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하기로 했다면 일단 주식계좌부터 열어놓고 주식공부를 해야 한다. 무조건 증권회사의 전문가 도움을 받으려 하지말고 직접 공부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여러분보다 똑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엉터리 자료라도 좋으니 일단 읽기 시작하자. 기업에 대한 분석이 나오면 모르는 용어부터 공부해 나가면 된다.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다 보면 LG전자가 비싼지, 삼성전자가 비싼지 알 수 있게 된다. 곧 대박이 터진다면서 종목을 추천하는 사람들, 주식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면서 매매 타이밍을 알려 주는 사람들, 기업의 지배구조에는 관심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절대 귀담아 들어서는 안된다. 이런 조언들은 진주는 버리고 조개껍질만 취하라는 충고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불과 며칠 만에 이만큼 벌었다며 수익률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자산이 투자를 잘한 줄 알지만 운이 좋았을 뿐이다. 하지만 정말로 투자를 잘해서 깜짝 놀랄 만큼 큰돈을 번 사람들은 주식투자의 이치를 아는 똑똑한 사람들, 작은 수익률을 버리고 오래 보유한 사람들이다. 삼성전자가 만 원도 안되던 시절에 사서 10%, 20% 수익을 올리고 판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8000% 이상의 수익이 될 것을 단 2만 원에 팔고 좋아한 것이다. 단기간의 고수익에 만족하면서 주식을 매도했던 사람들은 나중에 '아직 팔지 않고 가지고 있었더라면...' 하는 후회를 수십 번쯤 했을 것이다. 돈을 벌려면 좋은 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하는 것이 최고다. 이 사실은 100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은 오래 가지고 있어야 돈을 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주식은 부동산과 달리 사고팔아야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주식을 오래 갖고 있으면 부동산보다 오히려 크게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당분간 이사할 생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사는 집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 많은 사람들이 기뻐한다. 평가자산이 늘어나는 것뿐인데도 금방 돈을 손에 쥔 것처럼 씀씀이가 커지는 사람도 있다. 물론 부동산 평가액이 높아진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지금 집을 팔 생각이 아니라면 꼭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먼 훗날에 집을 팔 때 가격이 오르는 것이 중요하지, 현재의 가격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집은 그대로 있는데 평가액이 올라가면 재산세만 올라가기 때문에 오히려 싫어하는 게 맞지 않을까?

 

지금 주가가 오르거나 내린다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사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 살고 있는 집값이 올라간다고 좋아할 이유가 없는 것과 같다. 어차피 지금 당장 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집을 팔 시점이 됐을 때 오르는 것이 가장 좋다. 지금부터 집값이 올라버리면 오히려 그만큼 세금만 더 내야 하는데 좋아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집을 사놓은 후 집값이 떨어진다고 곧바로 집을 파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분명히 다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과 각종 세금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또 집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그 떨어진 집값이 제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 가격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주식투자자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 습관을 가지고 있다. 주식을 샀을 경우에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주식을 사놓고 주가가 떨어지면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한다. 주가가 올라도 팔지 못해 안달이다. 집은 한 번 사놓으면 좀체 팔지 않으면서 왜 주식은 쉽게 사고파는 것일까? 이런 습관부터 고쳐야 주식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다. 주식도 부동산처럼 오래 보유해야 이익이라는 생각을 가져야만 제대로 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 5%, 10% 올랐다고 집을 팔아 치우지 않는 것처럼 주식에 투자할 때도 단기간에 5%나 10%를 남기려고 하지 말고 멀리 봐야 한다. 10년, 20년 후에 10배 혹은 100배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해라.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 주가가 떨어져도 미소를 지으며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을 기뻐할 수 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용어가 있다. '손절매'라는 것이다.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15~20% 하락하면 바로 매도한다는 것인데, 충분히 회사를 연구해 좋다고 판단하고 샀다면 가격이 하락했을 때 더욱 사야 하는 게 옳지 않을까? 손절매의 이론적인 근거가 궁금하다. 주식투자의 과실을 충분히 맛볼 만큼 오래 보유하려면 사놓은 주식은 잊어라. 잊어버리기 위해서는 급히 쓸 일 없는 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물론 중간에 IMF나 경제위기, 911 미국 테러사건 같은 일로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투자 도중에 어떤 사유로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것은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특히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매달 어느 정도의 금액을 계속 주식에 투자하거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샐러리맨이라면, 주가가 내려가면 더 좋아할 일 아닐까? 같은 회사의 주식을 더 싸게, 말하자면 같은 금액으로 주식을 더 많이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너무 떨어졌다 싶을 때 평소보다 더 많이 투자한다면 예상 외의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현명한 외국 투자자들은 주가가 이유 없이 크게 하락하면 당장 나에게 연락한다. '주가가 내려서 걱정이다. 환매해야 하는 것 아닌가?'를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런 기회에 더 사야 하는 것 아닌가?'를 묻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런 마인드를 가진 투자자들은 반드시 주식으로 돈을 번다. IMF 때 투자했던 사람들, 911 테러가 났을 때 투자했던 사람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900포인트 대까지 떨어질 때 투자했던 사람들은 모두 몇 달 사이에 큰 수익을 얻지 않았는가!

