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기업의 자본(자기자본, 순자산)은 크게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자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은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이다.

 

자본은 기업이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중 하나다. 기업이 액면가 5,000원인 증권 20만 주를 발행해서 주당 2만 원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주주가 출자한 자본금은 10억(액면가 5,000원 x 20만 주)이며 자본잉여금은 30억(15,000원 x 20만 주)이다.

 

즉 발행한 주식의 액면가 합계가 자본금이며, 초과 발행한 금액의 합계가 자본잉여금이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은 주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금액이다.

 

여기서 우리는 우량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우량기업일수록 자본금 변동이 없으며, 그에 따르는 자본잉여금 변동도 없다. 기업이 설비투자 등 필요한 운전자본을 기존에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잉여금과 외부차입(부채)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스의 경우도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증가가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만성적인 실적 부진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들은 당연히 신용도가 하락하여 외부차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그럴듯한 핑계를 대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갑을 계속 열게 한다. 비트코인이나 신약 개발 바이오회사 인수 등 그 당시 가장 주목받는 사업에 진출한다는 감언이설로 기존 주주들로부터 부족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뽑아내는 경향이 많다.

 

위의 기업은 만성적인 적자(매년 이익결손금 증가)로 인해 부족한 운전자본을 매년 증자를 통해 채우고 있다. 2018년에 자본금을 26억 가량 늘리면서 동시에 주식발행초과금(자본잉여금)을 거의 200억 가량 회사로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금도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부실기업의 그럴듯한 유혹에 쉽게 넘어가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실기업의 재무제표를 한 번이라도 자세히 살펴본다면, 이 기업이 얼마나 상습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부족한 운전자본을 뽑아내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익잉여금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에서 주주에게 배당을 하고 남은 금액의 합계다. 기업은 영업과 관리활동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이 늘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벌어들인 돈 전부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일반투자자들이 혼동하기 쉬운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익잉여금은 전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라고 잘못 판단하기 쉽다. 상장기업들이 성장을 위한 투자는 하지 않고 회사에 유보금만 쌓아 둔다는 경제 뉴스를 자주 듣다 보니, 이익잉여금을 현금으로 쌓아 둔 유보금이라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이익잉여금은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중 하나며 매출채권, 재고자산, 유형자산 등 자산의 여러 항목에 골고루 사용되고 있다. 기업 이익잉여금의 원천인 순이익에는 매출채권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앞으로 이러한 오해는 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잉여금을 전부 현금이나 현금성자산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그 기업이 투자는 하지 않고 내부유보금을 쌓아 두고 있다는 뉴스는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다.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는 일반적으로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부실기업의 경우처럼, 장기간의 실적 부진으로 외부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져서 부족한 운전자본을 주주 대상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거의 하한가까지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그렇다면 주주 입장에서는 모든 유상증자가 악재인 것일까?

매출 대부분이 수주에서 발생하는 반도체 장비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고객인 반도체 생산회사로부터 대량의 장비 주문을 수주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 기업은 반도체 장비 생산에 필요한 운전자본이 당연히 많이 필요할 것이고, 내부 현금이나 외부차입으로는 충분치 않아서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유상증자에 따른 발행주식 수 증가로 주주의 가치가 희석되는 부정적인 부분도 분명이 있다. 하지만 매출 증가에 따른 기업의 이익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다. 이 경우 유상증자는 악재가 아닌 호재로 봐야 한다. 즉 유상증자는 자본 조달의 목적에 따라 악재일수도(부실기업의 필요 운전자본 충당) 호재일수도(제품생산에 필요한 운전자본 충당) 있다.

 

특정 기업이 무상 증자 실시를 발표하면 해당 기업의 주식이 단기간 급등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무상증자란 자본의 구성 계정중 하나인 자본잉여금 계정에 있는 자금을 자본금 계정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즉 자본총계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고 단지 구성 계정만 조정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기존 주주는 무상증자 비율대로 주식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어 공짜로 주식 수가 증가하는 효과가 생긴다. 이론적으로는 무상증자만큼 주가가 권리락되어 기존 주주에게 실질적인 이익은 없지만, 주식 수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필자는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무상증자는 주식시장에서는 단기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기업의 주가는 결국 기업 가치에 회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무상증자 효과는 대부분 사라진다.

