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난보다 더 가혹하고 무서운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난은 단순히 불편함으로 치부하고 그칠 문제가 아니다. 가난은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며, 다른 모든 질병의 숙주가 되기도 한다.

 

가난은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게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한다. 도리어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게 만든다. 이것이 가난이라는 질병이 지닌 가장 무서운 점이다.

 

충분히 살 수 있는데 아끼려고 일부러 사지 않는 것과, 돈이 없이서 사지 못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특히나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성장기에 겪는 가난은 자신감 상실, 학교 부적응, 폭력, 일탈 등의 거칠고 자극적인 형태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다. 헛되어 보낸 학창시절이 이후의 삶에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가난은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든다. 화려한 곳에 가면 괜히 위축이 된다. 그러다보면 거부감이나 반감이 생기게 되고, 부유한 계층이나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 잘나가는 이들에게 무언가 배우려는 태도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하며, 자신의 가난을 합리화하고자 사회구조를 원망한다. 절도, 강도, 폭력, 살인 등의 범죄나 자살과 같은 일의 대부분은 가난, 즉 돈이 없어서 기인한다.

 

그렇기에 가난은 치명적인 질병이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질병은 완치되지 않는다. 형편이 나아지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언제고 다시 재발하고 만다. 그뿐 아니다. 이 질병은 전염성도 지니고 있어 가족이나 주위 지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세상에는 심각한 질병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이들이 굉장히 많다. 세상을 향한 독기어린 비판을 쏟아내고, 돈에 쪼들려 늘 근심이 가득하고, 열등감으로 스스로를 사랑하지도 못하는 사람들, 돈이 없어 연애도 못하고 공부도 할 수 없으며 병원에도 갈 수 없다. 아이를 낳거나 꿈을 좇을 용기도 없다.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면서 하루하루 돈의 노예로 살고 있다.

 

부모로부터 이 병을 물려받은 사람이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완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의 2세에게도 자연스럽게 전염된다. 서러운 현실이지만 가난은 그렇게 대물림된다.

 

이제 인정해야 한다. 남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낭비는 그만둘 때다. 가난이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인정하자. 어떻게든 완치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난이 '병'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다. 당신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의 근원은 대부분 돈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의 대부분도 역시 돈에 의한 것이다. 가난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앓고 있으면서, 이것이 병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치료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 병은 악화될 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가난은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다. 당신은 이 불편한 진실을 인정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리고 이 병을 고쳐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는가?

 

월급쟁이 부자는 없다_ 유비(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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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주위에는 부자라 일컬을 만한 사람이 존재하는가?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재벌급 부자들과 평생에 한 번조차 마주칠 일이 있을까 말까 할 정도다. 사람들은 결국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속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가 부자들을 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미디어를 통해서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에 종종 그려지는 재벌의 모습은 한결같이 정형화되어 있다. 굳이 눈을 감고 상상하려 애쓰지 않아도 뻔히 머릿속에 그려지는 레퍼토리가 존재한다.

 

잘 먹어서인지 키도 크고 이목구비 뚜렷한 부잣집 아들은 고급 스포차카를 몰고 다니며 유흥업소에서 흥청망청 돈을 낭비한다. 딸이라면 부모의 카드로 날마다 명품을 쇼핑하는 등 사치를 일삼는다. 사람 알기를 우습게 알고 예의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으며 버르장머리가 없어 집에 들어가면 부모를 본 체도 하지 않는다. 부잣집 가장은 보통 재벌 회장으로 그려지는데, 인색하기 짝이 없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말종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죄조차 저지른 뒤 돈으로 입막음을 해버린다. 가족구성원 간에 따뜻한 사랑이나 화목한 모습은 찾을 수 없고, 불화와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결국 자식이 부모를 배신하고, 형제는 남남이 되며, 서로 재산 다툼을 하다 풍비박산이 나곤 한다.

 

반면 텔레비전 속 가난한 가정은 어떤가. 단칸방에 복작복작 살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생활한다. 자녀는 부모를 공경하고, 형제자매는 우애가 돈독하며, 가장은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 늘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기에 매사에 긍정적이고 열정적이다. 때로 돈이 없어 비참함을 느끼는 순간이 오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끈끈한 가족애로 극복한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진실일까? 안타깝지만 틀렸다. 현실은 이와 정반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오히려 풍족한 가정이 삶의 만족도가 높기에 여유가 넘치고 다툼이 적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 부잣집 자녀는 온화하고 예의가 바르다. 일부 무례한 부자들의 모습만 강조되는 탓에 왜곡된 것이다. 반면 가난한 가정의 가족들은 돈에서 비롯된 갖가지 갈등으로 지긋지긋한 삶을 간신히 버텨내야 한다. 근심과 걱정이 떠나질 않고, 가족끼리 갈등을 겪다가 돌이킬 수 없는 범죄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머릿속에는 어째서 왜곡된 부자상이 자리 잡게된 것일까. 이것이 바로 미디어, 대중매체의 힘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려주는 시청자는 대한민국 상위 1% 재벌이 아니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보통의 서민이다. 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사랑을 받기 위해 제작진은 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리만족용 환상과 희망을 그려낸다. 그래서 소위 대박나는 드라마에는 늘 잘생긴 재벌집 아들과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여인의 러브스토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또 어떤가. 언제나 주인공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사는 서민이다. 현실은 고달프지만 곧 상황이 나아지길 꿈꾸며 힘들어도 웃는 사람들 말이다.

 

반면에 부자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드물다. 부자들일수록 더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공부했기 때문에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투자로 돈을 벌었다면 남들보다 더욱 발품을 팔았을 것이고, 사업으로 부를 이뤘다면 치열한 전략이 뒷받침됐을 것이다. 이러한 노하우는 꿈을 꾸는 모든 이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다큐멘터리에서 부유한 사람을 쉬이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럭셔리한 외제차를 끌고 화려한 고급 아파트에 살며 운전기사와 가정부를 거느리고 있는 모습이 대중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일 것이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신 반감이 일어나고, 방송 후에는 온갖 악플이 달릴 것이다.

 

굉장한 모순이다. 가난하지만 열심히 사는 이들에게는 응원과 격려와 위로를 보내면서, 부유하지만 열심히 사는 이들에게는 시기와 질투어린 저주를 퍼붓는다. 돈 많으면 나쁜 놈이고, 가난하면 착한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 착해서 가난한 것이고, 나빠서 부자가 된 것일까.

 

미디어에 속아선 안 된다. 진실은 불편한 법이다. 부모로부터 부를 물려받은 사람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 부자가 된 사람도 당신으로부터 욕먹을 짓은 하지 않았다. 부자들은 나쁘다는 일반화의 오류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그들은 남들보다 돈의 가치를 조금 더 일찍 깨닫고, 돈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했기에 그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뿐이다.

 

만약 당신이 치열하게 돈을 벌어 부자의 반열에 오른다면,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입장을 바꾸면 답이 보이기 마련이다.

 

월급쟁이 부자는 없다_ 유비(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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