 

1997년 말 한국에 경제 위기가 왔을 때 월스트리트에 있는 많은 미국의 투자기관들이 내게 강의를 요청했다. 한국의 주식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보고 큰 투자 기회로 삼기 위해서였다. 나는 한국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의 저력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내가 운영하던 코리아펀드의 증자를 추진했다. 남들이, 특히 단기투자가들이 조바심을 내고 공포감을 느낄 때, 장기투자자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는 계속 올 것이다.

 

왜 주식인가_ 존 리

:

보통 주식투자라고 하면 적어도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의 목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거창한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듯 일상생활에서 쉽게, 자주 주식을 사라, 주식은 1주에 보통 몇천 원에서 몇만 원 정도로, 마음만 먹으면 매일 주식을 살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술 마시기를 좋아하고 자주 마신다. 술마실 돈을 아껴서 주식을 사라, 그 술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사면 어떨까? 세 차례 마실 것을 두 차례로 줄이고 맥주 마실 돈으로 소주를, 군것질이나 불필요한 쇼핑, 외식 횟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주식을 살 수 있다. 금액이 크건 작건 상관없다. 아낀 금액을 증권계좌에 넣고 주식을 사라, 만 원이 있으면 만 원어치 주식을 사고, 10만 원이 있으면 10만 원어치를 사면 된다.

 

중요한 것은 매일 밥 먹듯이 꾸준히 주식을 사 모으는 것이다. 조금씩 아낀 돈으로 주식을 사 모으면 맥주 마시듯 커피 마시는 돈으로 맥주회사나 커피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다. 1주, 5주, 10주,,, 조금씩 사 모으는 초반에는 많아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주식은 수백 주, 수천 주로 불어난다. 주식배당과 배당금을 계속 재투자하면 아마도 5년, 10년, 20년이 지난 후에는 엄청난 부의 추적에 자신도 놀랄 것이다.

 

여유 자금은 그 돈이 없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돈이기 때문에 원치 않은 시점에 주식을 팔아야 하는 압박을 받지 않는다. 여유 자금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열심히 저축해서 마련한 종잣돈 정도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라고 하면 그런 여유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유 자금은 꼭 이런 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목돈일 필요도 전혀 없다. 그냥 내가 안 써도 될 돈을 모으면 금액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여유 자금이 된다. 몇 천 원만 있어도 살 수 있는 좋은 주식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가 저축으로 모은 돈이라 하더라도 조만간 사용해야 할 돈이라면 그것은 여유 자금이 아니다. 곧 입주할 아파트의 중도금이나 잔금,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전세보증금 등은 용도가 명확할 뿐만 아니라 때가 되면 써야 할 돈이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아니다.

 

가끔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결혼자금이나 빌린 돈, 심지어는 등록금으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는 이야기도 올라오는데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심지어 카드빚을 내거나 증권사에서 빌려 투자하는 사람도 있는데 신용을 이용해서 투자를 할 경우 주가가 예상시점에 예상한 만큼 올라 주지 않으면 매매로 인한 손해와 매매수수료 손해, 이자 부담으로 인한 손해까지 보게 된다. 투자를 하려다가 돈을 벌기는커녕 빚쟁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투자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여유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해야 제대로 종목을 볼 수 있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다. 워렌 버핏은 증권거래소가 10년간 문을 닫아도 그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 주식을 사지 말라고까지 했다. 이런 여유를 가져야 투자에 성공한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치고 주식을 팔고 나서 주가가 크게 올라 미리 판 것을 후회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식을 샀는데 당장 현금이 필요해졌을 경우, 아무리 장기투자를 하고 싶고 주식가격이 하락했더라도 팔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대부분 몇년 후에 자신이 팔았던 주식이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전적으로 여유 자금이 아닌 돈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투자가들이 범하기 쉬운 우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과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주식은 오를 것 같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 싶어서 사야 한다. 주식가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시장에서 여유 자금의 위력은 크다. 저평가됐다고 생각되는 가격대에서 주식을 산 후에 기다리는 것은 말은 쉽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여유 자금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주가의 움직임을 성급히 예상하고 여유 자금이 아닌 돈으로 주식을 사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예측과 반대로 주가가 움직일 경우 대가는 엄청나게 크다.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주식투자는 멀리 보고 반드시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여유 자금으로 투자를 해야 주가의 단기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왜 주식인가_ 존 리

