도 상당히 많이 들어서고 있다. 주택을 개조하거나 원룸주택의 용도를 게스트하우스로 바꿔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홍대, 합정, 종로, 명동 등이 유망한데 특히 공항철도가 정차하는 상업지역과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홍대 쪽이 각광받고 있다.

 

나는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한다_ 김순길, 정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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