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될 기업의 주인이 되라

 

1996년도로 기억난다. 당시 이강파이낸셜서비스를 창업했던 동료 네 명과 함께 마카오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동료 중 한 명이 큰돈을 벌어 한턱 쏘겠다고 해서 갔던 여행이었다. 그 동료는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돈을 벌었다. 당시 한국이동통신은 외국인 한도에 묶여 있었으므로 국내에서는 1주당 30만 원에 거래되는 주식이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때문에 70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그는 이 가격 차이에 착안했다. 그래서 국내 상장기업이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사게 하고, 그 주식으로 한국이동통신을 50만 원에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을 발행하게 했다. 그 상장기업은 교환사채를 외국투자자에게 비싸게 넘겨 큰 차액을 얻었다. 아마 한국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교환사채 발행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이렇게 큰돈을 벌었으니 그 즐거움을 함께하자고 해서 여행을 갔다.

 

마카오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쉬고 있는데 누군가가 "마카오까지 왔으니 카지노 게임이나 하자"라고 제안했다. 호기롭게 모두 카지노 앞에 도착했고, 여행경비를 부담했던 그 동료가 게임비까지 1천 달러씩이나 챙겨주었다. 그 돈을 들고 모두 기분 좋게 게임장으로 향했다. 나는 블랙잭 베팅이란 걸 했는데 게임의 룰도 잘 모르는 데다 어설픈 베팅으로 가져간 돈의 절반이나 잃었다.

 

오기가 발동했다. '내가 누구인가, 나름대로 투자에는 끼가 있는 사람 아니던가' 하며 평정심을 찾고 주변을 유심히 살펴봤다. 가만히 살피다 보니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베팅만 하면 따는 게 아닌가. 나는 그가 하는 대로 따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몇 번 하다 보니 원금을 회복하고서도 2배나 벌었다. 그 사람은 내가 따라 하는 걸 눈치 챘는지 자리를 옮겼고 나도 이 정도면 됐다 싶어 털고 일어났다. 물론 같이 간 동료들은 다 잃었다. 나는 딴 돈으로 기분 좋게 한턱 쏠 수 있었다.

 

'내가 주식투자를 왜 할까.' 당연히 부자 되기 위해서다. 그럼 '부자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카지노에서 했던 것처럼 돈 잘 버는 사람을 따라 하면 된다. 부자 될 국가, 부자 될 산업, 부자 될 기업과 함께하면 부자가 된다. 망할 국가와 없어질 산업, 쇠퇴할 기업과 함께하면 가난해진다. 그럼 '부자 될 기업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그 회사의 직원이 되는 것이다. 자녀가 구글, 아마존 같은 회사의 직원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희망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어지간해선 쉽지 않다.

 

둘째, 채권자로 함께하는 것이다. 이자도 따박따박 받고 원금도 제때에 회수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부자기업들은 워낙 우량해서 돈 빌릴 필요도 없고, 이자도 얼마 안 될 것이다.

 

셋째, 그 기업의 거래처가 되는 것이다. 부자기업과 거래한다면 같이 잘 나갈 것이고 돈 떼일까 걱정도 안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기업과 사업할 기회를 잡기도 어렵고, 사업을 직접 해야 하니 만만치 않다.

 

넷째, 그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주식을 사면 그 기업의 주인이 된다.

 

네 가지 중에서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은 당연히 부자 될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자가 될 기업의 주인이 되면 정말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단언컨대 그렇다. 실제로 100년 전, 50년 전, 1년 전을 되돌아보면 당시 최고의 부자들은 한결같이 위대한 기업의 주주였다. 록펠러, 카네기 같은 역사적 부자들이 그 중인이다.

 

앞으로 1년 후, 50년 후, 100년 후에도 아마 최고의 부자들은 위대한 기업과 함께하는 주주들일 것이다. 물론 이들은 대주주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지분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나하고는 상관없는 얘기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다. 지분이 적다면 최고의 부자는 못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부자는 가능하다.

 

2008년 말에 애플과 아마존의 주주가 됐다 하자. 1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주주로 있다면 자산이 얼마나 늘었을까. 애플은 517배, 아마존은 136배나 올랐다. 이 정도면 지분이 적다 해도 꽤 괜찮은 것 아닌가. 앞으로 10년, 50년 후에도 또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마찬가지다. 이 질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반복될 것이다. 부자가 되는 가장 현명한 길은 부자가 될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면 좋은 점이 또 있다. 하고 싶은 사업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성격상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는 치밀하게 따진다. 그러나 결정하면 바로 직진이다. 그래서 실제 직접 한 사업들도 많다. 1999년 초에는 중국 ZTE와 합작해서 CDMA 휴대전화 제조회사를 공동 경영했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제주도에서 리조트 사업을 해봤다. 나무가 좋아 조경회사를 만들어 전남 신안 고향 땅에 수천 그루의 백일홍나무를 심기도 했다. 이외에도 직접 손댄 사업들이 몇 개나 더 있다.

 

물론 그때마다 사업을 할 만한 이유는 충분히 있었고 더러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 사업 경험은 나를 차돌같이 단단한 투자자로 만들어준 밑거름이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움도 있다. 그때 하고 싶던 일들을 주식투자를 통해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자기 사업을 직접 하면 경영자만이 느낄 수 있는 보람과 성취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주식투자로 했다면 마음이 좀 더 편했을 테고, 하고 싶은 것을 더욱 많이 더욱 마음껏 했을 것 같다.

 

내 꿈을 대신 실현해줄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에 투자하면 된다. 큰돈이 없어도,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고맙게도 나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이 사업을 해준다. 온라인 유통 사업을 하고 싶어 아마존 주식을 샀다 하자. 세계적인 경영자 제프 베이조스 회장이 나 대신 자면서도 사업 고민을 해주지 않겠는가. 나의 꿈을 이뤄주고 내 재산을 키워주니 주식은 참으로 지혜로운 투자수단이다.

