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의 함정_ 박춘호

2020. 9. 25. 16:47

미래 예상이익을 근거로 최근 이익의 30배의 가격, 심지어 3자리수 배수의 가격을 매기는 것을 경계하라. 2년 후의 예상이익은 불확실하다. 3년 후, 5년 후의 이익은 더욱 불확실하다. 불확실한 이익을 근거로 가격을 매기는 것은 대부분 과장되어 있다.

 

기업의 이익이 실제로 얼마나 빨리 성장할 지 모르는 경우에 보통 애널리스트들은 고성장을 보일 산업과 기업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고성장주라는 명목으로 최근 이익대비 PER이 30~40배의 가격을 매기고, 심지어는 3자리 숫자의 PER을 부여하기도 한다. 3~5년 후의 예상이익을 적용한 예상 PER은 10배 수준으로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57년부터 2003년까지 50년간의 미국 주식시장을 실증 분석해본 결과 고 PER 기업의 장기투자수익률은 저PER 기업의 장기투자수익률보다 훨씬 더 저조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그 주식을 매수하는 데 지불한 가격(PER) 때문이었다.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대한 대가로 지불한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다.

 

투자의 기본원칙은 기대보다 높은 이익성장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업의 현재 주가는 미래의 기대 이익성장이 반영된 가격이다. 만약 실제 이익성장이 기대치보다 높다면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고 실제 이익성장이 기대치보다 낮다면 고평가되어 있는 것이다. 고성장주는 대부분의 경우 기대이익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시장가격이 매겨져 있다.

 

현재 수준의 이익이 거의 성장 없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가격을 매기는 것이 더 논리적이다. '지속가능'이라는 단서가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성장 지속가능이라는 가정보다는 현재 수준으로 지속가능이라는 가정이 훨씬 현실적이다. 고성장주의 가치평가가 어려운 것은 성장예상에 대한 합리적인 이익추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막연한 기대감에 의한 이익예상일 경우에는 가치평가의 근거는 더욱 취약하다.

 

성장주 투자가 실패하는 이유는 성장에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만약 성장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성장주'에 매기는 가격은 '실제 성장'이 아니라 '기대 성장치'이다. 주식의 장기투자수익은 이익의 실제 성장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투자자가 기대(예상)했던 것과 얼마나 차이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성장주 투자자들은 그 지표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따라서 주가는 예상수치를 반영해서 더욱 올라간다. 그 결과 배당수익률은 낮아지고 추가하는 주식 수는 줄어든다.

 

만약 성장주를 초기에 발견해내면 가장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겠지만 초기에 그 회사의 미래 수익의 성장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일반 투자자의 능력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애널리스트의 분석 리포트도 대부분은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집하여 주가가 급등한 이후에 나올 뿐 아니라 애널리스트의 수익 예상수치에 대해서 판단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가 성장주를 매입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 주가가 미래 성장성을 과대평가해서 주가가 너무 비싸졌을 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장주란 대부분 기관투자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허상이다.

 

70년대 각광을 받았던 신성장주

 

1972년 말 폴라로이드는 순이익의 97배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고 맥도날드 주가는 순이익의 81배까지 치솟았다. 당시 미국 시장의 평균 PER은 순이익의 18배 수준이었다. 1973년 주식시장의 침체로 미국 시장은 약 40% 하락했지만 폴라로이드는 85% 하락했고, 맥도날드는 60% 하락했다.

 

* 인기주(성장주)를 (비싸게) 사지 말고,

  비인기주(가치주)를 (싸게) 사는 바보가 되라.

 

바보투자클럽_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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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야 할지 팔아야 할지 의사결정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심리적 부담감이 매우 높다. 즉, 투자자가 되면 주식을 사고팔 때 외에 주식을 보유하고만 있어도 감정적으로 예민해지는 것이다. 평소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던 친구도 투자자가 되고 나서 매우 예민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투자의 이면에 있는 이런 면을 간과한다. 주로 주식투자를 하면 기업실적을 이야기하고 업황 전망을 이야기하고 그 회사의 경쟁력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즉,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면들을 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감정이 통제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기에 앞서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출렁거림은 주식보유자의 감정 역시 출렁거리게 한다. 주식보유자의 감정이 동요하게 되면 평소 그 주식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신뢰(믿음)도 순간적으로 흔들리게 되면서 그 주식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든다. 따라서 투자자는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30% 현금보유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30%의 현금(단기적인 이자상품인 CD, MMF, CMA 등을 포함한 개념)은 주식투자자에게는 심리적 안전장치이다. 이것은 주식의 보유전략에 필요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주식투자 머피의 법칙

 

전업투자가인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언제나 보유현금 전액을 주식에 투입하지 않고 30%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 친구가 가진 총 보유금액의 70%로 구성된 보유주식 포트폴리오는 총 4종목으로 되어 있다. 에너지 주식 1종목, 지주회사 주식 1종목, 제약바이오 주식 1종목, 소재식품 주식 1종목으로 현재 시황이나 업황에 잘 맞는 구성이었다.

