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IMF 금융 위기부터 지금까지, 시장은 어떻게 변화해 왔고, 또 그 시기미다 어떤 투자 방법이 유리했었는지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1. 침체기(1단계) : 수익형 투자
이 시기는 부동산 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져 더 이상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때이다. 직전의 호황기나 급등기 시절의 짜릿한 경험을 잊지못해 초기에는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사람이 남아 있지만, 침체기가 이어질수록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점차 하락함에 따라 '수익형 투자'가 더 유리한 시장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 당신이 1억 원을 주고 구입한 빌라를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을 받고 임대한다면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자기 자본 대비 수익률은 7.5%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1억 원이던 빌라의 가격이 8천만 원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자기 자본을 6천만 원만 투입해도 되므로 자기 자본 대비 수익률은 오히려 10%로 올라간다.(보증금과 월세는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질수록 더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레버리지를 활용한다면 자기 자본 대비 수익률은 훨씬 더 올라가게 된다. 이때는 무피 투자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어차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기인 데다가,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임대를 하게 되면 투자 금액에 비해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사람들은 점점 수익형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을 받을 수 있는 '경매'가 크게 활성화되고,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들이 몰리는 일부 부동산의 경우에는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2. 회복기(2단계) : 갭 투자와 분양권 투자
침체기가 길어질수록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카드를 내놓으려 한다. 국민들이 집을 사지 않으니 건설사는 분양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고, 부동산 거래가 잘 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겪게 되는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 바로 '전세 가격 상승'이다. 결혼이나 세대 분리로 인해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구하려는 세대는 매년 꾸준히 늘어났지만,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사가 분양을 꺼리다 보니 주택공급은 계속해서 줄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우리가 잘 아는 두 번의 침체기(1998년 IMF 와 2008년 금융위기)에 아파트 인, 허가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세 물량은 누군가가 주택을 구입하고 난 다음 시중에 다시 공급(임대)해야만 한다. 그런데 침체기에는 주택 공급 물량 자체뿐 아니라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도 크게 감소하여 전세로 공급되는 주택이 줄어둘 수밖에 없으므로 전세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이와 같이 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회복기'에 유효한 투자 방법이 '갭 투자'와 '분양권 투자'(미분양 포함)이다.
전세 가격의 상승을 이용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 투자는 투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매 가격에 근접한 전세 가격이 다시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리게 되므로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정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의 일환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을 완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계약자는 10%의 계약금만 있으면 분양을 받을 수 있고, 자유로운 분양권 거래로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팔 수 있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여 건설사들이 분양 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결국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건설사와 대중들이 조금씩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다.
3. 호황기(3단계) : A급 지역에 대한 투자
정부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으로 그동안 침체되었던 시장이 회복되면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미분양 아파트가 사라지고, 분양 시장에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입지가 좋은 지역부터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등 시장의 모습이 과거와 다르다는 사실을 대중들도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분양 시장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부동산 투자에서는 호재와 입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인데, 이때부터 입지가 좋은 지역, 소위 A급 지역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앞서 뜨겁게 달궈졌던 분양권 시장의 열기가 '입지가 좋은 기존 주택 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따라서 입지가 좋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좋은 투자처로 부상하게 된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때 처음에는 강남부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해서 이후에 목동이나 분당 등 주변 부심지로 확산되는 현상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외곽 지역까지 확산되지는 않아서 그곳의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를 크게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부터 정부는 시장의 상승세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전과는 달리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이 꾸준히 상승하기보다는, 상승세를 유지하지만 정부의 규제에 따라 잠시 출렁거리며 진폭이 큰 상태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 급등기(4단계) : 외곽 지역의 갭 메우기 투자
이 시기는 처음 부동산을 구입했거나 기존부터 보유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시세 차익을 경험한 상태이므로 부동산 투자가 대세라는 사실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투자하려는 마음을 먹고 있다. 그러나 이미 A급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상당히 많이 올라있어 투자하기에 부담감이 크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을 찾으려고 한다.
반면에 상승장에서 시세 차익을 경험하지 못한 무주택자나 상승세가 약했던 B급 또는 C급 지역, 그리고 수도권 외곽의 거주자들의 경우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때 나타나는 극단적인 사례가 '아파트 제값 받기 운동'과 같은 집단행동이다.
결국 저평가된 지역을 찾는 투자자들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사람들에 의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게 형성된 외곽 지역에서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A급 지역과 B급 또는 C급 지역의 가격 차이(갭)가 커져 투자자들이 점차 주변부로 이동하는 이 시기에 적합한 투자가 바로 '갭 메우기 투자'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A급 지역보다 아직 상승할 여지가 남아 있는 외곽 지역으로 투자자나 수요자가 이동하면서 그동안 벌어진 가격 차이가 메워지는 과정을 이용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서울 강남과 목동이 상승한 이후에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이나 인천 지역이 상승한 것도 바로 이러한 흐름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과열 조짐으로 인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더욱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동산 시장으로 밀려들던 투자 수요가 감소하거나 정체될 위험이 커진다. 이 상황을 모르는 초보 투자자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젖는다'는 심정으로 투자에 더욱 집중하는 반면, 고수들은 이 시점부터 조금씩 매도를 통해 시세 차익을 회수하며 시장에서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후에는 상승기와는 반대로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C급 지역부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여 점차 A급 지역으로 그 하락세가 확산된다. 이렇게 부동산 시장은 다시 침체기로 접어들게 된다.
부동산 투자 이렇게 쉬웠어?_ 신현강(부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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