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뷰'의 프리미엄
커튼을 걷으면 창밖으로 한강이 펼쳐진다. 시야뿐 아니라 가슴까지 탁 트이는 것 같다. 유람선이 흘러가고 작은 배들이 떠 있는 한강은 낮은 낮대로, 화려한 야경이 펼쳐지는 밤은 밤대로 아름답다. 집 안에서 언제나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래서 한강변의 집들은 인기가 높다. 조망권이 좋으니 프리미엄도 붙는다. 호텔 룸이 '오션 뷰'라면 가격이 더 비싸지듯 '한강 뷰'를 가진 집도 가격이 비싸진다.
공원이 바로 내려다보여도 좋다. 봄에는 붉고 노란 꽃들이 피고 여름이면 눈부신 신록이 펼쳐진다. 단풍이 드는 가을이나 눈이 내리면 하얗게 변하는 겨울의 공원도 보기 좋다. 대규모 공원이나 녹지가 인접한 아파트는 집 안에서도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책과 운동을 하기에도 좋다. 공원이 가까운 덕분에 웰빙 라이프가 가능해진다. 당연히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요즘은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형성되면서 휴식과 여가 생활, 문화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환경 프리미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근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나 산, 강이 있으면 투자처로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서울은 어떤가? 집 안에서 한강이 보일 뿐만 아니라 한강 공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한강 주변은 투자가치가 아주 높다. 더욱이 한강 르네상스 계획으로 한강변과 접한 지역들의 미래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그동안 까다로운 건축규제로 인해 재건축이 어려웠던 한강변 아파트들이 초고층 재건축이 허용됨으로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강 7대 권역 개발을 주시하라
한강 르네상스 계획은 2006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수변문화 공간 조성과 자연성 회복, 접근성 향상, 문화기반 조성, 경관 개선, 수상이용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한 디자인 서울 정책의 핵심 계획이었다. 오 전 시장이 롤모델로 삼은 건 파리 세느강과 런던 템즈강이었다. 오 전 시장 재임 당시 이 사업을 두고 대선을 위한 치적 쌓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팽배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어디에도 한강처럼 도심을 관통하는 큰 강이 없을 정도로 소중한 관광자원이라는 공감대와 빈약한 서울의 관광자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자연 생태계와 상업 시설이 조화된 명소로 한강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은 매력적인 소재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 학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2015년 8월 박원순 서울 시장은 2011년 전면 중단했던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수정 발표했다. 박 시장이 꺼내든 7개 한강 권역 중 핵심인 여의~이촌권역 문화관광지대 개발 프로젝트도 2006년 오 전 시장이 반포~이촌지구에 조성하려 했던 문화복합 시설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다.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다음고 같다.
| 한강의 자연성 회복 |
* 한강숲, 천변습지 조성을 통해 생물 서식처 확충
*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으로 훼손된 생태축 연결 및 자연하안복원
* 수리적,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천 합류부 등에 생태 거점 조성
* 사람과 환경이 조화될 수 있도록 생태 관찰, 휴식공간 마련
| 한강 - 도시 연계 회복 |
* 간선도로 및 지천 합류부 지하화 등을 통해 자동차 전용도로, 제방 등으로 단절된 한강의 접근성 개선
* 나들목 개선, 정류장 및 자전거 도로 신, 증설, 수상 교통수단 확충 등을 통해 수변~육상 관광루트 조성
* 주변 도시계획 및 재개발 사업(잠실, 반포, 압구정, 이촌지구 등)과 한강 정비 계획 연계
| 관광, 문화활동 확대 |
* 안전, 수리적 영향, 환경 문제가 없는 지역에 하천점용 시설 다양화
* 다양한 수상레저, 스포츠 공간 마련, 이색적인 이벤트, 전시개최
* 한강 인근의 대규모 개발부지, 공공시설 등 이전 후 부지 등을 활용하여 공적 문화공간 확대
실제로 2007년 한강 르네상스 계획 추진으로 생태공원이 만들어지고 보행로가 정비되는 등 여러 이점이 생기면서 한강변 부동산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가격이 많이 올랐다. 용산 국제금융업무지구와 한남 뉴타운 등 야심차게 추진되었던 사업들이 일부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망원, 합정 지역, 당산,여의도, 동부 이촌, 반포, 압구정, 성수, 구의, 자양 지역이 수혜 지역으로 떠오르면서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들의 중층 재건축 아파트들은 최고 층수 50층 안팎으로 거듭날 수 있는 행정적,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망원, 합정 지역은 2,6호선의 업무지구 라인 전철이 맞물려 있는 곳이면서, 한강변 중 서북권 쪽에서 가장 위치가 좋다. 이미 GS자이에서 개발한 메세나폴리스는 신흥 부자들과 연예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에 힘입어 맞은편에 대우건설에서 투자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곧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지역은 한강변에 위치한 프리미엄에다가 좌측에는 상암동이, 우측에는 용산이 자리하고 있어 더욱 개발 가치가 높다. 게다가 서북권의 제일 큰 골칫거리였던 당인리발전소 정비가 최고의 호재로 변했다. 2016년 9월까지 발전소가 지하로 내려가고 지상에는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최근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만약 이곳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한강이 바로 보이는 것은 물론 공원까지 바라다 보이는 기가 막힌 곳이 될 것이고, 이곳은 서북권의 요충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발표된 7개 권역별로 유망한 곳 중 관심 있는 지역을 선택하여 꾸준히 관찰하고 투자하는 것도 좋겠다. 한강은 앞으로도 서울의 중심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만큼 가치가 큰 곳도 드물다.