 

중국 사람들은 돈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영악할 정도로 돈 버는 방법을 잘 안다. 그들이 원하는 돈 버는 방법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수후수입, 자면서도 돈을 버는 것이다.

둘째, 피동수입, 남들이 대신 벌어주는 것이다.

셋째, 계통수입, 시스템이 돈을 벌어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 있다면 매일같이 업고 다닐 것 같다. 그 업고 다닐 이가 바로 주식이다. 내가 잘 때도, 놀고 있어도, 신경 안 써도 편안하게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강방천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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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너무 불안하다면 마음이 편할 때까지 비중을 줄여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더 깊게 공부해서 보유 종목에 대한 확신을 더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그릇이 아직 안 된다면 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며 점점 실력을 키워 확신이 있다면 기업의 수를 줄여 나가야 됩니다. 종목 수를 줄여가는 것이 비로소 가치투자를 넘어 진정한 전문 투자자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그 다음은 이제 후회를 줄이는 것이 더 나은 고수로 가는 길입니다. 결국은 확실한 종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백화점식 투자로 많은 종목을 조금 조금씩 담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아직은 초보자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초보자라면 그런 방식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고수가 되기 전까지는 분명 그런 방식의 백화점식 투자가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너무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뉴스를 접했을 때 ① 그 기업이 자신의 투자 종목과 연관이 됐는지 아니면 ② 그 기업이 자신의 보유 종목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미래에 반영할 것인지 잘 파악하지 못한다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기업을 보유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마구잡이식 보유가 아니라 기업에 대한 기본적 분석이나 투자에 임한 좋은 재료는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조금씩 투자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정보와 지식도 하나하나 쌓이고 경험도 쌓이면 실력도 복리로 늘어납니다. 주식투자 수익만 복리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식도 복리로 늘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투자와 공부를 병행하는 일이 따라가기 무척 힘들고, 용어도 헷갈리고, 참 막막합니다. 어떻게 공부해야 될지 막연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방황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어어? 들린다! 이거 뭐지? 내가 이것을 알게 되네?, '어~ 김정환 대표가 하는 강의를 알아들을 수 있을 거 같아! 예전에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갔는데 이제는 쉽게 들려!'라는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유튜브 구독자 한 명은 이러한 댓글을 달았습니다.

 

초창기에 슈퍼개미 김정환이라는 사람이 해운주들을 살펴보자면서 실적 시즌에 해운주들의 밸류에이션을 쭉 풀어주었다. 나는 솔직히 '에이 씨~'하고 넘어갔다. 나중에 [대한해운]이 급등한 다음에 아차, 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그 강의를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그때도 해운주들 중에 [대한해운]을 좋게 분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습니다. 제일 좋게 얘기했었습니다. 실적이 워낙 안정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주가가 가치에 맞게 급등하고 나서야 후회하는 그분은 댓글 마무리를 이렇게 했습니다.

 

아, 그때 좀 더 집중해서 강의를 들었더라면... 김정환은 정말 미리 봤구나!

 

사실 제가 미리 본 것이 아니라 실적 데이터에 있는 것을 그냥 그대로 설명해주었던 것입니다.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기업이 제 가치를 받게 된 것이고요. 해운주 외에도 섹터별로 수없이 많은 기업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데이터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많이 분석을 했는데 그런 기업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3~4개월 후에 신고가(역사사 최고 가격)를 경신하는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수십만 명입니다. 각 강의의 조회수 모두 수십만 회가 나왔습니다. 그중 몇 분이나 스스로 직접 체크해보고 실제 투자에 임했을까요?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몇 개월 후 실제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댓글 중 상당수가 후회의 글이었으니까요. 물론 기업은 스스로 분석해서 찾아야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 됩니다. 저는 미리 경험한, 그리고 조금 더 많이 알고 있는 선배로서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투자하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 해서, 제 말만 듣고 무작정 사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제 말만 듣고 사거나, 제 말만 듣고 판다면 여러분의 실력은 언제까지나 멈추어 있을 뿐입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보유한 종목에 대한 확신을 스스로 갖게 되는 단계까지 부지런히 성장해야 합니다.

 

투자 공부는 금액에 상관없이 간절함에 비례합니다. 100만 원이든 10억이든 다 소중한 내 돈입니다. 쉽게 생각하지 말고 간절함을 갖고 분석과 공부를 통해 매수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내일이 기다려지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내일이 불안하고 후회로 가득하고 스트레스 받는 투자가 아니라 내일이 기다려지는 투자, 미래가 기대되는 투자 말입니다. 자신이 분석하고 공부한 내용이 기업들에 반영되었을 때 그 뿌듯함과 희열을 느끼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항상 후회하지 않는 투자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슈퍼개미 김정환에게 배우는 나의 첫 투자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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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다가서고 흥분할 때 냉정하라

 

"주식을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돼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 대답은 명확하다. "공포에 다가서고 흥분할 때 냉정하세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전투자로 다지고 또 다져진 내 경험이 해주는 말이다. 나만큼 주식투자로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1992년 자본시장 자유화, 1997년 IMF 외환위기, 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위기까지 현장의 한가운데 있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수도 없이 오갔다. 공간적으로도 미국, 중국, 유럽, 동아시아 등 투자를 안 해본 나라가 없다.

 

그 오랜 경험 끝에 얻어진 값진 깨달음이 있다. 바로 '위대한 기업이라면 끝까지 함께하라'라는 신념이다. 이 신념은 깨지지 않는 차돌처럼 강하다. 그리고 이제는 언제 과감해야 하고 언제 신중해야 할지 알 것 같다. 흥분과 공포를 이길 수 있는 겸손과 용기가 중요하다. 오랜 경험이 나에게 선사해준 고마운 선물이다. 이 선물을 독자들도 나누어 가졌으면 한다.

 

사실, 주식 매매 시점과 관련해서 피터 린치의 '칵테일파티 이론'만큼 와 닿는 얘기도 없는 것 같다. 칵테일파티 이론은 주식시장에 진정으로 다가설 때와 떠날 때에 대한 얘기다.

