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투자'하라_ 브라운스톤
나는 어려서부터 엄격한 규율이나 단체행동을 남달리 싫어했다. 특히 학교 다닐 때 단체행동을 하는 체육이나 교련 시간이 너무 싫었다. 매스게임이나 집단체조 같은 건 정말이지 내겐 지옥 같았다. 줄서는 것도 싫어했다. 대학시절엔 수업을 땡땡이치고선 잔디밭에 혼자 누워 뒹굴며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구름을 쳐다보곤 했다. 언제나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샐러리맨 생활을 시작했다. 특별히 힘든 직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아침마다 출근하기가 싫었다. 특히 회식, 워크숍, 조회, 회의는 정말이지 싫었다. 회사 가기 얼마나 싫었는지 일요일 저녁부터는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고 우울해졌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아내에게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 아내는 철이 없는 건지 겁이 없는 건지 나보다 더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때려치워라, 때려치워! 내가 먹여 살려줄 게! 그리고 회사에서 괴롭히는 인간들 다 데려 와! 내가 아주 박살을 내줄 테니." 이런 노래 부르기가 10년 이상 아침마다 반복되었다. 난 인사철마다 내가 혹시 다른 부서로 발령 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불안했다. 내 인생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조종당하고 내둘린다는 게 너무너무 싫었다. 그러나 나는 두려움 때문에 마지못해 출근해야 했다.
생활비를 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처자식을 먹여 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노후에 충분한 돈이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일터로 나갔다. 돈이 내 인생을 지배하고 내 영혼을 갉아먹는 것처럼 여겨졌다. 이러다간 두려움에 사로잡혀 평생 일만 하다가 일에 찌든 늙은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자유를 얻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돈이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라 해도 최소한 자유롭게는 해줄 것 같았다. 넘치도록 많은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자유로울 수 있을 만큼만 벌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재테크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심 덕분인지 나랑 똑같은 대학을 나오고 똑같이 직장 생활을 한 친구에 비해서 난 부자가 되었다. 친구들 중에는 나보다 더 많이 절약하고 저축하는 친구도 많았다. 그러나 내가 더 부자가 되었다. 내가 더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인가?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돈만 생기면 어디에 투자할까를 늘 생각했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투자했다.
사실 나도 투자가 겁이 났다. 그러나 투자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직장 선배와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투자하지 않았다면 실패의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배울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달라질 수 없고,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자유롭기 위해서 투자했고 마침내 자유를 얻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 번 돈은 없다. 돈은 위험 자산인 부동산과 주식투자에서 다 벌었다. 은행이란 아파트 청약예금을 들고, 투자할 종자돈을 모으고, 투자자금을 빌리는 곳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만약에 남보다 빨리 부자가 되어서 자유롭게 싶다면 투자해야 한다. 용기를 내서 투자 손실의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여러분도 마침내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종자돈 만드느라 한 고생은 추억이 된다
재테크에서는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종자돈 모으는 철칙은 '번 것보다 적게 쓰는 것'이다. 그러나 최선은 '아예 안 쓰는 방법'이다. 종자돈을 마련한 나의 몇 가지 경험을 얘기해보자.
나는 자동차 사는 대신에 그 돈으로 투자했다. 세월이 지나면 자동차는 유지비만 잡아먹고 고물이 되지만 투자금은 배로 불어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생활에 여유가 생겼을 때도 절약한다고 에어백 없는 소형차로 장만했다. 한 번은 자동차 사고가 났는데 에어백이 없어서 죽을 뻔했다.
또 나는 결혼할 때 혼수를 아예 하지 않았다. 결혼반지 하나만 달랑 했다. 그나마도 안 쓰는 금목걸이와 알을 명동 구석의 작은 금속 세공소에 갖다 주고 녹여서 반지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렇게 혼수 비용을 절약한 돈으로 나는 투자를 했다.
나는 신혼방도 월세로 시작했다. 전세보증금이 줄어들어서 좋았다. 나중에 전세로 살 때도 좋은 동네에 큰 평수로 전세 살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투자할 돈을 마련하느냐에 집중했다. 후일 나는 분양받은 새 아파트도 입주하는 대신에 전세를 내주고, 우리 부부는 전세가 싼 동네에서 고생하며 살았다.