:

주식은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랜 기간 동안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들에게 아무리 장기투자를 하라고 해도 이해를 시키기는 쉽지 않다. 장기투자가 좋다는 이야기는 수없이 들어봤지만 마음에 직접 와 닿지가 않는다. 왜냐하면 주식은 단기간에 큰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관념이 너무나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에 큰돈을 벌려는 주식투자는 대부분 실패로 귀결된다. 운이 따른다면 도박으로도 간혹 큰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계속 운이 좋을 수는 없다. 한두 번은 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도박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주식투자에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의 여부는 유망하다고 판단한 회사의 주식을 산 다음부터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달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매수한 순간부터 매도가격을 저울질한다. 그리고 주식투자를 잘 한다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한다. 주식을 매수한 사람이 하는 질문은 당연히 "언제 매도하는 것이 좋은가?"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좋은 회사의 주식은 사고난 후 잊어버리고 계속 가지고 있어야 나중에 큰 돈을 번다.

 

어떤 회사에 관해 낙관적인 결론을 내리고 주식을 샀을 경우 매도해야 할 때는 크게 두 가지뿐이다.

 

첫 번째는 주가가 처음 살 때에 비해 과도하게 올라 그 회사의 실질 가치보다 훨씬 더 비쌀 때다. 회사의 가치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평가되었다면 매도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두 번째는 회사 경영이나 영업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회사의 미래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될 때다. 주식투자는 기업의 가치를 사는 것이고, 기업의 가치란 기업이 현재와 미래에 벌어들이는 이익의 합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이 가치가 크다면 보유하는 것이고, 작다면 매도하면 된다. 좋은 기업은 가치가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다. 나는 이런 기업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런 기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인적자원이 훌륭하여 산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회사가 많고, 나라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면 이런 기업들이 점점 많아진다. 이런 기업을 발견한다면 장기투자해야 한다. 위의 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면 급히 쓸 돈이 필요해서 주식을 파는 것 외에는 주식을 단기에 팔 이유가 없다.

 

만약 당신이 장사가 잘되는 지역에 있는 가게를 인수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게가 아주 장사가 잘된다면 당신은 인수비용의 20%나 30%의 이익만 남기고 팔겠는가?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그런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잘 되고 운영을 잘하고 있다면 주식을 팔아서 이익을 실현할 이유가 전혀 없다. 사업을 잘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파는 것은 장사가 아주 잘되는 가게를 약간의 웃돈만 받고 파는 것과 매 한가지다.

 

가끔 한국에 와서 TV를 보면 전문가들이 나와서 주식투자에 관해 조언을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종종 있다. 주로 '오늘의 투자전략'에 관한 것들로 현금 비중을 늘리라는 둥, 관망하다가 저점에 사라는 둥, 아니면 차트를 보여 주면서 주식매수 시점이 아니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반면 투자자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사항, 예를 들어 회사의 펀더멘털이나 사업에 관한 조언은 지극히 적다. 물론 오늘의 투자전략을 알려 주는 프로그램의 의도는 시청자들을 돕겠다는 것이겠지만 불행하게도 그것은 좋은 조언이 아니다. 하루나 이틀 사이에 기업의 가치가 달라질 리 없는데 오늘 하루의 전략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명색이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런 조언을 하는 데 대해 나는 이해하거나 찬성할 수가 없다.

 

하루하루 매매전략을 세워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매일매일 주식가격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것을 맞춰서 수익을 올리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시간 낭비고,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주식투자로 성공하려면 기업의 기본가치에 근거해서 투자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이런 방식의 투자만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내가 코리아펀드를 운용한 15년 동안 코리아펀드의 거래량회전율은 10% 정도였다. 회전율이 10%라는 것은 1년 동안 전체 펀드 자산 중 주식을 사고판 금액의 비율이 10%라는 뜻으로,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한 번 매수한 주식은 평균 10년 이상 보유한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펀드의 수익률은 오히려 코스피 상승률 대비 연 평균 10% 이상 꾸준히 초과했다.

 

사람들이 단기투자에 집착하는 것은 너무 많은 뉴스와 정보 속에서 주관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고, 기업에 투자하면서도 기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세의 흐름만 보기 때문이다. 날마다 바뀌는 주가만 보기 때문에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인지,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기업인지 아닌지, 경영진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관심이 없다. 이렇게 어떻게든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남들보다 먼저 팔아 단기수익을 올리고, 주가가 내리면 남보다 먼저 팔아 손실을 줄이겠다는 생각이라면 도박과 무엇이 다른가?