 

피터 린치의 칵테일파티 이론은 다음과 같다. 극심한 시장침체기는 1단계로, 칵테일파티에서 내가 펀드매니저라고 소개해도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화제를 스포츠, 선거, 날씨 등으로 바꾼다. 이러한 1단계에서는 주식을 꼭 사야 한다.

 

2단계는 주식시장이 좀 올랐을 때로, 사람들은 내가 펀드매니저라는 걸 알고 머뭇거리다가 "주식은 위험해요" 라면서 치과 의사에게로 간다. 여전히 주식을 사도 좋은 때다.

 

3단계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둘 만큼 주식시장이 올랐을 때다. 이때는 다들 펀드매니저 주위에 둘러서서 주식 이야기를 경청한다. 당연히 치과 의사도 와서 같이 듣는다. 이때부터는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

 

4단계는 시장이 흥분했을 때로, 사람들이 펀드매니저인 나에게 자기 종목을 얘기하면서 사라고 추천까지 한다. 이렇게 흥분했을 때가 적절한 매도 시점일 것이다. 그런데 흥분의 국면 말고도 주식을 팔아야 할 때가 있다. 다음의 네 가지 경우다.

 

첫째, 대체재가 등장할 때다. 달리 말하면 새로운 혁신의 등장인데 기존 산업을 송두리째 사라지게 할 만큼 위협적이다. 과거 이동통신이 출현했을 때 투자자는 이를 목격하자마자 유선통신회사를 팔았어야 했다. 넷플릭스는 비디오방을 없앴고 이제 극장의 존재마저 위협하고 있다. 테슬라 같은 전기차의 등장 또한 대단히 위협적이다. 대체재의 등장은 기존 산업의 주주들을 벌벌 떨게 할 것이다. 그 산업을 송두리째 없앨 혁신의 싹이 돋아날 때 과감히 팔아야 한다.

 

둘째, 경쟁자가 등장할 때다. 수요가 는다 해도 경쟁자가 더 많아진다면 팔아라.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7~2008년에는 눈만 뜨면 서남해안에 조선소가 만들어졌다. 준공된 지 2년이 채 못 돼 문을 닫는 조선소들도 나왔다. 경쟁구도가 심화된다는 건 그만큼 무서운 일이다. 과도한 경쟁의 끝은 처참하다.

 

셋째, 잠재적 수요의 끝단이 보일 때다. 살 만큼 샀으면 더 살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시장 침투력이 고갈된 때가 바로 주식을 팔 시점이다. 1989년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살 때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정했다. '그 비싼 휴대전화를 내가 살 수 있다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살 것이다. 그러니 그때를 잠재수요의 임계점으로 보겠다.' 이 판단으로 나는 1995년 휴대전화는 사고 한국이동통신 주식은 팔았다.

 

넷째, 투자한 기업의 키값이 변할 때다. 투자할 때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키값)에 변화가 생기면 주식을 팔아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을 살 때 지역적 확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는데 확장이 불가능해졌다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값이 변했기 때문에 주식을 팔 수 있다.

 

다섯째, 다른 투자 대안이 생길 때다. 내가 갖고 있는 주식보다 더 좋은 기업을 만나면 팔 수 있을 것이다.

 

주식을 팔아야 하는 여러 사례를 들었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은 쉽게 일등 자리를 내놓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기업과 좋은 펀드에 투자했다면 흔들리지 말고 오래 투자하길 바란다. 오랫동안 투자자들을 지켜본 결과, 매매를 잘 못해서 실패한 경우보다는 좋은 기업과 빨리 헤어지고 나쁜 기업과는 오래 함께해서 실패한 경우가 많다. 위대한 기업과 좋은 펀드에 오래 투자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강방천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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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기업은 불황을 즐긴다

 

내가 1989년 주식투자자가 된 이래로 가장 좋아한 기업은 바로 일등기업이다. 일등이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기업의 세계에서 일등기업이 유독 좋은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좋아지기 때문이다. 기업의 시간 속에는 반드시 호황과 불황이 반복하며 존재한다. 불황은 일등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호황이나 불황 중 어느 한쪽만 영원히 존재할 수는 없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불가능하다.

 

사업이 잘된다 싶으면 너도 나도 뛰어든다. 화장품이 잘나간다, 조선업이 떼돈을 번다, 그런 뉴스가 나오면 곧바로 경쟁업체가 들어서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땅 사서 공장 짓고, 가게 확장하고, 직원 스카우트하느라 원가가 늘었는데 경쟁까지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불황이 시작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공급량은 늘었는데 수요가 줄어드니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탄탄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만이 살아남는다. 결국 일등기업은 불황에서 사라진 꼴등기업의 몫을 남김없이 빨아들이고, 호황이 오면 더욱 좋아진다.

 

<표2-1>에서 보듯이 호황일 때는 다 같이 성장한다. 크든 작든 이익을 나눠 가진다. 그러나 시장이 나빠지면 밑에서부터 하나둘씩 사라진다. 비교열위 기업이 사라지면 사라질수록 일등기업은 즐겁다. 그래서 일등기업의 주주는 불황에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불황은 확연하게 일등과 꼴등을 분별해준다. 사실 이런 질서는 우리 삶 속에도 있다. 가령 어려운 시험은 기업의 세계에서 경험하는 불황과 같다. 만약 수능에서 전 과목이 다 어렵게 나왔다 하자. 시험을 치르는 4교시 동안 일등과 꼴등의 점수 차는 계속 벌어질 것이다. 고사장 밖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엄마들은 모르겠지만 학생들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잘 안다. 일등학생은 변별력이 있으니 좋아하지만 꼴등학생은 자포자기할 것이다. 이렇게 일등은 어려울 때 빛을 발한다.

