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그룹을 보면 멤버 모두가 함께 활동하다가도 그 활동이 끝나면 혼자 따로 각자의 영역에 도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함께 때로는 혼자인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이상적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가족이나 친구가 좋고 친해도 24시간 내내 늘 붙어 다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늘을 날게 해 줄 날개 같은 사람이라도 너무 가까우면 곧 무거워져 나의 자유로운 비행을 도리어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어울려서 해야 하는 일은 함께하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혼자 해야 합니다.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블로그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오롯이 혼자 외롭게 합니다. 블로그의 본질은 결국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혼자 나눌 수 없습니다. 반드시 상대방이 필요합니다. 블로그에서는 소통이 중요한 가치입니다. 하지만 투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처를 찾는 것은 남이 대신 해 줄 수 없습니다. 내가 직접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임장도 가급적 혼자 다닙니다. 같이 다니다가 너무나 매력적인 물건을 발견하면 어떻게 하나요? 아쉽지만 동료에게 양보할 건가요? 저는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투자자이기 때문입니다.

 

혼자 다니면서 혼자 투자해야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남 눈치 볼 것도 없고 경쟁할 일도 없으니, 마음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자유로워 좋습니다. 저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는 무리에 끼지 못하는 외톨이, 아웃사이더 투자자입니다. 하지만 이게 좋습니다. 무리에 못 끼는 것이 아니고 안 끼는 것입니다. 무리에 끼지 않는다고 해서 외롭거나 두렵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투자의 세계에선 혼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나 이외의 어느 누구도 내 투자를 책임져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투자자에겐 혼자의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다양한 관계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런 시간을 확보해야 나를 더 깊게 읽고 어지러운 마음을 정돈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투자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여러 선택과 고민의 답을 찾고, 그 답에 확신할 수 있게 됩니다. 확신해야 과감히 행동으로 옮길 수가 있는 것이고요.

 

혼자 있는 시간에 그동안 잘 풀리지 않던 일의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지요. 일이 꼬이고 잘 풀리지 않는 것은 쓸데없이 돌아다니면서 소모적이고 번잡스러운 관계를 맺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사람과의 관계를 모두 끊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함께해야 할 때는 함께하더라도, 때로는 관계를 멀리하고 오롯이 혼자인 시간을 통해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론리 lonely 와 얼론 alone 은 비슷한 의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의미입니다. lonely는 '쓸쓸한, 외로움'을 의미하지만, alone은 '단독으로, 혼자의 힘으로'라는 의미입니다.  alone은 all one, 즉 '완전한 하나'를 뜻합니다. 부동산 투자자는 alone이어야 합니다.

 

산중에 혼자 지내면서도 기가 죽지 않고 나날이 새로워지는 것은 무엇인가? 내 뒤에서 내 자신을 받쳐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둘레에 무엇이 있는가? 몇 권의 책이 있었다.

 

법정 스님의 말입니다.

제가 외톨이 아웃사이더 투자자여도 외롭지 않은 것은 저 또한 늘 책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혼자 읽는 것이지만, 혼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와 함께 있습니다. 저자와 투자에 관해 대화를 나눕니다. 책에 대한 나의 의견을 제시하고 궁금한 것은 질문하면서 저자와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그러지 외롭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정보가 있어야 투자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투자 단톡방과 밴드에 가입하고, 유튜브를 구독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나만 유용한 정보를 놓치는 게 아닌가 싶어 참여하는 채널이나 모임을 하나둘 늘리기 시작하다 결국에는 다 챙길 수 없을 정도가 되기 일쑤입니다.

