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의 불안정성, 불투명한 경제, '부동산 투자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 등 불안하고 변덕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 시점과 매도 시점을 올바로 잡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동산을 매입하기 좋은 때를 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부동산을 사야 할 때다.
| 경기가 불황일 때 |
왜 불경기에 부동산을 사야 할까? 바로 좋은 부동산이 싼 가격에 나오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불경기를 나타내는 가장 큰 지표는 경매와 급매 물건이다. 경매와 급매 물건도 나오는 순서가 있다. 먼저 가난한 사람들의 물건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돈이 좀 있는 사람의 건물인데 사업 등의 이유로 현금 유동성이 막힐 때 나온다. 아파트보다는 가격이 싼 연립 주택이나 빌라가 먼저 나오고, 대출을 받아 임대 사업 목적으로 소유했던 다세대나 다가구 주택이 나온다. 또 서울의 강남보다는 경제력이 떨어지는 지방과 수도권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불황기에는 사회의 부가 이전되는 시기다. 구입가보다 싸게 처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생기고, 이런 물건들을 사두었다가 불황이 끝나고 가격이 회복되었을 때 팔아 차익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식으로 부가 이전된다.
|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이 계속될 때 |
경기가 침체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높은 가격에 매입했던 사람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고 노력한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건설 경기도 활성화되고 그래야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된다. 취등록세 인하,양도세 한시 감면, 중과세 폐지, 전매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 정책이 계속될 때가 부동산 매입의 적기다.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금리가 고정되거나 인하될 때 |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유지하거나 낮춘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부동산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금리가 낮으니 사람들은 갖고 있는 돈을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투자를 하려 하고 은행예금보다 월세수익이나 투자수익이 더 높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된다.
|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해질 때 |
정부가 금리를 낮추면서 통화량을 늘리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자산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다. IMF 환란 이후 정부가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량을 늘린 것이 1999년 주식 시장 활황으로 이어지고 2001~2003년 부동산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통화량이 증가하면 유동자금도 풍부해진다. 유동자금이란 보통예금이나 1년 미만의 예금 등 바로 인출해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돈을 말한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단기자금도 유동자금에 해당한다. 유동자금이 많다는 것은 투자처로 가지 못하고 묶여 있는 돈이 많다는 뜻이므로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 개발 호재가 발표될 때 |
지하철, 도로, 대형 시설 등이 유치되면 주변 부동산 가격은 세 번에 걸쳐 오른다. 발표 시점에 오르고, 착공시 다시 한 번 오르고, 마지막으로 완공시 또 한 번 오르는데, 언제나 완공했을 때 가장 많이 오른다. 입주 시기에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 개발 재원은 있는가, 개발 주체는 누구인가, 개발이 실현될 가능성은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철저히 분석한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하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개발 재원이다. 차입이나 유치, 혹은 국가 예산 등의 확실한 재원을 확인했다면 투자를 결정해도 무방하다.
| 새로운 도시가 형성될 때 |
유동인구가 많거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많은 지역은 투자수익률이 매우 높다. 강북의 재개발 지역들도 앞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어 인구 유입과 유동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노후, 낙후된 주택 밀집 지역이 1만여 세대의 아파트군으로 바뀌는 곳도 새로운 도시 기능이 생긴 것과 같다. 서울과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는 새로운 도시가 형성될 가능성이 큰 좋은 투자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 가격이 오랫동안 오르지 않고 있을 때 |
요즘처럼 전세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적도 없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인데, 이는 향후 주택 가격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직 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멈춤세라면 투자를 고려해도 좋다.
보합 기간이 짧으면 그 후 시세가 올라도 조금밖에 오르지 않지만, 보합 기간이 길면 오를 때도 크게 오른다. 이것을 시간의 이익, 혹은 기다린 자의 승리라고도 한다. 오르지 않는다고 기다리다 지쳐서 매도한 부동산을 사게 되면 매도한 사람의 시간도 함께 사는 것인 만큼 어느 순간 가파르게 오를 개연성이 크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오랫동안 풀지 않고 있을 때도 이후 규제가 완화될 때 가격은 크게 오른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이 오래도록 오르지 않을 때가 '매입의 급소'로 투자하기 좋은 때라고 할 수 있다.
| 경쟁자가 적을 때 |
좋은 부동산을 싸게 사려면 경쟁자가 적은 시점을 노려야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구입을 희망하게 되면, 그 중에는 실제로 꼭 필요한 수요도 있는 반면 비정상적인 수요 심리와 경쟁심으로 인해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수요자들은 어쩔 수 없이 높은 가격을 주고 구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쟁이 심하지 않을 때 먼저 사야 한다. 사람들이 많지 않으면 불안해서 투자를 주저한다. 모든 투자에는 불안이 뒤따른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고수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고수들은 자신이 내린 투자 결정에 대해 어떤 미련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내린 결정은 후회하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판단했다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불안해하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최적의 매도 타이밍
사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았다면 이제 팔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아보자
| 경기 순환 주기를 따라라 |
우리는 부동산을 판단할 때 직전의 시세 기억을 기준으로 삼는 등 대체로 최근의 경험만 중시할 뿐 연속성은 무시한다. 부동산값이 오르면 계속 오르는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하락하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고 경기는 주기적으로 순환한다.