 

주식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행간을 읽어라_ 김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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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 종목 선정의 대표 기준

 

앞에서 필자는 기업의 실적이 발표되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순서로 살펴본다고 언급했다. 재무제표에서 매출액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이유는 해당 주식에 투자해도 무방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바로 기업의 매출액이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는 제조업종에서 속하는 기업의 경우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 대상 종목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 손님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식당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식당 주인이 이익을 내기 위해 가정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종업원 수를 줄이고 셀프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가족에게 손님 응대를 맡긴다. 식자재도 직접 생산지에서 구매해서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식당 주인은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비용을 아끼며 버티고자 노려한다.

 

이렇게 노력하는 데도 손님이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되면,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는 조만간 한계 상황에 부딪힐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매출원가나 판매비, 관리비등을 줄여서 영업이익을 증가시키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식투자자들은 기업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볼 때 매출액이 전분기나 전년 동기 대비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지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1초 만에 재무제표 읽는 법>의 필자 고미야 가즈요시는 매출액이야말로 사회에서 기업의 존재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말했다. 사회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크기, 업계에서의 지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매출액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매출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제품단가를 인하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기업이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선 기업의 매출이 증가해야 이익을 개선시킬 여지가 있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며 이익을 증가시키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나 마케팅 비용의 상승, 또는 대규모의 감가상각비로 인해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는 경우는 사실 기업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면 원재료 가격 안정이나 감가상각비 감소로 기업의 이익이 다시 늘어나고, 기업의 주가도 다시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일단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야 기업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주식투자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중심은 바로 매출액이다. (중략)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매출의 증가였다. 매출액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증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업의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혹은 전년 동기 대비 꾸준히 증가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매출액이 꾸준히 연평균 10% 성장하는 기업은 아주 훌륭한 기업

 

그렇다면 매출액이 어느 정도 성장하는 기업이 훌륭한 기업일까? 필자는 연평균 10% 내외의 매출액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는 회사라면 아주 뛰어난 기업이라고 판단한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의 연간 성장률은 3% 내외다. 따라서 3% 정도의 매출이 성장하는 기업은 대한민국 평균 정도의 성장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10% 정도의 매출이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15%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은 그리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매출액이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기업의 비용도 증가한다. 그러나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비용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영업이익은 매출액이 증가하는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주식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행간을 읽어라_ 김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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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재무제표를 살펴보자. 기업은 주주로부터 투자를 받고(자본), 부족한 자금은 외부차입(부채)을 통해 자산을 마련해서 창업을 한다. 주주로부터 투자를 받은 대가로 기업은 주주에게 증권(주식)을 발행한다.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기업은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여서 매출을 일으킨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제하면 매출총이익을 얻고,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제하면 영업이익을 얻는다. 영업이익에서 이자 비용과 영업외 비용, 법인세를 납부하면 최종적으로 순이익이 남는다. 순이익에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남은 이익금은 이익잉여금이라는 자본 계정에 흡수되고 이에 따라 자본금 규모는 더욱 커진다. 자본금이 증가한 만큼 회사는 더 많은 자산(자산=부채+자본)을 이용해서 더 많은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즉 회사의 영업이 아주 잘 되어 매출이 늘어나고 이익이 많이 남을수록 자본금은 계속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주주에게 발행한 주식의 가치도 올라간다.

 

반대로 회사의 영업 상황이 어려워져서 적자가 발생하면 이익잉여금의 감소로 자본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들며 이에 따라 기업의 주식 가치도 하락한다.

 

결국 주가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반영하는 것이며, 주식투자자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자세히 분석해서 어떻게 이익을 내고 있는지, 향후 회사의 이익 전망은 어떤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재무제표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실제 기업탐방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으며, 기업의 영업 상황과 무관한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나는 주가와 거래량을 이용한 기술적 차트 분석으로는 절대 파악할 수 없다.

 

주식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행간을 읽어라_ 김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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