 

그러다 최근에 주식시장에서 증권 관련 주식이 조금씩 움직이는 조짐을 보이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던 중 갑자기 자신의 포트폴리오 중에서 금융 관련 주식이 빠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친구는 중요한 한쪽이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순간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30%의 현금으로 증권 주식 1종목을 매수하였다. 금융 관련 주식의 편입으로 보유종목 5종목으로 늘었고 운용자금의 100%를 모두 투자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머피의 법칙이 작용하여 새로 매수한 증권 주식은 매수한 그날 종가에 5% 정도 하락하고 그 다음 날도 또다시 5% 정도 하락하여 이틀 만에 10% 가까이 하락하고 말았다. 주식시장에서 머피의 법칙은 정확히 일어난다. 마치 귀신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기분이 나빠진 이 친구는 10%의 손실을 감수하고 증권 주식을 매도해버렸다. 그리고 난 후 증권주 매매로 발생한 손실금을 보전하기 위해 20%정도 이익이 나고 있었던 에너지 주식을 팔아버렸다. 보유종목이 3종목으로 줄었고 그 다음날 보니 약간의 이익이 나 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왠지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깨어진 것같이 느껴져 보유중이던 나머지 3종목도 팔아버렸다.

 

그러자 이번에도 머피의 법칙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팔자마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이미 팔아버린 3종목은 거의 동시에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하여 며칠 만에 주가가 20~30% 상승하였다. 투자자의 심리는 주식을 매수한 후 주가가 떨어질 때보다 주식을 매도한 후 주가가 올라갈 때 더 화가 나는 법이다. 그 친구는 30% 현금보유 원칙을 깨뜨린 보상을 톡톡히 받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상당 기간 동안 쉬면서 심리적 안정을 회복해야 한다. 경험이 노련한 전업투자자인 내 친구도 최근의 이러한 실수 때문에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심리적 안정을 회복할 때까지 주식투자를 중단한 상태에 있다.

 

내 친구는 심리적 안정을 찾은 후에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다. 운용금액의 딱 70%만 투입하여.

 

바보투자클럽_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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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 왜냐하면 주가는 실물경기보다 먼저 움직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경기지표를 읽을 때는 이미 늦었다. 어떤 주식시장 전문가는 경기선행지표는 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이니 경기선행지표를 중요한 주가 예측지표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으로는 그 전문가의 말은 틀렸다. 경기선행지표가 이미 반영되어 있는 것이 바로 현재의 주가이기 때문이다.

 

모든 주식투자의 꿈은 상승변곡점(바닥)에서 주식을 사서 하락변곡점(정점)에 파는 것이다. "타이밍이 전부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을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환상일 뿐이다. 모든 투자자들이 타이밍과 씨름을 하지만 결국에는 대부분 실패한다. 만약 당신이 변곡점을 맞추었다면 그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면 훌륭한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좋겠지만, 사실상 주식시장에서 누가 훌륭한 조언가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모든 다른 것이다. 또한 경제학자와 투자전략가의 의견도 같지 않다. 어쩌다 한번 변곡점을 맞힌 유명한 전문가는 많이 있어도 모든 변곡점을 항상 맞힌 전문가는 하나도 없다.

 

전문가와 성공적인 투자가는 다른 사람이다. 아무리 훌륭한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더라도 결국 당신은 당신의 행운에 배팅을 하는 것이고 따라서 성공 확률이 50%를 넘기 힘들다. 성공 확률이 50%라는 것은 당신이 투자를 아무리 반복해도 본전 이상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당신도 연초에 증권사 전문가들의 장밋빛 전망에 따라서 투자했는데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한숨짓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당신은 엉터리 전문가의 잘못된 조언 때문에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최적 타이밍이란 없다. 다만 투자 기준기간이 너무 짧았던 탓이다. 이것은 기본적인 투자 마인드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단기투자자이기 때문에 타이밍 선택으로 고민하고 고통받는 것이다. 사실 모든 단기투자자는 투기자(게이머)라고 봐도 무방하다.

 

만약 당신이 주식시장의 방향에 대해서 열심히 예측하고자 노력한다면 그만큼 자주 사고팔게 될 것이며, 성공할 확률은 50%가 될 것이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은 주식투자자가 얻게 되는 최종적인 투자수익은, 타이밍의 대가가 아니고 기다림(끈기)의 대가라는 것이다.

 

* 확률 50%에 불과한 시장 예측에 베팅하지 말라.

 

바보투자클럽_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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