부동산 가격은 경기 침체기를 거쳐 회복기를 지난 다음 활황기에서 최고점을 찍는데 이런 사이클은 보통 3년이나 5년, 10년 주기로 순환한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경기가 침체기인지 회복기인지 활황기인지를 알아야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침체기에서 회복기 사이쯤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시기를 매도 타이밍으로 잡으면 좋지 않다. 매도하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 한 번 더 기다려라 |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결정하고 중개소에 물건을 내놓았다. 그런데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커녕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는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났다. 드디어 중개소에서 연락이 왔다.
"손님이 한 분 계신데 팔아보시겠습니까? 가격을 조금 조정해주시면 팔릴 것 같은데.... 손님 있을 때 파세요."
3개월이 지나서야 산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앞으로도 팔릴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가격을 내려서라도 산다는 사람이 있을 때 얼른 팔자고 생각할 수 있다. 중개사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매도자에게 가격 조정을 은근히 권유한다. 하지만 한 번만 더 기다려보자. 잠재 가치가 있는 부동산이거나 상승할 호재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라면 반드시 가격은 오른다.
재개발이나 뉴타운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그 지역에 부동산을 매입한 경우 기다림이 필요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매입한 부동산이 뉴타운 지역에 들어 있다면 다행인데 막상 발표가 나서보니 내가 산 곳이 뉴타운에서 빠져 있다면 낭패다.
이런 상황이 오면 보통 사람들은 서둘러 팔려고 한다. 뉴타운 지역으로 확정된 곳은 가격이 오르는 데 내가 투자한 곳의 부동산은 그대로이거나 떨어지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오를 기미가 없다. 3년이 지나도 꿈쩍을 않는다. 이쯤 되면 더 이상 기다릴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바로 그 타이밍, 즉 3년쯤 되는 때가 뉴타운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시점이다. 이때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뉴타운 지정 후 사업인가가 떨어지고 실제 공사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이주가 시작되는데 입주민들이 멀리 가기를 원치 않고 주변에서 머물다가 재입주하려는 경향을 보이므로 뉴타운 주변은 수요자들로 넘쳐나게 된다. 그래서 뉴타운 지정 구역만큼 오르는 게 일반적인데 수요가 많은 다가구 주택들 중 어떤 곳은 더 오르기도 한다. 기다린 만큼 혜택이 돌아오는 것이다. 이런 수혜를 받으려면 그 기간을 견디느냐 못 견디느냐에 달렸다. 기다릴 수 있으려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부담스럽지 않은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면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이를 견디기 어려워지면 나중에 오를 것을 안다고 해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할 때도 있다.
| 개발 호재가 있으면 언젠가는 오른다 |
부동산은 잠잠하다가 한꺼번에 큰 폭으로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발이 되는 지역은 오르게 되어 있으니 섣불리 팔지 말아야 한다. 안타까운 경우인데, A씨는 개발 지역 부동산을 투자했다가 개발이 지연되어 차일피일 9년 여를 기다렸다. 그런데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매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9년 8개월을 보유했다가 원금만 겨우 건지고 팔았는데 10년째 접어든 개발 사업이 갑자기 진행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조금만 더 참았으면 큰 이익을 보았을 터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익은 다른 사람 몫이 되었다.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을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애초부터 사업 진행이 더디더라도 세를 놓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곳, 소액을 투자해서 오래 보유해도 부담이 덜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게 개발 호재가 있다면 언젠가 수익을 낸다는 믿음을 가지고 충분히 기다린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
tip 조바심과 박탈감을 경계하라
만약 누군가가 4000만 원을 벌고 있는데 나는 3000만 원을 벌고 있는 경우와, 내가 2000만 원을 버는데 다른 사람이 1000만 원을 벌고 있는 경우를 상정하고 사람들에게 '당신은 어떤 경우를 선택할지' 물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대다수 후자를 택했다. 이런 심리가 부동산 투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다가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는 보도가 나오면 나만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고, 누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섣불리 투자에 뛰어든다. 남들이 버는 만큼 나도 벌어야 직성이 풀리는 심리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투자 환경이 조성되었거나 투자를 해서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다고 생각한다. 이런 집단 심리를 이용해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작게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이다. 이들은 지방의 값싼 토지를 사서 호재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 '적은 돈으로도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선전하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투자했으니 더 늦기 전에 투자하라'고 종용한다. 때로는 "이 정도 투자할 능력이 안 되느냐"며 자존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런 방식은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고 고전적인 수법인데도 여전히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돈에 현혹되기 쉬운 심리 때문이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귀를 쉽게 열지 마라. 그런 쉬운 방법이 있다면 왜 그들이 당신에게까지 기회를 주겠는가? 돈은 때를 기다리며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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