 

그런데 모든 기업들에서 일등기업의 논리가 통하는 것은 아니다. 통신산업, 항공산업 등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퇴출을 막는 산업이 대표적인 경우다. 통신 서비스는 지금 SK텔레콤, KT, LGU+, 3사가 공존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유효경쟁정책'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압도적인 일등이 못 나오게 하는 정책이다. 그래서 설령 불황이 와도 꼴등이 쉽게 망하지 않는다. 항공사나 해운사도 퇴출이 쉽지 않다. 이처럼 시장논리가 잘 작동되지 않는 분야는 굳이 일등 프리미엄을 줄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일등기업은 영원히 존속할지 생각해보자. 당연히 아니다. 지금은 일등이지만 언젠가 일등 자리에서 물러날 기업도 있다. 나는 네 가지 정도의 요인으로 일등기업이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새로운 기술의 탄생이다. 스마트폰 때문에 시장에서 밀려난 노키아나 디지털카메라 때문에 사라진 코닥 같은 기업들이다. 기술의 변화가 더욱 극심할 앞으로는 정말 잘 지켜봐야 한다.

 

둘째, 제도의 변화다. 제도가 바뀌거나 새로운 제도가 생기면 일등이 바뀔 수 있다. 1998년도에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 뮤추얼펀드 설정이 허용된 적이 있다. 미래에셋이 자산운용사들의 선두에 서는 중요한 계기였다.

 

셋째, 소비자의 기호 및 소비층의 변화다. 늘어나는 소비층을 주목해야 한다. 노인인구와 모바일인구, 1인가구 같은 소비층이다. 소비자의 태도나 취향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넷째, M&A다. 신일본제출과 포스코가 철강산업의 선두그룹이었을 때 인도의 미탈스틸이 M&A를 통해 일등에 오른 일이 있었다.

 

이처럼 위대한 기업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늘 바뀐다는 걸 명심하자. 일등기업의 논리와 한계, 그리고 일등기업이 어떻게 뒤바뀔 수 있는지 알아봤다. 그렇다면 일등기업의 조건은 무엇일까. 일등기업이 속한 산업의 속성이나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다를 수 있다.

 

소비재산업에 속한 일등기업이라면 강력한 브랜드 가치가 필요하다. 네트워크 산업이라면 충성도 높은 가입자 수가 중요하다. 기술적 진보가 빠른 IT산업은 원가경쟁력이 관건이다. 이동통신이나 소주처럼 성장이 멈춰버린 시장은 시장점유율이 중요하다. 자원주의 경우에는 양질의 매장량이 일등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이외에도 많을 것이다. 이 탐구의 영역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겠다.

 

어떤 기업이 일등기업인지도 알아봤다. 그렇다면 강방천이 말한 일등기업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삶 속에서 만나는 기업들이다. 지금 일등기업은 10년 전, 20년 전에도 일등기업이었던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등기업 주식을 사라고 하면 "저거 얼마 오르겠어?"라며 고개를 흔든다. 이미 많이 올랐고 앞으로 오르더라도 천천히 적게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등, 삼등 주식에 투자해서 빨리 많은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 우리 곁을 지켜준 일등기업들은 한 번도 상한가를 친 적이 없다. 그러나 상한가를 친 기업들은 거의 사라졌다. "내가 산 주식이 상한가를 쳤다"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종목은 10년 후에 없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일등 자리를 지키는 기업에 관심을 갖고 나의 귀한 돈을 투자하기 바란다.

 

강방천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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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한국인은 노후준비를 위한 가장 좋은 투자 방법으로 부동산을 꼽는다. 재산을 많이 축적한 유명 연예인이 빌딩이나 고가주택 등의 부동산을 샀다는 소식도 드물지 않게 언론에 보도되는데, 이런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그 연예인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주식투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부동산에 대한 한국인의 집착은 유별나다. 한국인은 부동산이 실물자산이기에 안전하며 앞으로 무조건 가치가 오른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고, 주변의 지인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값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믿음을 더욱 굳힌다.

 

부동산의 수익률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높을까? 한국의 부동산 중에서도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특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그간 얼마나 올랐을까? KB국민은행의 통계를 보면 1999년 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20년 동안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168% 상승했고, 서울의 아파트는 이보다 더 높은 252%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주가는 얼마나 올랐을까? 코스피 지수는 498포인트에서 2,162포인트로 568.5% 상승했고 한국 주식의 대표격인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354%가 올랐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세 배 오를 때 삼성전자의 가치는 34배가 뛴 것이다. 전통 기업인 LG화학, 고려아연, 휴켐스의 주식은 각각 18배, 15배, 20배가 되었다. 또 2003년에 상장한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는 16배, 2011년에 상장한 하나투어는 무려 43배까지 올랐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투자 수익률은 부동산투자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다. 어느 기업에 투자하는가에 따라 원금의 수십 배도 벌 수 있는 것이 주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식이 부동산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은 대체로 인플레이션과 비슷하게 상승하지만 기업이 얻는 수익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주식투자 수익률이 부동산투자 수익률보다 더 높은데 왜 평범한 사람들은 반대의 투자를 선택하는 것일까? 부동산에는 호의적이면서 주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 관념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장기투자와 단기투자의 차이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부동산은 당연히 장기투자 대상이지만 주식투자는 짧은 기간에 사고팔기를 거듭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도 부동산처럼 오래 보유하며 장기투자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경제독립에는 주식투자가 훨씬 더 좋은 방식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기에 부동산 가격을 예측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한국인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큰 문제임을 지적하고 싶다. 이 점은 일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경제독립, 더 나아가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의 부동산 버블과 잃어버린 30년의 고통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1983년부터 8년 가까이 치솟았고, 1991년부터 폭락하며 거품이 꺼졌다. 그때의 충격에서 회복되었다고 하는 지금에도 버블 직전의 최고가의 40%(상업용 부동산의 경우)에 미치지 않는다.

