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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5.16 셀트리온의 담대한 선언_ 서정진

야심찬 도전인가 허황된 목표인가

 

비전 2030이 발표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40조 원은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2018년 셀트리온의 연 매출은 9821억 원으로 1조 원에 못 미쳤다.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1조씩 모아도 10조 원인데 어떻게 40조 원을 끌어모으겠다는 걸까?

 

서정진의 발언이 기사화되자 인터넷에서는 '담대한 도전이냐, 사기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의구심은 40조 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모아졌다. 서정진은 40조 원 중 10조 원은 글로벌 투자 기관에서 조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30조 원은 어디에서 충당하려는 것일까.

 

"2019년 말 램시마SC를 허가받고 면역 항암제 5개까지 앞으로 총 20개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제품들은 모두 글로벌시장에서 연간 1조 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품목들이에요. 보수적으로 잡아도 2030년부터는 연 매출 30조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2025년부터 10조 원을 넘어설 겁니다."

 

셀트리온은 FDA 허가를 받은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허쥬마(유방암 치료제),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 3종 이외에 램시마SC,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독감 항체 신약, 비후성 심근증 신약, 심혈관계 희귀질환 신약 등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에이즈 치료제 테믹시스와 슈퍼 항생제 자이복스(성분명 리네졸리드)의 복제약을 FDA에서 허가받고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2019년부터 매년 합성(케미컬) 의약품 2~3개가 글로벌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출시 예정인 바이오시밀러에 신약, 케미컬까지 더해지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누군가는 "모든 파이프라인이 성공해야 이뤄질 수 있는 꿈 아니냐"고 지적할 지 모른다. 서정진은 현재의 셀트리온만 보는 사람들에게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를 이야기해준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1500조 원 규모로 반도체(약 500조 원)와 자동차(약 600조)를 합친 것보다 크다. 1500조 원 중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공략하는 항체의약품 시장은 250조 원, 이 중 10퍼센트만 차지해도 25조 원이라는 얘기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유럽 시장 출시 6년 만인 2020년 점유율 57퍼센트를 기록했고 트룩시마는 1년 만에 35퍼센트를 돌파했다. 후속 제품들까지 출시되면 전체 시장 점유율 10퍼센트는 절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연구개발 40조 원 투입

 

서정진이 무심하게 툭툭 던진 수치는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 연구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나오지 못할 숫자이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매년 영업이익의 40퍼센트를 R&D에 투입해왔다. 2019년에는 3000억 원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3조 원.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 중 가장 많다. 셀트리온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19년 26.9퍼센트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았다.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등 글로벌 제약회사의 평균적인 매출 대비 투자비는 20퍼센트다. 서정진은 빅파마 보다 많은 공격적인 R&D 투자가 지금의 셀트리온을 만들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도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생각 또한 확고하다.

 

"2030년까지 셀트리온그룹의 누적 영업이익을 따져보니 80조 원이 나오더군요. 지금처럼 R&D에 투자하면 80조 원의 40퍼센트인 32조 원을 투자할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서정진은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25조 원, 합성의약품에 5조 원, 원격의료와 빅데이터 구축 등 U헬스케어 사업에 1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인천 송도에 20만 리터 규모의 3공장을 짓고 장기적으로 해외공장도 지을 계획이다. 국내외에 연간 100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가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셀트리온제약은 50여 개 케미컬의약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정진은 10년 뒤 지금보다 5배 이상 회사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10년간 1만 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R&D 인력 2000여 명을 신규 채용하고 바이오, 케미컬의약품 공장 확충에 따른 생산시설에도 8000여 명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0년 6월 기준 셀트리온그룹의 전 직원 수는 2800여 명, 생산 규모는 19만 리터다.

 

셀트리온의 경쟁 상대는 화이자

 

서정진은 이날 경쟁 상대로 화이자를 처음 언급했다.

 

"글로벌 1위 제약회사 화이자의 작년(2018년) 매출이 55조 원, 이익이 16조 원인데 2030년엔 이익 면에서 셀트리온이 화이자에 근접할 겁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 회사인 암젠, 제넨텍에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는 많이 했어도 화이자를 '건드린' 적은 없었다. 화이자는 셀트리온의 램시마를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 판매하는 파트너사다. 램시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지부진하자 판매사인 화이자에 대한 불만을 은근슬쩍 드러낸 것이다.

 

서정진은 국내 제약사가 셀트리온의 글로벌 유통망을 이용해 해외에 의약품을 팔 수 있도록 수출 활로 개척에 도움을 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셀트리온은 2021년까지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 캐나다에 직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최대 2조 원 규모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펀드를 마련해 바이오 벤처를 키우겠다고도 했다.

 

"셀트리온의 선제적 투자와 약속이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 등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져 한국 산업 용광로에 다시 불이 붙는다면 내가 욕을 먹어도 상관이 없어요."

 

셀트리온의 미래 비전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질문이 계속되자 서정진은 "2000년 직원 6명 데리고 사업을 시작할 때 우리가 화이자에 도전장을 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응수했다.

 

셀트리오니즘.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_ 전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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