모두가 사랑하는 공원의 가격 영향력
공원의 삭막한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회색 빌딩 대신 초록 나무들이, 검은 아스팔트 대신 붉은 흙이, 자동차 배기가스 대신 꽃과 풀의 냄새가 도시생활에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아이들은 차에 치일 염려 없이 마음껏 뛰어다니며 놀고, 어른들도 꺼릴 것 없이 달리기를 하고 산책을 즐긴다. 학생들의 즐거운 소풍 장소, 생태학습 현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공원은 모두가 사랑하는 장소다. 그래서 공원이 가까우면 집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잠실 올림픽공원 인근이 그렇고 상암 하늘공원 인근이 그렇다. 현재 용산이 각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도 서울숲의 두 배 면적으로 들어설 용산민족공원 때문이다.
그렇다. 공원 인근은 이미 너무 비싸다. 그렇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아직 공원이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생길 곳, 그 가운데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곳을 찾아야 한다. 서울에서 그런 곳은 어디일까? 여러 군데가 있지만 그 대표적인 곳이 마포구 연남동이었다.
연남동에는 코오롱하늘채아파트가 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인 셈이라 5분에 한 번씩 지나다니는 경의선 전철 때문에 늘 시끄러웠다. 민원도 많았다. 그래서 홍대입구역에서 가깝지만 가격이 쌌다. 그런데 경의선이 복선화된다는 발표가 났다. 철로가 지하로 들어가면서 원래 철로가 있던 자리가 공원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경의선 숲길공원이다. 이는 엄청난 호재였다.
집 앞에 공원이 있느냐 없느냐, 공원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는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코오롱하늘채아파트와 같은 시기에 입주한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3단지를 비교해보자. 상암월드컵파크 3단지는 한강과 하늘공원까지 보이는 뛰어난 조망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코오롱하늘채아파트보다 평당 100만 원 이상 가격이 높다.
광진구 25평형 아파트의 경우에는 같은 동이라도 1층은 4억 원 정도인데 한강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중간층은 5억 원이 넘는다. 소형 평형이지만 조망권이 1억 원이 넘는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경의선 복선화 발표가 난 후 당연히 코오롱하늘채아파트 가격도 올랐다. 처음에는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 여전히 철길은 있고 밤낮으로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몇 명만 사놓을 뿐 대부분은 이 아파트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경의선 숲길은 명소가 되었고 실개천이 흐르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공원을 갖춘 아파트가 되었다.
투자란 미래가치를 보고 시간을 사는 것
일찌감치 투자를 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경의선이 복선화되고 숲길공원이 조성된다는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에도, 공사가 진행될 때에도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무리 호재가 있어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선뜻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월요일마다 부동산TV의 <부동산이 보인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아파트 시세 변동에 대해 설명하는 방송을 할 때였다. 곧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인데 주변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고 있었다. 5년 전에 발표된 사항이고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향후 가치가 상승할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통이 될지 불안한 마음 때문이겠지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망설였다. 방송을 통해 사라고 해도 사지 못한 사람들은 시간만 보내다 나중에 후회했다.
투자란 미래가치를 보고 시간을 사는 것이다. 현재는 역세권이 아니지만 역세권이 될 지역, 학교나 병원, 상가, 공원이 들어설 지역등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곳을 찾아내 남들보다 먼저 투자해야 한다. 공공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내 자산을 늘려준다. 부동산의 가치를 보는 안목이 있고 투자에 대한 자신감만 있다면 그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특히 녹지공원 인근은 조망권 면에서나 자연 친화적인 환경 면에서나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원을 주목하라.
이밖에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곳 중 유망한 공원 지역으로는 서대문구 냉천동 금화시범아파트가 철거되는 곳이 향후 공원으로 바뀔 예정이며 마포구 합정동의 당인리발전소와 용산미군부대, 그리고 추가 뉴타운 재개발 사업지 내에도 새롭게 공원들이 생겨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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