 

이후 일본의 가계는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을 줄였다. 부동산 자산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 60% 이상이었던 부동산 비중은 2013년 이후 30% 이하로 내려갔다. 그러나 그 뒤에 일본인들이 내린 선택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현금과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60% 수준으로 늘린 것이다. 원금보장에 집착하는 금융문맹이 빚어낸 현상이었다. 이런 경향은 평범한 사람들의 노후파산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불러왔다.

 

2019년 6월 세계경제포럼이 각국의 은퇴자금과 평균수명을 비교하여 발표한 자료에 보면 은퇴자금 고갈 후 미국 남성은 8.3년을 더 살지만 일본 여성의 경우엔 19.9년을 더 산다고 한다. 돈 없이 20년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미국과 일본은 왜 이런 차이를 보이는 걸까? WEF 일본 근로자들의 은퇴준비 자금이 은행 예금 등의 자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인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평균 70~80%에 달한다고 한다. 과거 일본 가계 자산의 부동산 비중이 최고였던 시기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 삼아, 앞으로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심각한 위협이 닥치고 극심한 고통을 겪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경계하며 심각하게 높은 부동산 비중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비중을 줄인 만큼의 자금은 원금보장형 예금 등 일하지 않는 돈으로 묻어두지 말고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일본과 다르게 갈 수 있다.

 

수익률 외에도 주식투자에는 부동산투자와 다른 장점이 더 있다. 그중 하나는 매일매일 적은 돈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투자는 목돈을 필요로 하기에 매일 할 수 없음은 물론 담배값이나 커피값을 아낀 푼돈으로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매일 지출을 아껴 마련한 적은 여유자금으로도 조금씩 해나갈 수 있다. 또한 갑자기 돈이 필요해져 현금화하려 할 때도 주식이 훨씬 유리하다. 환금성이 부동산보다 좋다는 뜻이다.

 

노후를 효과적으로 준비하려면 부동산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부동산 비율이 높아질수록 노후는 더 위험해질 수 있다. 그 대신 돈이 열심히 일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인 주식투자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연령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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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무역마찰로 한국의 주식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주식시장은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매스컴은 대개 불안감을 더욱 크게 부추긴다. 나 또한 많은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고 실제로 출연도 했다. 그동안 주식시장의 등락을 수없이 경험했음에도 부정적인 뉴스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르는 영향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어떤 산업이나 기업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지 구체적으로 알려 하지 않는 것이다. 주식가격이 10% 하락했다고 가정한다면 이는 시가총액이 10% 감소한 것과 같다. 어떤 기업 주식의 시가총액이 10조 원이라면 10%가 감소했다는 것은 1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뜻과 동일하다. 그런데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피해가 시가총액의 10%나 될까? 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의 선택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식을 팔려고 아우성일 때 오히려 사야 하는 것이 아닐까?

 

20~30년 후의 미래를 보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주가의 단기적 등락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역시 그간 주기적으로 큰 혼란을 겪었고 그때마다 주가는 폭락했지만, 오래지 않아 회복되고 결국 상승하기를 거듭했다.

 

20~30년 후에 팔 주식이라면 단기간의 수익률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시기가 오면 주식을 매수할 좋은 기회라 여기고 여유롭게 생각해야 한다. 펀더멘털이 튼튼한 기업이라면 그 회사의 주식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IMF 당시 한국의 주식들은 상당한 폭으로 떨어졌다. 많은 주주들은 낙담했고, 향후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 무서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들은 팔아치우며 손실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IMF 이후 한국 주식들의 가격은 회복되었고 장기적으로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했다. 단기간의 주가폭락이 두려워 보유 주식을 팔아치운 사람들은 후회해야 했지만, 그때 흔들리지 않고 장기보유한 사람이 큰 수익을 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주식투자는 재테크가 아니다. '테크닉'이 아니란 뜻이다.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모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투자가 매수와 매도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타이밍이라는 것을 한두 번은 맞출 수야 있겠으나 매번 맞추긴 불가능하다. 이것이 투자와 도박의 차이점이다. 타이밍을 맞추려 노력하는 대신 좋은 회사를 찾아 그 주식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열매를 공유하는 것이 주식투자다. 투자 훈련이 되어 있지 않거나 시간이 없을 때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다.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다면 주가가 떨어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회사의 실적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주식시장의 상황과 차트만 쳐다보면서 노심초사하는 것은 좋은 투자습관이 아니다.

 

훌륭한 투자자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일정한 여유자금으로 주식이나 펀드를 꾸준히 매입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은퇴할 때까지 이런 방식으로 착실히 투자해야 한다. 또한 훌륭한 투자자는 누구보다 일찍 주식을 사들이고 누구보다 늦게 파는 사람이다. 그러니 가능한 여유자금을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극히 단순해 보이지만 이는 부자가 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주식시장은 대부분 뉴스에 과잉 반응을 보인다. 안 좋은 소식이 있으면 언론이 불안감을 확대시키고, 이에 따라 사람들의 심리도 한쪽으로 쏠린다. 주식시장은 좋을 때와 나쁠 때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하지만 펀드매니저로 오랫동안 일해온 나는,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의 주식은 결국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좋은 기업의 주식을 흔들림 없이 보유하는 것, 그것이 훌륭한 투자자가 되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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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사가 부자가 될 것인가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주식투자로 상장기업에 자금을 조달해주고 그들이 성장해 고용 창출과 세금 납부가 이뤄지면 경제가 활성화될 거라는 커다란 뜻을 품고 주식투자를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보다는 당장 주가가 올라 차익을 남기는 것에 목적을 두고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과연 주식투자는 어떤 방법,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까요? 알다시피 주식투자 방법론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거나, 차트를 보며 기술적 투자를 하거나, 이벤트 혹은 공시 등을 기대하며 정보 투자를 합니다. 아니면 이 모든 것을 혼합해 투자하기도 하지요. 일반투자가 가장 많은 하는 방식은 그냥 감으로 하는 투자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과거에는 많은 투자 방법 중 어떤 것이 정답인지,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를 놓고 꽤나 고민을 했습니다. 책이나 온라인 주식카페, TV 경제방송에 나오는 전문가의 투자 비법 등 사람들에게 알려진 온갖 투자 방법론과 접근법을 모두 사용해봤지요.

