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아파트는 항상 비쌉니다. 그런데 부동산을 다니다 보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싼 물건이 가끔 등장합니다. 바로 동향 1층 매물입니다.
아파트 가격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러한 매물은 일반 호가 대비 최소 3천만 원에서 많게는 5천만 원 이상 쌉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어차피 같은 아파트인데 싸게 사는 게 좋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동향 저층 매물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정남향 아파트를 잘 짓지 않고 남동향, 남서향 아파트를 주로 분양하기 때문에 예전만큼 경계가 심하지 않지만, 과거에 지은 정동향 아파트는 일조량에 있어 많은 손해를 보게 됩니다. 만약 부부가 모두 맞벌이 생활을 해서 낮에는 집에 없고, 세탁은 건조기를 사용하여 건조에 대한 걱정이 없으며, 주말에는 매주 나들이를 하느라 집에 있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면 굳이 남향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동향 아파트는 아침 일찍부터 해가 들어 잠이 깨고, 오후에는 해가 들지 않아 습한 경우가 많습니다. 남향 아파트라고 해도 아파트 정면에 건물이 있어 해가 잘 들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심지어 동향의 1층 아파트라면 어떨까요?
남향 아파트라고 해도 1층 매매는 쉽지 않습니다. 요즘은 층간소음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차라리 1층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마음 놓고 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앞이 확 트인, 전망이 좋은 고층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정된 수요층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축 아파트라면 설계 수준이 좋아져서 문제가 많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특히 지은 지 2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라면, 비가 오면 베란다 우수관이 제 기능을 못해 역류하는 경우도 있고, 겨울철 위층에서 흘려보낸 빨래 하수가 1층에서 얼어 곤욕을 치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밤마다 창밖에서 스며드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조명은 덤입니다.
나중에 집을 팔 때를 생각하면 동향 아파트 1층은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이 기피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당장 시세보다 3천만 원 싸게 샀다고 해도 결국 내가 팔 때는 그 이상의 가격을 깎아서 팔아야 하고,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집에 이사 갈 기회가 있어도 내 집이 팔리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최소 몇 년은 살아야 할 집을 단지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돈이 없을수록 서울의 아파트를 사라_ 김민규(구피생이)
'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장가치가 있는 아파트_ 양지영 (0) | 2018.11.08 |
---|---|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_ 신현석 (0) | 2018.05.06 |
서울에 집 한 채는 꼭 마련하셨으면 합니다_ 김학렬(빠숑) (0) | 2018.04.21 |
남동향 아파트 VS 남서향 아파트_ 김민규(구피생이) (0) | 2017.11.02 |
절대 가입해서는 안 될 지역주택조합_ 김민규(구피생이) (2) | 2017.11.01 |
빌라를 사면 안 되는 이유_ 김민규(구피생이) (0) | 2017.11.01 |
욕심을 버리는 것이, 돈 버는 방법이다_ 신현강(부룡) (0) | 2017.10.31 |
시장의 흐름에 따라 투자 방법도 달라야 한다_ 신현강(부룡) (0) | 2017.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