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놀라운 결과를 필자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알아보았다. 지금까지의 투자방법을 후회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진짜 가치투자가 수익을 낼 것인지 고민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왜 가치투자, 즉 회사의 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매매한 것이 다른 일반적인 방법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앞서는 것일까? 투자론에 대한 강의나 재무학 관련 책을 읽어보면 증권시장은 효율적이어서 회사의 실적이나 중요한 정보는 주가에 바로 반영된다고 한다. 그 정보가 미리 반영되는 정도에 따라서 강형, 준강형, 약형 효율적 시장이라고 부른다. 투자 이론들은 모든 정보가 주가에 녹아있다는 논리로 결론을 맺는다.
뒤 페이지의 그림에서 2013년 삼성전자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발표되었던 시기의 주가를 보자. 꾸준히 상승하다가 갑자기 급락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가 대표적인 효율적 시장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은 이성이나 효율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이렇게 항상 효율적일까? 항상 모든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하여 가치투자로 세계적인 거부가 된 워런 버핏이 한 말씀 하셨다.
"효율적 시장 가설이 옳았다면 나는 단돈 1달러도 없는 빈털터리가 됐을 것이다."
필자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주식시장은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이다. 그리고 주가 역시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이기에 기회가 존재한다.
필자가 과거에 매매했던 '현대미포조선'을 보자. 2000년 당시 한 해의 배당수익률이 15% 수준에 이르렀고, 자산가치 대비한 주가수준도 극저평가, 수익가치 대비한 주가수준도 극저평가 구간이었다. 시장이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당시 이러한 저평가 기조는 2000년~2003년 초까지 거의 4년 가까이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긴 기간만큼 주가는 100배 상승하였다.
이렇게 시장이 움직이는 이유는 뭘까?
바로 지금 위치에서 주가수준을 판단하는 경향 때문이다. 즉 주가가 저평가되었다 할지라도 시장에 어떤 공포 분위기가 있다면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하게 된다. 일단 주가가 하락 추세로 돌아서면,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서 합리적인 사고를 무시한 채 '투매'에 동참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는 사이 주가는 더욱 저평가된 구간에서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에게 소외된다. 하지만 주가가 재평가를 받기 시작하면 주가는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그 회사의 적정한 주가수준까지 올라가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버슈팅 되면서 과도한 상승을 만들기도 한다.
반대의 경우도 중요하다. 주가가 적정한 주가 이상에 있더라도, 여러 가지 테마, 작전, 이슈에 의해서 과열권을 넘어 버블을 형성하기도 한다. 매 대선때마다 있었던 '대선 관련 테마주'들 역시 말도 안 되는 주가 수준까지 올라가기도 하였고, 매년 특정 테마주들이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가 주가가 폭락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비이성적으로 급등한 주가는 버블을 형성한 후에 주가가 빠질 때에는 단 몇 거래일 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나는 급한 하락을 보이기도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는 그렇게 저평가된 주식이 항상 있겠느냐는 의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명심하자. 주식시장에는 항상 비이성적인 매매가 존재하기 때문에 저평가된 종목들이 늘 존재하게 된다. 특히 대형주보다는 중형주, 중형주보다는 소형주에서 적절한 평가를 못 받는 종목들이 많이 발견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형주의 경우에는 종목을 분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리포트가 거의 매일 나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정보가 반영되면서 적정한 주가수준에 근접하게 된다. 하지만 중소형주의 경우는 분석 리포트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가가 움직이지 못하고 저평가된 구간에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상장기업 2000여 개 중에서 증권사 전체 분석 리포트가 커버하는 종목 수가 500개가 안 된다고 한다. 그 만큼 빛을 보지 못하는 종목들이 많이 있다.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를 주목하라
여기에다 중소형주는 거래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니, 외국인 및 기관에서의 매매도 부족하고 개인도 선호하지 않는 상황이 된다. 그 결과 주가수준이 저평가된 상태로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이렇게 거래량도 부족하여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그리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던 가치주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여 일정 시가총액 또는 거래대금 이상을 넘어서게 되면 갑자기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관련기사 및 종목 리스트가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주가를 불태우게 된다.
19대 대선 테마주로 이름을 날렸던 DSR의 경우다. 대선이 가시화 된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봄까지, 대선후보 A씨와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요동쳤다. 그런데 DSR의 주가를 살펴보면, 2015년에서 2016년 초반까지 주식 거래가 거의 없었음을 알 수 있다.
하루에 1억 원이 채 안 되는 거래 가뭄 종목이었으나 2016년 중반 이후 대선 테마주에 얽히면서 주가가 급상승했다. 따라서 거래량도 늘어나고 뉴스 건수도 급증하게 되었다. 여기에 2016년 초까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던 외국인도 지분을 높이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가는 예상 외의 급등세를 만들었다.
이런 모든 상황을 보게 되면, 저평가된 가치주를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처음에는 거래량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주가가 올라가면서 제값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슈화되고 증권사 리포트들이 쏟아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차후에 목표 도달 시에는 거래량도 매수할 때와는 달리 충분하게 증가된 상황이 되어 유유히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가치투자가 일반인들이 하는 투자방법을 넘어서고, 주가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바로 이 점이 가치투자의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투자 대가들의 공통점
위에서 언급한 가치투자 대가들의 공통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그들은 가치투자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자기들만의 다양한 투자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워런 버핏처럼 공격적으로 가치투자를 하는 이도 있지만, 그레이엄처럼 약간은 방어적인 가치투자를 하기도 한다. 필자는 여기서 공통점 2가지를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단기수익률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한국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수익률을 크게 내고 싶어 한다. 1년에 10000%라는 말도 안 되는 수익률에 혹하기도 하고, 보수적인 투자자를 자청하면서도 연간 수익률 100%를 목표로 한다고도 한다. 한 해 정도는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인 장기수익률로는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수익률이다.
장기라는 의미는 투자종목을 장기보유한다는 의미도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산 전체에 대한 투자관점에서도 장기라는 표현을 적용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꾸준히 자산 증가가 우상향할 수 있는 전략을 사용해야 하며, 자산을 평가할 때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가치투자로서의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두 번째, 원리원칙을 고수한다.
본인은 가치투자 원칙을 지키려 해도, 주변 투자자들이나 지인들이 심리적으로 훼방을 놓는 경우가 많다. "가치투자는 재미없어." , "수익률이 별로야." , "오래 기다려야 해." 등 본인의 원칙을 흔드는 이야기들을 자주 듣게 된다. 필자 또한 그러한 경험이 많이 있다. 가끔 어떤 이들은 필자에게 강하게 어필하곤 한다.
"lovefund 당신은 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테마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가?"
"이번에 A기업에 작전이 붙었대, 관심종목에 넣어 보라니까."
"lovefund 당신의 투자 방법은 갑갑해, 어떤 전문가는 한 달에 100%씩 수익을 내더라고."
이런 이야기에 필자가 흔들릴까?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강한 어조로 담판을 짓기도 한다. 만일 필자가 그런 사람들의 조언 아닌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면, 어느 순간 원리원칙이 흔들려 나쁜 투자를 하고 결국 파산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그랬듯이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였다. 원칙을 지키는 가치투자가 성공으로 가는 황금 열쇠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이기는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_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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