 

인간이 물건에 대해 갖는 집착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정보에 대한 집착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정보를 모두 수집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 절대 아닙니다. 지금처럼 정보가 가감없이 유통되는 사회에서 나만 또는 소수만 알고 있는 고급 정보는 없습니다. 투자에 유익하다는 정보를 혹시 내가 들었다면 이미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늘 우리는 정보를 소비하기만 했지 직접 정보를 생산해야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합니다. 진짜 고급 정보는 누가 나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수집된 정보에 담긴 뜻과 의미를 파악하고 여러 정보를 다양하게 융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담은 정보를 내가 만들어 내면 그것이 바로 고급 정보인 것입니다. 그럼 이런 진짜 고급정보를 만들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 또한 독서에 답이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에 그저 반응하고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선별하고 가공하고 융합해서 의미를 찾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찰력이 필요하고, 그런 통찰력을 갖추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독서이기 때문입니다.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의 머리를 자극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동안 안 해 왔던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고 능동적인 지적 활동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일을 돕습니다. 통찰력은 몰입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책을 읽는 그 순간만큼은 책의 주제를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한 주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는 시간이 투자되어야만 그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갖출 수 있는 것입니다.

 

단톡방, 밴드, 유튜브를 통해 매일 전해지는 정보는 단편적입니다.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 정보입니다. 남도 다 아는 정보만을 갖고 투자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진정한 정보를 가진 누군가에게 반드시 패배하게 되어 있습니다. 진짜 정보 없이는 투자에서의 성공도, 부를 창출해 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10년 정도 투자를 해 오고 있지만 저는 지금도 가입하고 있는 단톡방, 밴드가 없습니다. 특별히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도 없습니다. 그런 것 없이도 나름 투자를 잘해 왔습니다. 저에게는 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책에서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남과 다른 청개구리 투자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책 덕분이었습니다. 책에서 찾은 해법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남들이 현금을 쓰레기라고 놀릴 때 저는 대출을 갚고 현금을 모았습니다. 남들이 인구 10만도 안 되는 지역에 투자한다고 몰려갈 때 저는 못 먹었으면 못 먹었지 그런 데엔 투자할 수 없다고 하였고요. 또 남들이 지식산업센터, 생활형 숙박시설, 구축 빌라에 투자할 때 저는 제가 제일 잘 아는 아파트 갭투자만 했습니다. 남들이 투자금에 욕심낼 때 저는 가격, 안전 마진에 더 욕심을 냈습니다.

 

저는 지금도 매달 3~4권의 책을 읽습니다. 특별히 시간을 내지는 않습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속에서, 점심을 조금 일찍 먹고 남은 자투리 시간에, 잠들기 전 침대 밑에서 읽는 게 전부입니다. 그렇게 하루에 50~70쪽쯤 책을 읽으면 매주 1권 정도 무리 없이 보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그 정도의 시간은 있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핑계 댈 순 없다는 것이지요. 단톡방, 밴드, 유튜브를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독서입니다. 만약 저에게 어떤 예측력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독서의 힘입니다.

 

책을 읽은 후엔 혼자 밖으로 나가 걷습니다. 집 앞 한강변을 걷기도 하고 얕은 뒷산을 산책 삼아 오르기도 합니다. 걷기는 몸을 움직이는 간단한 행위이면서도 풍성한 사색의 원천입니다. 독서를 통해 습득한 지식이 내 머릿속에 정착되는 내재화의 시간입니다. 화두를 던져 놓고 한참을 걷다 보면 관련한 여러 생각이 줄줄이 떠오릅니다. 투자에 관한 아이디어, 구독지의 주제와 서비스, 마케팅, 사업등에 대한 좋은 생각이 어김없이 이어져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겉으로는 혼자 걷는 한가로운 사람으로 보이지만, 제 머릿속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던진 화두와 수많은 대화가 오가는 비밀스럽고 분주한 공간입니다.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주도적인 위치에서 부동산 투자를 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보의 수동적인 소비자보다는 능동적인 창작자가 되어야 합니다. 능동적 창작 행위가 사실 더 재밌습니다. 그리고 능동적 창작 행위를 통해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고요. 조금이라도 더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에 쏟는 노력과 시간을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 내기 위한 사색의 시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비록 남들은 저를 아웃사이더 투자자로 볼지 모르지만, 이는 저의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입니다. 저에게는 책과 저자, 그리고 걷기라는 친구가 늘 같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롭지 않습니다. 투자를 해 나가는 데 있어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의 성장을 돕는 것은 번잡한 관계가 아니라 책과 사색입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투자와 일상을 당당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기둥입니다. 

 

혼투족을 위한 남다른 부동산 투자_ 옥동자(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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