 

기술적 분석에 기초한 모멘텀 투자법, 지금은 쓰지 않는 짝짓기 투자법, 저PER과 저PBR에 기초한 벤저민 그레이엄의 담배꽁초 투자법 그리고 정해진 로직에 따라 기계적으로 종목을 편입하고 매도하는 퀀트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게 돌고 돌아 지금은 다른 투자자를 위해 글을 쓸 정도의 경험을 쌓았는데 위의 투자 방법 중 제게 일정 수준의 경제적 자유를 안겨준 투자법은 없습니다. 많은 수업료와 시행착오를 겪은 뒤 제가 세운 투자 종목 선정 기준은 심플하고 직관적입니다.

 

미래에 부자가 될 회사에 투자한다!

 

너무 간단하다고요? 간단하고 쉽지만 그 효과는 강력합니다. 지금까지 제 자산을 늘려준 종목들은 저 명제에 부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자가 될 회사를 찾는 방법 역시 간단합니다. 이제까지 살펴봤듯 부자가 될 기업인지 알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성장할 산업에 속하는가?

경영자의 지분율이 30% 이상인가?

꾸준한 현금 창출이 가능한 사업모델인가?

 

그중에서도 핵심은 산업의 성장 가능성입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가 아니면 역시나 일반적으로 해당 회사가 속한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성장 정도가 아니라 대호황이거나 호황이 눈앞에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과거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보면 건설, 은행, 인터넷, 조선, 화장품, 반도체 산업 등에서 대호황이란 표현을 썼을 정도로 큰 성장이 일어났습니다. 이들 산업에 속한 회사 중에서 부자 회사가 많이 나왔고 결국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인 회사가 대거 등장했지요.

 

산업을 잘 보아야 부자가 될 회사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사업 내용이 뛰어나도 그 회사가 속한 산업이 불황에 휩싸이면 과거와 현재 시점에는 부자여도 조만간 자산 가치는 내려갈 것입니다.

 

이는 과거 조선주와 화장품주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겁니다. 한때 돈을 잘 벌어 자산가치가 높았던 회사들이 산업이 불황기에 들어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관련주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고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지요.

 

그다음으로 회사를 이끄는 경영자의 생각과 살아온 인생을 보고 지분율도 살핍니다. 여기에다 회사가 꾸준히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인지 사업모델을 점검해봅니다. 한마디로 회사가 계속해서 돈을 잘 벌 것인지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특정 지표에 빠지거나 차트 흐름이 좋아 보이는 주식만 고르는 우를 범하지 않게 됩니다.

 

핵심만 파악하라

 

이해를 돕기 위해 축구에 비유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축구팀 감독이라고 해봅시다. 그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연습장일까요? 선수들이 운동 후 피로를 풀 좋은 시설일까요? 영양가 있는 식사를 만들어줄 요리사일까요? 아니면 높은 연봉이나 두터운 선수층일까요? 물론 이 모든 것이 다 필요합니다. 이런 것은 있어서 나쁠 게 없는 요소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골을 잘 넣는 선수입니다. 감독에게는 골을 잘 넣는 선수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선수의 사생활이나 개인 취미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취미로 게임을 좋아하든 술을 좋아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경기에서 골을 많이 넣어 팀에 승리를 안겨주면 그만이지요.

 

축구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골'이 전부입니다. 여기에 선수의 성격이 좋고, 선후배를 잘 챙기고, 연습 경기장 시설이 좋고, 식사가 잘 나오고, 감독의 연봉이 높고, 선수층이 다른 팀보다 두터우면 더없이 좋겠지요. 그러나 모든 것을 떠나 핵심은 골을 잘 넣는 선수가 있느냐입니다.

 

선수들이 아무리 수비를 잘해 실점하지 않더라도 골을 넣지 못하면 우승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골을 많이 먹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면 우승합니다.

 

그런데 투자자 중에는 엉뚱한 것을 먼저 보고 그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투자자는 선수의 사생활을 문제 삼고 어떤 투자자는 연습 경기장이 숙소와 멀어서 경기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합니다. 또 누군가는 식사가 부실해 선수들이 제대로 뛸 수 없을 것이라고 하고, 선수와 감독의 낮은 연봉이 팀의 의욕을 떨어뜨려 성공하기 힘들 거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것은 좋은 쪽으로 조건을 갖추면 당연히 아주 좋습니다. 그것을 누가 모릅니까. 그러나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한 핵심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속한 영역에서 1등을 하거나 우승하려면 가장 중요한 핵심 명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느냐는 얘기입니다. 그걸 고려하면 우리에게는 골을 많이 넣어줄 선수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관점을 주식 쪽으로 돌리면 핵심은 '내가 투자하려는 회사가 앞으로 지금보다 더 부자가 될 회사인지' 따져보는 것입니다. 주식투자에 존재하는 수많은 투자 방법의 목표도 실은 향후 부자가 될 회사를 찾는 데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어떤 책은 영양가 있는 식단이, 어떤 투자자는 선수의 사생활이, 누군가는 숙소나 연습 시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뿐입니다.

 

부의 이동에 민간해져라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회사의 부가 어디로 향할 것인가'입니다. 예를 들어 그룹사 내에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중 하나를 선택해 투자한다면 무엇을 보겠습니까? 이익률, 사업 내용, 성장성, 그룹 내 위치 등 여러 관점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선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어디에 많이 속해 있는가를 살핍니다. 대주주의 이해관계가 가장 많이 얽혀 있는 곳으로 그룹 전체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유입되리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그룹 총수이자 최대주주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곳, 자신의 돈이 많이 들어간 사업장에 제일 관심을 쏟지 않을까요? 그룹 내 부의 이동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그룹의 최대주주이자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투자하려는 회사가 지주회사냐, 사업회사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 해당 그룹이 커가면서 어느 회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어디에 많은 부가 몰릴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산업을 잘 봐야 부자 회사가 보인다

 

주식투자에서 내가 고른 회사가 앞으로 많은 돈을 번다면 그 회사와 회사에 속한 임직원 그리고 그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들은 행복해집니다.

