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법학과 교수님의 민사집행법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한 학생이 경매 실무에 대해 질문했더니 교수님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민사집행법을 전공한 법학과 교수지 경매투자자가 아닙니다. 나는 경매 법정에 가본 적도 없어요. 그러니 그건 경매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엄밀히 말하면 그 교수님의 말씀은 틀리지 않다. 그가 가르치는 것은 민사집행법 이론이지 경매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매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경매투자에 필요한 민사집행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그 교수님은 경매투자에 있어서는 이제 겨우 한 번 입찰해본 초보 투자자보다 한 수 아래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입찰해본 적이 없으니 경매투자의 가능성이 피부에 와닿지 않을 테고 그만큼 투자와 관련된 민사 집행법 강의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경매투자는 이론보다는 실전 경험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다. 여러 물건에 입찰하다 보면 좋은 물건을 볼 줄도 알게 되고 복잡해 보이는 권리분석에서 해결책이 있는 물건을 찾아내는 안목도 생긴다. 고수는 이론 공부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나도 경매투자의 고수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내가 가진 경매 지식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누구나 몇 개월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도다.

 

경매 강의를 할 때도 권리분석에 관한 질문을 1년 이상 계속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느 정도 권리분석에 익숙해지면 질문하지 않고도 스스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건 하나하나를 거치는 동안 실전에서 쌓은 노하우다.

 

강의하면서 수강생들이 어떤 물건을 가져오든 내가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경매에 대한 지식이 많아서가 아니라 비슷한 투자를 이미 해봤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똑같은 법규나 판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내가 경험했던 물건과 상황이 거의 같기에 유권해석을 한다면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말해준다.

 

경매, 마이너스 인생 30억 부자꿈을 이루다_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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