 

주식을 단기적으로 사고파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수수료에 있다. 우리가 주식을 매매하면 각종 수수료가 붙는다. 예를 들어 매매수수료와 세금을 합쳐 0.5%를 내야 한다고 가정할 때, 200번 거래를 하면 수수료 총액은 0.5X200=100%, 즉 원금 만큼 수수료가 나가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1000만 원의 돈으로 하루에 한 번씩 주식을 사고팔 경우 거래일로 계산하면 열 달이면 거래횟수가 200번이 된다. 열 달이면 원금 만큼 매매수수료가 나가게 되는 것이다. 미수까지 사용해서 하루에 한 번 이상 매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얻은 수익보다 나간 수수료가 더 많을 것이다. 이쯤되면 증권사 수익을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지 자신의 수익을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지 헷갈릴 정도다. 빈번한 매매를 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1년에 수수료를 얼마나 지불했는지 확인해 보면 놀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주식을 자주 사고팔 이유가 없다. 주가를 예측해서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단기투자는 주식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측이 가능하다. 주식의 가격은 언젠가는 그 회사의 적정 가치에 수렴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한 것에 투자하는 것과 예측 불가능한 요행에 투자하는 것, 이것이 바로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이다. 많은 투자가들이 투자를 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투기를 한다. 주식투자로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그야말로 '투자'를 해야 한다. 씨앗을 심어 두고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가 맺기를 기다리는 '투자'말이다.

 

아직도 장기투자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왜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확신시켜 줄 다른 실례를 들어 보자.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도 빌 게이츠와 함께 큰 자선사업을 많이 하는 세계적인 부자 워렌 버핏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피터 린치와 함께 가치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워렌 버핏은 그 많은 돈을 대부분 주식투자로 벌었다. 워렌 버핏은 투자지주회사 벅셔 해서웨이를 이끌고 있는데, 만일 30년 전에 누군가가 벅셔 해서웨이를 1만 달러를 넣어 두었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 그 돈이 얼마로 불어나 있을 것 같은가? 무려 4700만 달러다. 1만 원을 넣어 두었을 경우 4700만 원, 100만 원을 넣어 두었을 경우 47억 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4700배라는 수익률이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벅셔 헤서웨이뿐만 아니다. 1992년 내가 코리아펀드를 맡아 운용을 시작할 때 2만 원 남짓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2010년 현재 8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삼성전자 주식을 지금까지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전부 갑부가 되었다.

 

삼성전자 말고도 SK텔레콤이나 포스코, 삼성화재, 농심, 신세계 등 수십 배, 수백 배 오른 주식이 얼마든지 있고, 오랫동안 보유만 하고서도 큰 수익을 올린 사례는 이 외에도 수없이 많다. 지금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주식은 얼마든지 있다. 가지고만 있어도 5년, 10년 후에 회사가 성장하면서 저절로 부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장기투자의 매력이다. 그런 종목을 열심히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매일 주식을 사고파는 것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은 똑똑한 것 같지만 헛수고만 하는 것이다.

 

장기투자를 강조하면 간혹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제가 계속 좋아지면 상관없는데 만약 과거 일본처럼 20년 이상 대세 하락장이 오면 어떻게 합니까? 20년 전에 일본의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손해를 보고 있지 않나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만약 여러분이 한국의 10년, 20년 후를 어둡게 본다면 한국 주식에 투자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일본과는 다릅니다. 당시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구조조정을 게을리 했고, 아직도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이 한국보다도 더 후진적인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장래는 일본보다 훨씬 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침체한다면 주식을 더 싸게 살 기회로 삼으면 됩니다."

 

IMF 때를 예로 들며 10년 전에 주식을 샀다면 10년 후에 휴지 조각이 됐을 거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그때는 사람들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기업들까지 도산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맞는 지적일 수 있다. 공부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는 말이다. IMF 기간 중 많은 기업이 파산했지만 내가 운용한 코리아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은 단 하나도 무너지지 않았다. 펀더멘털에 기초해서 투자했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은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빛이 나고 가치를 증명한다. 부채가 많고 경영진이 똑똑하지 않은 기업은 위기에 쓰러질 수밖에 없지만 부채가 적고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은 위기에 잘 견디고 오히려 좋아질 때를 대비한 투자를 한다. 이런 준비 덕분에 경기가 회복했을 때 다른 기업들보다 큰 차이로 앞서 달려 나갈 수 있다.

 

사실 1997년 IMF 경제위기도 주식을 초저가로 살 수 있는 엄청난 기회였다. 당시 주식에 과감하게 투자했던 사람들은 결국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니 여유 자금이 생기면 무조건 주식을 사는 것이 정답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유 자금으로 주식을 샀다면, 지금 주가가 올라가고 떨어지고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10년이나 20년 후, 자기가 은퇴해서 노후자금을 필요로 할 때 올라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

 

왜 주식인가_ 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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