 

과거에도 부자였고 지금도 부자이며 앞으로도 부자가 될 회사를 찾으십시오!

 

이것이 제가 투자할 회사를 찾는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입니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돈을 벌어 회사를 살찌운다는 뜻이고, 이는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므로 다른 소소한 것에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생각하십시오. 주식에서 많은 생각은 자칫 좋은 투자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합리적 의심은 필요합니다. 내가 좋게 보았더라도 레이 달리오처럼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의심해보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있습니다. 비관적 관점으로 혹시 있을지도 모를 내 생각의 오류를 헷지하는 것이지요.

 

저는 투자 포인트가 실패하거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염두에 두고 보험처럼 추가로 안전장치가 있는 회사를 선택합니다. 그래야 주가 하락을 억제하고 다른 요인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될 회사를 찾되 동시에 비판적인 관점으로 리스크 요인이 없는지 찾아보십시오. 이것은 워런 버핏이 말한 '원금을 지키는 투자', 레이 달리오의 '틀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니라'는 말 그리고 '투자에는 내 가족의 생사가 걸려 있음을 기억하라'는 제 투자관과 맥을 같이 합니다.

 

선물주는산타의 주식투자 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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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 투자 전략

2020. 10. 8. 12:36

매달 일정 금액으로 꾸준히!

 

적립식 투자란 보통 한 달에 한 번 날짜를 지정해서 같은 금액으로 같은 종목을 매수하는 투자 전략을 뜻한다. 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전제조건을 둔 전략이다. 기간은 작게는 1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되기도 한다. 같은 금액으로 꾸준히 매수하면 평균 단가가 시장가보다 낮아지는 시기가 오게 되고, 그때 매도해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같은 금액으로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시장이 상회하는 경우에는 단가는 높지만 사는 주식의 수량은 줄어들고, 시장이 평균보다 하회할 경우에는 낮은 단가로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다.

 

문제는 어떤 주식을 매수하는지가 제일 중요한데, 개별종목으로 매수하면 리스크가 크다. 쉽게 말하면 20년 전에 삼성전자를 적립식 매수 방법으로 꾸준히 투자했다면 수익이 엄청나겠지만, 만약 상장 폐지되는 종목으로 적립식 투자를 했었다면 휴짓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결국, 리스크 회피 관점에서 볼 때, 대표지수 ETF만큼 안전한 주식은 없다. 코스피200 ETF를 꾸준히 매수한다면 ETF안에 200종목이 한꺼번에 상장 폐지되는 상황이 오지 않고서야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위험은 없다. 아래 표를 보면서 적립식 투자자와 일시에 매수한 투자자의 수익률을 비교해보자.

 

10달 동안 매달 100만 원씩 ETF를 매수했다면, 총 1,185주를 평균단가 8,438원에 매수하는 셈이다. 1,000만 원을 가지고 한 번에 투자했다면, 10달뒤 시장이 하락했다가 상승할 경우 겨우 손실을 만회하지만, 적립식으로 했을 경우는 1,850,970원[(10,000원 - 8,438원) x 1,185주]이라는 이익이 발생한다. 물론 저점을 미리 알아서 5월에 6,500원에 대량 매수한다면 수익률이 가장 높지만, 저점을 미리 알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적립식 투자가 하나의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매달 일정 금액으로 꾸준히 투자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적립식 10달 평균가격 : 8,438원 < 일시 매수 단가 : 10000원

 

적립식 투자를 할 때, 수익률이 어느 정도일 때 매도해야 하는지를 물어보는 투자자가 많다. 필자는 적립 기간의 이자 수익률보다 높을 때 매도하고 나오라고 권한다. 만약 통계적으로 높은 고점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나오고 싶다면 코스피 지수를 잘 살펴보자. 뉴스에서 코스피가 최고점을 찍었다고 말할 때가 고점일 확률이 높고, 반대로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이라고 나올 때는 매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시장이 많이 하락한 것 같다고 해서 더 많이 투자하지도 말고, 고점이라고 판단하여 금액을 줄이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시장은 본인의 예측과는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절대로 레버리지나 인버스로 적립하지 말라는 것이다. 복리 효과로 인해 수익률이 생각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원유 ETF처럼 롤오버 위험이 많은 ETF도 지양해야 한다.

 

레버리지 ETF, 인버스 ETF는 적립식 투자 금지!

 

포스트 코로나 주식투자_ 한국경제TV 보도본부 방송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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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의 함정_ 박춘호

2020. 9. 25. 16:47

미래 예상이익을 근거로 최근 이익의 30배의 가격, 심지어 3자리수 배수의 가격을 매기는 것을 경계하라. 2년 후의 예상이익은 불확실하다. 3년 후, 5년 후의 이익은 더욱 불확실하다. 불확실한 이익을 근거로 가격을 매기는 것은 대부분 과장되어 있다.

 

기업의 이익이 실제로 얼마나 빨리 성장할 지 모르는 경우에 보통 애널리스트들은 고성장을 보일 산업과 기업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고성장주라는 명목으로 최근 이익대비 PER이 30~40배의 가격을 매기고, 심지어는 3자리 숫자의 PER을 부여하기도 한다. 3~5년 후의 예상이익을 적용한 예상 PER은 10배 수준으로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57년부터 2003년까지 50년간의 미국 주식시장을 실증 분석해본 결과 고 PER 기업의 장기투자수익률은 저PER 기업의 장기투자수익률보다 훨씬 더 저조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그 주식을 매수하는 데 지불한 가격(PER) 때문이었다.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대한 대가로 지불한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다.

