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은행에 예금을 하면 주식 배당 수익률보다 훨씬 큰 이자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주식에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은행 이자보다 배당 수익률이 두 배 정도 더 높아졌다. 배당 투자를 꼭 해야 하는 이유다. 더불어 우리 기업들이 배당을 더 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국민총소득이 생기면 가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나눠 가진다. 그런데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가계 몫은 많이 줄어들었다. 다음 그래프를 보면 외환위기 전에는 가계 몫이 71%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약 61%로 10% 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반면 기업 몫은 약 17%에서 26%로 약 9% 포인트 올라갔다. 가계는 상대적으로 가난해지고 기업은 부자가 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업 소득을 가계 소득으로 이전시키기 위해 나온 제도가 기업소득환류세제다. 이는 기업이 한 해 이익의 80% 이상을 투자, 배당, 임금 인상분 등에 사용하지 않으면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제도다. 일종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로 2015년에서 2017년 한시적으로 시행되었다. 쉽게 말해 정부가 기업들한테 '임금 올려달라, 고용 투자 늘려달라, 그렇지 않으면 배당금을 더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임금을 올려주는 걸 꺼린다. 우리나라의 임금은 너무 하방 경직성이 강해서 근로자들이 임금 내리는 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경기가 나쁘면 임금을 깎아야 할 때도 있을 텐데, 지금 많이 올려놓으면 깎아야 할 때 깎을 수 없다는 것이 기업의 입장이다. 우리 기업들은 투자도 그리 많이 늘리지 않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무려 919조 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를 늘리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그래서 기업들이 배당을 더 줄 수밖에 없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 PER(주가수익비율)은 장기적으로10배 안팎으로, 다른 나라보다 굉장히 낮았다. 미국 S&P500의 PER은 장기 평균이 한 16배, 우리보다 60% 높다. 우리 주가가 왜 저평가됐느냐? 물론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북한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배당을 적게 줬기 때문이다.
기업의 당기순이익 중에서 배당금을 주는 비율을 '배당 성향'이라고 한다. 2019년까지는 우리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평균 17% 안팎이었다. 이처럼 배당을 적게 주니까 주가가 오를 수 없었다.
그런데 2020년부터 기업들이 배당을 많이 주기 시작하면서 배당 성향이 30%를 훨씬 웃돌고 있다. 사실 이것도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나 영국 기업들의 경우 연도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배당 성향이 50%에 가깝다. 중국 기업들의 배당 성향도 30% 이상으로 우리보다 더 높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아직 낮기 때문에 더 올라갈 여지가 있고, 이것이 주가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배당 투자는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 한꺼번에 사면 안 된다. 매달 은행 적금을 들듯이 월급을 받을 때마다 주식을 사면 배당 수익률이 훨씬 더 높아진다. 예를 들어 KT의 배당 수익률이 매년 4~5%이고 포스코도 4% 안팎이다. 이들 회사의 PER이나 PBR(주가순자산비율)도 높지 않다. 그런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으면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참고로 장기적으로 환율이 떨어지면 우리나라 주가도 오른다. 그래서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신뢰를 받는다는 것이고 경상 흑자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환율이 떨어질 때는 수출주보다 내수주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른다.
우리가 미국 주식에 투자 많이 하고 있지만, 앞서 말했듯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을 보면 어떤 시장에서 거품이 발생했다가 붕괴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지난 10년간은 미국 주가가 많이 올랐다. 미국 정부가 양적 완화를 하면서 주가에서 거품이 발생한 것이다. 이 거품이 꺼지면 회복하기까지 아주 오래 걸릴 것이기 때문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고 비중을 좀 낮추는 걸 권한다.
또한 다음 거품이 발생할 곳은 아시아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비롯해 인도나 베트남 같은 시장에서도 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아세안 지역이나 다양한 투자처로 배분을 하기를 추천한다. (중략)
부동산보다 주식 투자가 좋은 이유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도 오르고 부동산 가격, 특히 아파트 가격도 오른다. KB국민은행은 1986년부터 아파트 가격 지수를 발표해왔는데 2022년 3월까지 아파트 가격이 6배 정도 올랐다. 강남 아파트 전체 지수는 1986년부터 9배 정도 올랐다. 그동안 우리나라 주가는 17배가 올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기전자업종의 주가는 거의 100배 가깝게 올랐다.
집을 사면 오래 가지고 있으면서 주식은 오래 못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오르면 조금 올랐다고 팔고, 떨어지면 불안해서 판다. 그러나 주가는 장기적으로 오른다. 물론 좋은 주식이어야 하고,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 20년간 증권회사에서 일했고 30년 가까이 주식을 분석하고 투자해오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주식시장에서 돈 버는 방법은 그냥 좋은 주식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도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다. 물론 9만 5천 원까지 오를 때 비중을 좀 줄였고, 7만 5천 원까지 떨어질 거라고 예측했었는데 그것보다 더 떨어졌다. 이런 때를 대비해 인버스 ETF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한다. 삼성전자 주식이 떨어진 만큼 인버스 ETF가 상승해서 메꾸는 식이다. 그리고 삼성전자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다고 생각될 때 인버스 ETF를 팔고 삼성전자 주식을 더 살 것이다.
어느 방송을 통해 두 증권회사에서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 적이 있다. 세대별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보니 2020년에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20~30대의 수익률이 제일 낮았다. 왜 그럴까? 20~30대는 단기 투자를 많이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30대는 축적된 금융자산이 많지 않아서 돈을 빨리 불려야겠다는 욕심이 크게 마련이다. 그래서 대출까지 받아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이 많이 나타났다. 물론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도 있지만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또한 집을 살 때는 20~30년짜리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주식을 살 때는 장기로 돈을 빌릴 수가 없다. 보통 증권회사에서 빌려주는 신용대출의 상환기간은 3개월, 6개월, 9개월에 불과하고 이자도 굉장히 높다. 그 돈을 빌려 투자를 하니 단기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2부에서 말했듯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저금리 시대로 들어가므로 주식 배당 투자를 꼭 해야 한다. 게다가 지금 20~30대는 100세까지 살 테니 좀 더 멀리 보고 투자해야 한다. 절대 단기에 큰 욕심을 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더 찬스_ 김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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