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한국인은 노후준비를 위한 가장 좋은 투자 방법으로 부동산을 꼽는다. 재산을 많이 축적한 유명 연예인이 빌딩이나 고가주택 등의 부동산을 샀다는 소식도 드물지 않게 언론에 보도되는데, 이런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그 연예인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주식투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부동산에 대한 한국인의 집착은 유별나다. 한국인은 부동산이 실물자산이기에 안전하며 앞으로 무조건 가치가 오른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고, 주변의 지인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값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믿음을 더욱 굳힌다.
부동산의 수익률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높을까? 한국의 부동산 중에서도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특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그간 얼마나 올랐을까? KB국민은행의 통계를 보면 1999년 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20년 동안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168% 상승했고, 서울의 아파트는 이보다 더 높은 252%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주가는 얼마나 올랐을까? 코스피 지수는 498포인트에서 2,162포인트로 568.5% 상승했고 한국 주식의 대표격인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354%가 올랐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세 배 오를 때 삼성전자의 가치는 34배가 뛴 것이다. 전통 기업인 LG화학, 고려아연, 휴켐스의 주식은 각각 18배, 15배, 20배가 되었다. 또 2003년에 상장한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는 16배, 2011년에 상장한 하나투어는 무려 43배까지 올랐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투자 수익률은 부동산투자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다. 어느 기업에 투자하는가에 따라 원금의 수십 배도 벌 수 있는 것이 주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식이 부동산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은 대체로 인플레이션과 비슷하게 상승하지만 기업이 얻는 수익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주식투자 수익률이 부동산투자 수익률보다 더 높은데 왜 평범한 사람들은 반대의 투자를 선택하는 것일까? 부동산에는 호의적이면서 주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 관념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장기투자와 단기투자의 차이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부동산은 당연히 장기투자 대상이지만 주식투자는 짧은 기간에 사고팔기를 거듭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도 부동산처럼 오래 보유하며 장기투자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경제독립에는 주식투자가 훨씬 더 좋은 방식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기에 부동산 가격을 예측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한국인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큰 문제임을 지적하고 싶다. 이 점은 일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경제독립, 더 나아가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의 부동산 버블과 잃어버린 30년의 고통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1983년부터 8년 가까이 치솟았고, 1991년부터 폭락하며 거품이 꺼졌다. 그때의 충격에서 회복되었다고 하는 지금에도 버블 직전의 최고가의 40%(상업용 부동산의 경우)에 미치지 않는다.
이후 일본의 가계는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을 줄였다. 부동산 자산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 60% 이상이었던 부동산 비중은 2013년 이후 30% 이하로 내려갔다. 그러나 그 뒤에 일본인들이 내린 선택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현금과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60% 수준으로 늘린 것이다. 원금보장에 집착하는 금융문맹이 빚어낸 현상이었다. 이런 경향은 평범한 사람들의 노후파산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불러왔다.
2019년 6월 세계경제포럼이 각국의 은퇴자금과 평균수명을 비교하여 발표한 자료에 보면 은퇴자금 고갈 후 미국 남성은 8.3년을 더 살지만 일본 여성의 경우엔 19.9년을 더 산다고 한다. 돈 없이 20년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미국과 일본은 왜 이런 차이를 보이는 걸까? WEF 일본 근로자들의 은퇴준비 자금이 은행 예금 등의 자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인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평균 70~80%에 달한다고 한다. 과거 일본 가계 자산의 부동산 비중이 최고였던 시기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 삼아, 앞으로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심각한 위협이 닥치고 극심한 고통을 겪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경계하며 심각하게 높은 부동산 비중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비중을 줄인 만큼의 자금은 원금보장형 예금 등 일하지 않는 돈으로 묻어두지 말고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일본과 다르게 갈 수 있다.
수익률 외에도 주식투자에는 부동산투자와 다른 장점이 더 있다. 그중 하나는 매일매일 적은 돈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투자는 목돈을 필요로 하기에 매일 할 수 없음은 물론 담배값이나 커피값을 아낀 푼돈으로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매일 지출을 아껴 마련한 적은 여유자금으로도 조금씩 해나갈 수 있다. 또한 갑자기 돈이 필요해져 현금화하려 할 때도 주식이 훨씬 유리하다. 환금성이 부동산보다 좋다는 뜻이다.
노후를 효과적으로 준비하려면 부동산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부동산 비율이 높아질수록 노후는 더 위험해질 수 있다. 그 대신 돈이 열심히 일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인 주식투자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연령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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