예전에 살았던 연탄공장 근처의 서민아파트 옆을 우연히 지나가게 되면 고생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더위에 유난히 약한 체질인데도 여름철 땀을 뻘뻘 흘리며 오랜 시간 지하철을 타고 지하철역에 내려서는 제법 멀리 떨어진 아파트까지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난다. 지하철역까지 유모차를 끌고 나온 아내와 천천히 아파트까지 걸어가며 미래를 꿈꾸던 시절, 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면 몸이 안 따라줄 것이다. 그 시절을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는 것은 그때의 고생덕에 얻은 현재의 안식 때문이다. 젊어서 고생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즐길 수도 있다. 젊은 시절 고생은 나중에 자랑스럽고 소중한 추억이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부자가 될 수 없다
고생과 불편을 마다 않고 마련한 종자돈으로 투자했지만 애쓴 보람도 없이 초기 투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자동차 안 사고 투자한 돈, 혼수와 전세금을 줄여서 마련한 투자금도 처음엔 모두 수업료로 날렸다. 처음부터 돈을 벌 순 없었다. 배움이 먼저였다.
나의 실패 사례를 몇 가지만 얘기해보자.
K타이어에 신용투자를 했다가 깡통계좌가 되어 7천만 원을 날렸다. 충격적인 손실이었다. 당시의 나에게 7천만 원은 엄청 큰돈이었다. 그동안 고생해서 모은 돈을 모두 날린 것이다. 나는 몇 날 밤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바보 같은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불면증과 스트레스 그리고 상실감에 괴로워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용기를 내서 투자를 재개했다.
이후로도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었다. 아내가 말리는 분당 아파트를 상투에 사서 나중에 손해 보고 팔았고, 김포에 미분양 아파트를 사서 손해 보고 파는 멍청한 짓을 저지르기도 했다. 최악은 벤처와 비상장 주식투자로 투자 원금을 모두 날린 것이었다.
실패도 여러 번 하다 보니 나름대로 면역력이 키워졌다. 그렇지만 한참 추락하던 때 한 종목으로 12억 원을 날렸을 땐 몸무게가 6킬로그램이나 줄고 몸이 아팠다. 소화불량과 통증으로 병원에 가니 의사가 암이라고 청천벽력 같은 사형선고를 했다. 몇 달 간 죽는 줄 알고 마음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심했다. 다행히 나중에 오진으로 밝혀졌다. 사실은 마음에 병이 들었던 것이다. 그때 불현듯 실패 경험 많은 어느 투자자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났다. "나는 큰돈을 날리고 나니 밤에 잠을 못 자겠더라고. 가슴이 답답하고, 진짜로 가슴이 얼마나 아픈지 잠을 자지 못했어." 나는 그제야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투자에서 일어날 만한 실패는 대충 다 경험해본 것 같다. 아마도 나만큼 각종 실패를 두루 경험한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아는 우둔한 내 성격 때문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어느 날 자수성가해서 100억대 재산을 모은 친구를 찾아가서 부자 되는 비결을 물었다. 부자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처음엔 누구나 다 돈을 잃게 되어 있어. 하지만 거기서 교훈을 얻었다면 다 잃은 건 아니야. 그리고 성공의 비결은 절대로 도중에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데 있다네." 나는 실패를 겪을 때마다 부자 친구의 말을 떠올렸다. 난 아름다운 장미를 얻으려다 단지 가시에 찔렸을 뿐이라고, 길을 걷다가 단지 넘어졌을 뿐이라고 되뇌었고 결코 절망하지 않았다.
부자 친구의 조언이 맞았다. 누구나 실패가 먼저 있고 나중에 성공을 거두게 된다. 부자 친구도 나도 실패를 먼저 하고 나중에 성공을 했다. 정말로 부자 되는 비결은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데 있었다. 당신이 현재 실패로 좌절하고 있다면 미래의 성공을 위한 배움의 과정이라고 여겨라. 누구나 실패가 먼저고 성공은 나중이다. 실패를 했다면 당신은 실패를 통해서 하나 더 배웠기 때문에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결코 희망을 잃지 마라. 실패는 성공으로 안내하는 이정표다.
부의 본능_ 브라운스톤