 

투자의 기본원칙은 기대보다 높은 이익성장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업의 현재 주가는 미래의 기대 이익성장이 반영된 가격이다. 만약 실제 이익성장이 기대치보다 높다면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고 실제 이익성장이 기대치보다 낮다면 고평가되어 있는 것이다. 고성장주는 대부분의 경우 기대이익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시장가격이 매겨져 있다.

 

현재 수준의 이익이 거의 성장 없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가격을 매기는 것이 더 논리적이다. '지속가능'이라는 단서가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성장 지속가능이라는 가정보다는 현재 수준으로 지속가능이라는 가정이 훨씬 현실적이다. 고성장주의 가치평가가 어려운 것은 성장예상에 대한 합리적인 이익추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막연한 기대감에 의한 이익예상일 경우에는 가치평가의 근거는 더욱 취약하다.

 

성장주 투자가 실패하는 이유는 성장에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만약 성장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성장주'에 매기는 가격은 '실제 성장'이 아니라 '기대 성장치'이다. 주식의 장기투자수익은 이익의 실제 성장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투자자가 기대(예상)했던 것과 얼마나 차이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성장주 투자자들은 그 지표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따라서 주가는 예상수치를 반영해서 더욱 올라간다. 그 결과 배당수익률은 낮아지고 추가하는 주식 수는 줄어든다.

 

만약 성장주를 초기에 발견해내면 가장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겠지만 초기에 그 회사의 미래 수익의 성장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일반 투자자의 능력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애널리스트의 분석 리포트도 대부분은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집하여 주가가 급등한 이후에 나올 뿐 아니라 애널리스트의 수익 예상수치에 대해서 판단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가 성장주를 매입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 주가가 미래 성장성을 과대평가해서 주가가 너무 비싸졌을 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장주란 대부분 기관투자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허상이다.

 

70년대 각광을 받았던 신성장주

 

1972년 말 폴라로이드는 순이익의 97배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고 맥도날드 주가는 순이익의 81배까지 치솟았다. 당시 미국 시장의 평균 PER은 순이익의 18배 수준이었다. 1973년 주식시장의 침체로 미국 시장은 약 40% 하락했지만 폴라로이드는 85% 하락했고, 맥도날드는 60% 하락했다.

 

* 인기주(성장주)를 (비싸게) 사지 말고,

  비인기주(가치주)를 (싸게) 사는 바보가 되라.

 

바보투자클럽_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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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야 할지 팔아야 할지 의사결정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심리적 부담감이 매우 높다. 즉, 투자자가 되면 주식을 사고팔 때 외에 주식을 보유하고만 있어도 감정적으로 예민해지는 것이다. 평소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던 친구도 투자자가 되고 나서 매우 예민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투자의 이면에 있는 이런 면을 간과한다. 주로 주식투자를 하면 기업실적을 이야기하고 업황 전망을 이야기하고 그 회사의 경쟁력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즉,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면들을 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감정이 통제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기에 앞서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출렁거림은 주식보유자의 감정 역시 출렁거리게 한다. 주식보유자의 감정이 동요하게 되면 평소 그 주식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신뢰(믿음)도 순간적으로 흔들리게 되면서 그 주식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든다. 따라서 투자자는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30% 현금보유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30%의 현금(단기적인 이자상품인 CD, MMF, CMA 등을 포함한 개념)은 주식투자자에게는 심리적 안전장치이다. 이것은 주식의 보유전략에 필요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주식투자 머피의 법칙

 

전업투자가인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언제나 보유현금 전액을 주식에 투입하지 않고 30%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 친구가 가진 총 보유금액의 70%로 구성된 보유주식 포트폴리오는 총 4종목으로 되어 있다. 에너지 주식 1종목, 지주회사 주식 1종목, 제약바이오 주식 1종목, 소재식품 주식 1종목으로 현재 시황이나 업황에 잘 맞는 구성이었다.

 

그러다 최근에 주식시장에서 증권 관련 주식이 조금씩 움직이는 조짐을 보이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던 중 갑자기 자신의 포트폴리오 중에서 금융 관련 주식이 빠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친구는 중요한 한쪽이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순간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30%의 현금으로 증권 주식 1종목을 매수하였다. 금융 관련 주식의 편입으로 보유종목 5종목으로 늘었고 운용자금의 100%를 모두 투자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머피의 법칙이 작용하여 새로 매수한 증권 주식은 매수한 그날 종가에 5% 정도 하락하고 그 다음 날도 또다시 5% 정도 하락하여 이틀 만에 10% 가까이 하락하고 말았다. 주식시장에서 머피의 법칙은 정확히 일어난다. 마치 귀신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기분이 나빠진 이 친구는 10%의 손실을 감수하고 증권 주식을 매도해버렸다. 그리고 난 후 증권주 매매로 발생한 손실금을 보전하기 위해 20%정도 이익이 나고 있었던 에너지 주식을 팔아버렸다. 보유종목이 3종목으로 줄었고 그 다음날 보니 약간의 이익이 나 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왠지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깨어진 것같이 느껴져 보유중이던 나머지 3종목도 팔아버렸다.

 

그러자 이번에도 머피의 법칙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팔자마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이미 팔아버린 3종목은 거의 동시에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하여 며칠 만에 주가가 20~30% 상승하였다. 투자자의 심리는 주식을 매수한 후 주가가 떨어질 때보다 주식을 매도한 후 주가가 올라갈 때 더 화가 나는 법이다. 그 친구는 30% 현금보유 원칙을 깨뜨린 보상을 톡톡히 받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상당 기간 동안 쉬면서 심리적 안정을 회복해야 한다. 경험이 노련한 전업투자자인 내 친구도 최근의 이러한 실수 때문에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심리적 안정을 회복할 때까지 주식투자를 중단한 상태에 있다.

 

내 친구는 심리적 안정을 찾은 후에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다. 운용금액의 딱 70%만 투입하여.

 

바보투자클럽_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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